▲ 스페인 훌렌 로페테기 감독
[스포티비뉴스=유현태 인턴 기자] 스페인은 이탈리아와 무승부를 거뒀지만 유로 2016과 비교해 진화한 경기력을 보였다.

스페인은 7일(한국 시각) 이탈리아 토리노 유벤투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유럽 지역 예선 G조 2차전 이탈리아와 경기에서 1-1으로 비겼다. 불과 3개월 전 유로 2016 16강전에서 0-2 패배를 안긴 이탈리아는 '로페테기 스페인'의 경기력을 평가하기에 좋은 상대였다. 스페인은 후반 30분쯤까지 이탈리아를 압도했다.

훌렌 로페테기 감독은 기존 '티키타카 축구'를 기반으로 한층 발전한 전술을 펼쳤다. 로페테기 감독은 완전히 새로운 팀을 만드는 대신 기존의 전술을 진화시켰다. 스페인은 이번 이탈리아전에서도 짧은 패스로 경기를 주도했다. 로페테기 감독은 유로 2016에서 스페인이 드러낸 약점을 보완했다. 로페테기 감독은 스페인에 어떤 변화를 줬을까.

첫째, 유로 2016에서 스페인의 공격은 느리고 무뎠다. 1-2로 진 크로아티아와 조별 리그 D조 3차전과 이탈리아와 16강전 모두 스페인이 높은 점유율을 보였다. 그러나 스페인은 상대 위험 지역으로 공을 쉽게 투입하지 못했다. 스페인은 공을 점유한 시간의 대부분을 외곽 지역에서 공을 돌리며 보냈다.

스페인은 이번 이탈리아전에서 직선적 침투를 많이 시도했다. 디에고 코스타는 넓은 활동폭을 보이며 이탈리아 수비를 흔들었다. 디에고 코스타가 움직여 생긴 공간에 비톨로, 다비드 실바 등이 활발히 침투했다. 스페인은 이탈리아의 페널티박스 안까지 침투해 슈팅을 여러 차례 시도했다. 다만, 높은 집중력을 보인 이탈리아 수비수에게 번번이 슈팅이 막혀 골로 연결하지 못했다.



둘째, 스페인은 유로 2016 크로아티아전과 이탈리아전에서 공격 도중 공을 빼앗긴 뒤 역습을 막지 못해 고생했다. 스페인은 공격할 때 최종 수비 라인을 중앙선까지 전진시켰다. 최종 수비 라인이 전진하면 공격적인 운영을 할 수 있지만, 역습을 당할 때 수비수 뒤에 넓은 공간을 노출하는 약점도 있다. 스페인이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며 짧은 패스로 경기 운영을 하려면 역습에 대비해야 했다.

스페인은 이번 경기에서 전방 압박으로 이탈리아의 역습을 제어했다. 공격수 디에고 코스타와 비톨로부터 전방 압박을 펼치자 이탈리아 수비는 전방으로 정확한 패스를 연결하지 못했다. 스페인은 전반전에 점유율 73%를 기록하며 완전히 경기를 장악했다. 스페인은 전반전에 이탈리아에 단 1개의 슈팅도 허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스페인의 전방 압박 전술은 체력이 변수이다. 스페인은 후반 30분께부터 체력이 떨어져 압박의 강도를 유지하지 못했다. 이탈리아의 공격이 점점 살아났다. 공격 숫자를 늘린 이탈리아에 후반 35분 페널티킥을 내줘 동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체력 안배는 스페인이 전방 압박을 펼치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로페테기 감독은 유로 2016이 끝난 뒤인 7월 스페인의 지휘봉을 잡았다. '로페테기의 스페인'은 완성된 팀이 아니다. 최근 코케, 티아고 알칸타라, 비톨로 등 새로운 얼굴들이 팀의 주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새로운 얼굴이 등장해 팀에 활력이 생겼다는 평가를 받는다. 팀의 기동력이 좋아졌다. 이번 이탈리아전에서 보인 역동적인 경기력은 무승부를 거뒀지만 인상적이었다. 스페인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조별 리그를 통과하지 못했고, 유로 2016에선 16강에서 탈락했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로페테기호는 다시 한번 우승 후보로 떠오를 수 있다.

[영상] 이탈리아-스페인 경기 하이라이트 ⓒ 정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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