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포그래픽 = 김종래

지난 여름 한국 여자 배구는 빛과 그림자를 동시에 체험했다. 배구 여제 김연경을 앞세운 한국은 조별 리그에서 숙적 일본을 꺾고 8강에 진출했다. 한국의 힘찬 발걸음은 여기까지였다. 세계 여자 배구의 벽은 여전히 높았고 김연경을 비롯한 한국 선수들은 현실의 벽을 넘지 못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여자 배구 8강전에서 한국을 이긴 네덜란드와 금메달을 딴 중국, 은메달 세르비아와 동메달 미국의 공통점은 터키 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 많았다는 점이다. 2000년대 이후 터키 리그는 세계 여자 배구의 심장이 됐다. 2016~2017시즌을 앞두고 세계적인 선수 상당수는 터키 리그에서 활약한다. 스포티비뉴스는 세계 여자 배구의 현주소와 한국을 대표하는 김연경의 활약을 조명하기 위한 기사를 시리즈로 출고한다.(편집자 주)

김연경 & 터키 리그 특집① - 김연경, "올림픽 뛰어넘는 파이팅 펼치겠다"

김연경 & 터키 리그 특집② - 올림픽 마친 김연경, 페네르바체 정상 탈환 노린다

김연경 & 터키 리그 특집③ - 캡틴 코리아 김연경 VS 아이언 걸 주팅의 시빌 워

김연경 & 터키 리그 특집④ - 누가 여자 배구 메카 터키의 여제 될까

▲ 2015~2016시즌 터키 리그 경기에서 서브를 넣기 위해 준비하는 김연경 ⓒ ppap 제공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나라인 터키는 스포츠 천국이다. 영국,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에 가려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지만 축구를 비롯한 각 종목 리그가 크게 성행하는 국가가 터키다.

터키 축구리그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주목할 점은 터키의 여자 배구 사랑이다. 1983년부터 시작된 터키 여자 배구 리그는 어느덧 세계 여자 배구의 메카가 됐다.

전통적으로 프로 배구 리그가 유명했던 국가는 이탈리아였다. 2000년대 이후 이탈리아의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이탈리아 리그의 기세는 한풀 꺾였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와 터키 리그가 떠올랐고 상당수 여자 선수들은 터키 리그를 선택했다.

현재 여자 배구 최고의 몸값을 받는 선수들은 모두 터키 리그에서 뛴다. '배구 여제' 김연경(28, 페네르바체)은 120만 유로(약 14억 9천만 원)를 받으며 세계 남녀 배구 선수 가운데 최고 연봉자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중국을 우승으로 이끌고 MVP를 수상한 주팅(22)은 터키 리그 진출 첫 시즌에 110만 유로(약 13억 5천만 원)의 파격적인 금액을 받고 바키프방크 유니폼을 입었다.

터키 리그 최다인 19회 우승에 빛나는 전통의 명문 구단 엑자시바시는 러시아의 기둥인 타티아나 코셀레바(27, 러시아)를 영입했다. 코셀레바가 받는 연봉은 100만 유로(약 12억 3천만 원)로 김연경과 주팅에 이어 3위에 해당한다. 엑자시바시에서 뛰는 조던 라슨(29, 미국)도 100만 유로를 받는다.

▲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브라질 팬들과 사진을 찍고 있는 타티아나 코셀레바 ⓒ GettyImages

이들 외에 현재 세계 여자 배구를 대표하는 스타들은 대부분 터키 리그에서 뛴다. 브라질의 기둥인 나탈리아 페레이라(27, 브라질)와 세계 최고 세터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는 눗사라 떰꼼(31, 태국)은 김연경의 팀 동료다.

지난 시즌 우승 팀이자 올 시즌 강력한 우승 후보인 바키프방크에는 주팅 외에 킴벌리 힐(26, 미국)과 로네크 슬뢰체스(25, 네덜란드)가 있다. 미국을 이끄는 힐과 유럽 최고의 라이트 공격수 슬뢰체스가 있는 바키프방크의 공격 라인은 위력적이다.

엑자시바시는 터키 리그 팀 가운데 외국인 선수가 가장 많다. 코셀레바와 라슨 외에 세르비아가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는 데 힘을 보탰던 티아나 보스코비치(19)와 세터 마야 오그네보니치(32)가 엑자시바시 유니폼을 입었다. 미국의 명품 미들블로커 레이첼 아담스(26)와 브라질의 타이사 메네제스(29)도 엑자시바시에 있다.

2012년부터 3년 동안 국내 V리그에서 활약한 니콜 포셋(30, 미국)은 중위권 팀 사르예르에서 뛴다.

과거 러시아를 이끈 205cm의 장신 공격수 예카테리나 가모바(35)와 미국의 올라운드 플레이어 로건 톰(35) 브라질의 주장 파비아나 클라우디오(31) 일본의 기무라 사오리(30)도 터키 리그를 거쳤다.

3부 리그에 유소년 팀까지 있는 시스템

터키 여자 배구 리그는 총 3개 리그로 나뉜다. 페네르바체와 바키프방크, 엑자시바시가 속한 1부 리그는 총 12개 팀이 경쟁한다. 이들 팀 가운데 8개 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방식이다. 3부 리그에 유소년 시스템까지 갖춘 터키 리그는 세계 여자 배구의 메카이자 젖줄이다.

시즌은 10월 중순에서 말에 시작해 5월까지 이어진다. 자국 리그 경기는 물론 유럽배구연맹(CEV) 챔피언스 리그와 CEV 컵 대회, 국제배구연맹(FIVB) 여자 클럽 세계선수권대회도 출전한다.

터키 지역은 물론 유럽 각국을 오가며 경기를 하기 때문에 강한 체력이 필요하다. 김연경도 첫 시즌에는 이런 점으로 고생했다.

▲ 2015~2016시즌 경기를 앞둔 페네르바체 ⓒ ppap 제공

페네르바체는 지난 2015~2016시즌 정규 리그에서 20승 2패(승점 61)로 우승했다. 바키프방크도 페네르바체와 똑같이 20승 2패를 기록했지만 승이 59점에 그치며 2위에 올랐다. 엑자시바시는 18승 4패로 그 뒤를 이었다.

그러나 상위 4개 팀이 풀리그로 치르는 최종전에서 바키프방크는 3전 전승을 기록했지만 페네르바체는 2승 1패에 그쳤다. 페네르바체는 바키프방크와 치른 최종전에서 세트스코어 1-3으로 졌다.

올 시즌은 지난해와 비교해 경쟁이 더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연경은 "올 시즌 터키 리그는 세계적인 선수를 많이 영입해서 (팬들이) 보시는데 많이 재미있을 것 같다. 우리 팀도 최대한 열심히 해서 좋은 성적과 기량을 보여 드리겠다. (저는) 올림픽 때 보여 준 것보다 더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를 보여 드릴 테니 많은 성원과 응원 부탁 한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한편 SPOTV는 김연경의 소속 팀 페네르바체의 모든 경기를 독점 위성 생중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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