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TV NEWS=이교덕 기자] 2009년 11월 'UFC 106'에서 조쉬 코스첵(37, 미국)은 3연승의 앤서니 존슨(31, 미국)을 2라운드 4분 47초 만에 리어네이키드초크로 꺾었다. 뛰어난 운동능력과 NCAA 디비전1 레슬링을 평정한 그래플링 실력을 앞세워 압도적인 체격과 힘의 존슨에게 탭을 받았다.

5년 4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두 파이터의 희비 쌍곡선은 엇갈렸다. 패자 존슨은 두 체급을 올린 후 최근 옥타곤에서 필 데이비스, 안토니오 호제리오 노게이라, 알렉산더 구스타프손을 연파하고 UFC 라이트헤비급 타이틀도전권을 받았다. 오는 5월 24일(한국시간) UFC 187에서 챔피언 존 존스와 격돌한다.

반면, 코스첵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2010년 12월 조르주 생피에르를 상대로 UFC 웰터급 타이틀전까지 치렀으나 모두 예전 일이다. 현재는 퇴물 취급을 받고 있다. 세월이 야속하다.

코스첵은 지난 22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UFN, UFC FIGHT NIGHT) 62'에서 에릭 실바(30, 브라질)와 격돌했다. 실바의 원래 상대 벤 사운더스가 경기 2주 전 부상으로 빠진 자리에 대신 들어가 싸웠다. 지난 1일 UFC 183에서 제이크 엘렌버거에 패한지 3주 만에 펼치는 경기.

여기서 코스첵은 또 고배를 마셨다. 실바의 화력에 밀리다가 1라운드 4분 21초, 길로틴초크에 걸려 탭을 쳤다. 조니 헨드릭스, 로비 라울러, 타이론 우들리, 제이크 엘렌버거 전에 이어 5연패 수렁에 빠져버렸다. 경기력은 예전 같지 않았다. 노쇠화가 역력했다.

코스첵은 경쟁력이 떨어졌지만 선수생활이 끝났다고 딱 잘라 말하지 않는다. 대회 후 기자회견에서 "난 37살이다. 계약상 마지막 몇 경기의 결과가 좋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엔 준비기간이 짧았다. 난 이 경기를 재미있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오늘밤 내 뜻대로 되지 않았지만, 난 매일 싸운다. 오늘은 실바의 날이었다"고 했다.

그는 "TUF 1부터 오랫동안 커리어를 쌓아왔다. 즐거운 여정이었다. 종합격투기는 진화 중이다. 파이터들의 기량이 점점 올라가고 있다. 젊은 친구들은 더 터프해지는 중"이라며 자신이 뒤처지고 있다고 인정했지만 "지금 당장 결정내리진 못하겠다. 집으로 돌아가 가족과 상의해보겠다"며 은퇴 결정은 유보했다.

하지만 UFC와 계약이 만료됐다. 데이나 화이트 대표는 코스첵이 이제는 마무리를 해야할 때라고 생각하고 있다. 코스첵이 은퇴를 결정할 가능성은 적지 않은 이유다.

화이트 대표는 UFN 62 종료 후, 방송사인 폭스스포츠와 인터뷰에서 "TUF 시즌1 출전자들에게 특별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 코스첵은 은퇴를 원하지 않고 있다. 이 문제를 상의하길 바라고 있는데, 난 그가 은퇴를 결정하도록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회견에서 코스첵이 자신과 비슷한 나이의 상대를 원한다는 의미로 "UFC에서 고령자들(senior citizen)이 경쟁하는 디비전을 만들 수 있다"고 농을 섞자, 화이트 대표는 "남은 (노장) 파이터들이 많지 않다"고 받아치기도 했다.

코스첵에게 다행인 것은 화이트 대표는 은퇴를 종용한 파이터들에게 새로운 직장을 마련해주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는 선수생활을 유지하려고 버티던 척 리델이나 맷 휴즈를 은퇴시킬 때 UFC 임원 자리를 내주며 노후를 보장해줬다. 그는 이번에도 폭스스포츠 해설위원 등 코스첵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할 생각이다.

코스첵은 UFC에서만 25전을 소화했다. 통산 전적은 17승 10패, 옥타곤 전적은 15승 10패다. 앤서니 존슨을 꺾었을 때가 그의 최전성기였다.

코스첵을 비롯해 UFC의 대중화에 크게 일조한 2005년 'TUF 시즌1' 출신 파이터들은 10년이 지난 후 뿔뿔히 흩어졌다. 옥타곤에서 활동하는 파이터는 디에고 산체스와 조쉬 코스첵뿐이다. 포레스트 그리핀, 케니 플로리안은 은퇴했다. 스테판 보너는 UFC에서 은퇴했다가 벨라토르를 통해 선수로 복귀했다. 네이트 쿼리는 쿵 리 등과 함께 UFC의 독점계약을 문제 삼으며 최근 '반독점'에 관한 소송을 걸었다.

[사진] 조쉬 코스첵 ⓒ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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