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 KBL 신인 드래프트 '빅 3'로 꼽힌 최준용-이종현-강상재(왼쪽부터)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한목소리로 말했다. 팀에 빨리 녹아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016 KBL 신인 드래프트 '빅 3'로 꼽혔던 이종현(울산 모비스)-최준용(서울 SK)-강상재(인천 전자랜드)가 하나같이 '신속한 프로 리그 적응'을 제 1목표로 언급했다.

모비스 10년 미래를 책임질 센터로 평가 받는 이종현은 19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 농구 미디어 데이서 "몸 상태가 안 좋아서 데뷔는 조금 늦을 것 같다. 그러나 최대한 빨리 코트로 복귀해 팀에 녹아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내가 풀어야 할 숙제다. 그걸 빠르고 정확하게 풀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고려대학교 선배 이승현을 따라잡겠다는 당찬 각오 이전에 팀 적응을 최우선 목표로 상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전체 2순위로 SK 유니폼을 입은 최준용도 마찬가지였다. 최준용은 미디어 데이서 "팀 전술에 빠르게 녹아들고 싶다.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기 위해선 SK 패턴에 하루라도 빨리 익숙해져야 한다. 내가 지금 생각하는 건 오직 그뿐이다"고 말했다. 최준용은 이날 3가지 질문을 받았다. 그때마다 '팀'을 언급했다. 팀 색깔을 이해하고 주요 패턴에 몸이 먼저 반응할 수 있을 때까지 연습하는 게 최우선 과제라는 점을 힘줘 말했다. 전체 3순위로 전자랜드에 입단한 강상재도 비슷한 답변을 내놓았다.

▲ 2016 KBL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울산 모비스 피버스 유니폼을 입은 이종현 ⓒ 한희재 기자
셋은 각 포지션에서 KBL을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할 것이다. 데뷔 초창기엔 성장통을 겪을 수 있겠으나 신체 조건, 발전 의지, 농구 선수로서 재능 등을 고려할 때 미래 한국 농구를 책임질 요원들이다. 올해 드래프트가 순위 판도를 흔들 역대급 수준이란 말은 허언이 아니다. 윙스팬이 223cm에 이르는 정통 센터와 장신 슈터, 스트레치형 빅맨은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유형이 아니다.

문제는 적응력이다. 대표적인 예는 강상재다. 그의 스피드와 순발력이 KBL에서도 빛을 볼 수 있겠느냐는 질문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의견이 엇갈린다. 수비자 3초룰 폐지 뒤 스위치 디펜스 비중이 늘어난 KBL에서 발이 빠르다고 보기 어려운 강상재가 3, 4번 포지션을 두루 오가기엔 어려울 것이란 얘기가 나오고 있다. 헷지 디펜스, 변형 지역방어, 스크린 뒤 후속 플레이 판단 등에서 약점을 노출할 가능성이 있다.

최준용은 연세대학교 시절 팀 사정상 골 밑 공격 비중이 높았다. 슛 거리를 꾸준히 늘렸지만 2m에 이르는 큰 키 때문에 대학 시절 포스트업을 자주 시도했다. 덕분에 포스트업과 페이스업을 두루 책임질 수 있는 공격수로 성장했다. 그러나 프로에서도 이 같은 평가가 유효할지는 두고봐야 한다. KBL에선 디나이 수비, 파이트 스루 등에서 대학 시절과 차원이 다른 거친 수비가 붙을 확률이 높다. 슈터에게 공간을 내주는 데 인색한 프로 수비수를 앞에 두고도 제 몫을 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이종현도 평소 알려진 것보다 낮은 신장(203cm)으로 우려를 샀다. 국내 무대에선 큰 문제가 없겠으나 그에게 거는 기대 가운데 하나가 국제대회 경기력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현역 생활 내내 적잖은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농구도 결국 사람이 하는 스포츠다. 이종현은 늘 소속팀과 대표팀을 오가며 마인드 콘트롤과 컨디션 관리, 전술 적응을 수시로 해야 한다. 당장 올 시즌도 잦은 국가 대표 차출이 영향을 미친 발등 피로 골절로 드래프트 동기보다 데뷔가 늦다. 그가 경기장 외적인 변수에 항상 신경을 써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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