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창원, 신원철 기자] 21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LG 트윈스와 NC 다이노스의 KBO 리그 플레이오프 1차전이 막을 올린다. LG 양상문 감독과 NC 김경문 감독은 내야 시프트에 대해 상반된 생각을 하는 지도자다. 자연스레 두 팀이 서로 다른 색깔을 내세워 수비 대결을 펼칠 전망이다. 

LG 양상문 감독 "투수에 따라, 필요하다면"

LG는 피츠버그 같은 메이저리그 팀만큼은 아니지만 KBO 리그에서는 꽤 적극적으로 수비 시프트를 쓰는 팀이다. NC 에릭 테임즈, 두산 오재일과 김재환, 삼성 최형우 등 당겨치는 성향이 강한 왼손 강타자들이 나올 때면 유격수 오지환의 위치가 2루 베이스 근처로, 2루수 손주인이 우익수 근처로 움직이는 장면을 자주 볼 수 있다. 위치는 타자, 상황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LG는 지난해 6월 21일 목동 넥센전에서 5인 내야 시프트를 썼다. 3-3으로 맞선 9회 1사 3루 끝내기 위기에서 좌익수 박용택이 1루수 자리에 들어왔다. 넥센 박동원의 허를 찌르는 스퀴즈 번트가 나오며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시프트에 대한 LG 벤치의 태도는 제대로 나타났다. LG는 진보적인 야구를 추구한다.

양 감독은 올 시즌 "투수에 따라 시프트를 걸기도 하고, 정상 위치에서 수비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피츠버그 투수 A.J 버넷은 한때 수비 시프트 실패로 안타를 내주면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실점과 직결될 수 있는 문제인 만큼 투수들은 시프트 성공과 실패에 예민할 수 있다. LG는 투수가 편하게 던질 수 있는 환경을 위해 맞춤형 수비 위치를 준비했다.

▲ 지난해 6월 21일 목동 넥센전에서 '5인 내야 시프트'를 쓴 LG ⓒ 한희재 기자

NC 김경문 감독 "실패하면 잃는 게 많아"

수비 시프트에서 LG와 NC는 대척점에 있다. NC 김경문 감독의 생각이 그렇다. 그는 "수비 시프트가 100% 통하는 것이 아니다. 시프트를 걸었는데 빈 곳으로 안타가 나오면 투수들이 흔들릴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투수 중심이라는 점은 양 감독과 같지만, 김 감독은 위험 부담을 안고 시프트를 거는 것보다 선수들이 익숙한 정상 위치에 서게 한다. 승부처에서만 가끔 시도하는 정도다.

NC 야수들은 수비 시프트에 적극적이지 않아도 타구 처리만큼은 확실하게 했다. DER(수비 효율성 지수) 0.679로 전체 1위다. LG는 0.673로 NC와 차이가 크지 않은 4위. 리그 전체 DER은 0.665다. 두 팀은 서로 다른 색깔로 평균 이상 수비력을 발휘했다.

NC는 시프트에 대해 수비보다 공격 쪽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LG는 수비 시프트에 적극적인 팀이고, NC에는 왼손 타자가 많다. '스탯티즈'에 따르면 당겨친 타구의 비율은 테임즈 44.7%, 나성범 44.7%, 이종욱 40.5%, 박민우 43.3%로 나타났다. 

언제든 번트를 시도할 수 있는 이종욱이나 박민우에게 시프트를 걸기는 어렵겠지만, 테임즈를 막기 위해 야수 위치를 옮기는 것은 이제는 당연한 일이 됐다. 상대 팀이 LG라면 더 말할 필요도 없다. 테임즈는 음주운전으로 정규 시즌 8경기와 포스트시즌 1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22일 2차전부터는 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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