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규성은 1분 만에 허용한 아쉬운 패배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정성욱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성욱 기자] "이기거나 또는 배운다."

패배에서 배우고 더 성장할 수 있다는 의미의 말이다.

TFC 플라이급 파이터 김규성(23, 전주 퍼스트짐)은 지난달 25일 일본 격투기 단체 히트(HEAT) 플라이급 타이틀전에 나섰다. 5연승 상승세를 타고 있던 터라 승리를 자신했다.

하지만 가스가이 다케시(28, 일본)도 4연승 하고 있었다. 19승 1무 4패의 강자였다. 잠깐 방심했는데 목을 내줬다. 1라운드 1분 2초 만에 리어 네이키드 초크를 잡혀 허무하게 졌다. 두 번째 패배(7승 2패)였다.

김규성은 아쉬워하면서도 무엇이 문제였는지 많이 생각했다.

테이크다운을 허용한 것부터 백 포지션에서 리어 네이키드 초크 방어를 완벽히 하지 못 한 것을 패인으로 꼽았다. 경기 초반 긴장감을 풀려고 경기에 대한 생각을 줄인 것이 부메랑처럼 돌아온 것이 아닌가 고민했다.

김규성은 "세상에 강한 사람이 참 많다는 걸 느꼈다. 연습을 더 해야겠다는 생각 뿐"이라고 말했다.

아래는 김규성과 일문일답. 

- 지난 경기에서 졌다. 근황은? 

"일본 격투기 대회 히트(HEAT)에 출전해 일본 선수 가스가이 다케시와 플라이급 타이틀을 놓고 경기했으나 졌다. 작은 실수 때문에 졌다는 생각에 아쉬워서 잘 지내지 못 했다.(웃음)"

- 5연승하고 있었다. 그것도 타이틀전이었다.

"종합격투기 선수로 데뷔하고 처음 치른 타이틀전이었다. 정말 준비 많이 했다. 상대 선수 동영상도 많이 봤다. 몸 상태도 최고였다. 그런데 올라가서 1분 만에 졌다. 테이크다운을 방어하지 못 했고 백 포지션을 내줬다. 결국 리어 네이키드 초크로 졌다. 판정까지 갔으면 이길 수 있다고도 생각한다. 초반 작은 실수가 결국 패배로 이어졌다."

- 짧은 1분 동안 어떤 가능성을 봤다는 말인데?

"테이크다운을 허용하기 전에 짧게 타격을 섞어 봤다. 상대 타격이 그렇게 뛰어나지 않았고 클린치에서 힘이 센 것도 아니었다." 

- 타격전으로 계속 갔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겠다.

"그렇다. 타격전을 준비해 갔다. 하지만 테이크다운을 제대로 방어하지 못 했다."

- 작은 실수는 무엇인가?

"백 포지션을 빼앗겼을 때 목 방어에서 실수했다. 보통 백 포지션을 주면 리어 네이키드 초크를 당하지 않도록 목을 방어한다. 당시 나는 목에 그립이 감기는 걸 신경 쓰면서 백 포지션에서 조금씩 빠져나오고 있었다. 다 빠져나왔다고 생각한 찰나, 백 포지션을 털어 내기 위해 목 방어를 잠시 풀었는데 그 짧은 순간에 상대 선수가 팔로 내 목을 감았다. 그때 실수하지 않았어도 어떻게 될지 몰랐을 텐데…. 경기 초반이라 땀이 나지 않은 상태라 초크를 풀기가 힘들었다. 상대가 처음부터 그라운드 게임을 노린 것 같다." 

- 패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연습 부족이다. 실수도 있었지만 실수하기 전에 상대를 압도했다면 승리하지 않았을까."

- 준비 많이 했을 텐데 아쉬웠을 것 같다.

"그렇다. 체력 운동도 많이 하고 여러 가지 준비를 많이 했는데 펼쳐 보이지 못해 아쉬웠다."

- 이번 경기에서 느낀 점은?

"세상에 강한 사람이 참 많다는 걸 느꼈다. 연습을 더 해야겠다는 생각 뿐이다. 프로에서 9번의 경기하면서 나름대로 긴장감을 없애는 방법을 만들었다. 되도록 경기 초반의 움직임에 대해 특별히 구상하지 않는다. 그것도 패인 가운데 하나였다."

- 경기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고?

"긴장을 덜 하는 방법이 무엇일까 생각해 본 결과, 경기에 대한 잡생각을 줄이는 것이 좋겠다고 결론냈다. 큰 그림만 그리고 이런저런 걱정을 하지 않으니 긴장감이 사라졌다. 그런데 경기 자체를 너무 편하게 생각한 건 아닌지 다시 생각하고 있다. 이 방법의 단점이 나타난 경기였다."

- 지는 바람에 문제점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더 지켜봐야 하는 것 아닐까?

"말씀하신 대로 이번에 져서 이 방법이 틀렸다고 생각하는 건 아닌지…. 일단 원래 하던 대로 할 생각이다."

- 패배의 아픔이 있겠지만, 선수들은 앞만 보고 달려가기도 벅차다. 지난 경기 패배에서 남은 아쉬움이 많이 정리됐나?

"정리가 거의 다 됐다. 다시 마음잡고 재정비하고 있다."

- 지금까지 9전을 뛰었다. 다음 경기가 10전째다. 의미 있는 숫자다. 

"기억에 남을 만한 경기를 치르면 좋겠지만, 어떻게 되더라도 무조건 이기는 경기를 하고 싶다. 지난 경기에서 쓴맛을 봤으니 10번째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고 싶다."

- TFC 플라이급 타이틀전은 아직 치러지지 않았다. 10전 경기가 TFC 플라이급 토너먼트 첫 경기가 돼도 좋을 것 같다.

"그렇게 되면 나는 영광이다. 그것도 기회가 와야 할 수 있다. 기다리고 있다." 

- TFC 플라이급 타이틀전을 치른다고 할 때 TFC 내에서 상대하고 싶은 선수가 있다면? 

"TFC 내에는 없는 것 같다. 물론 강한 선수들이 많지만, 그 가운데 내가 1등이라고 생각한다. 눈에 띄는 선수가 없다."

- 타이틀전 상대는 어떤 선수였으면 하는가?

"아주 센 선수였으면 좋겠다. 그래야 내가 강하다는 것을 많은 사람에게 증명할 수 있다."

- 전주 오픈 주짓수 KBJJA 챔피언십 대회(15일)에 출전했는데 결과가 어떻게 나왔나? 보라 띠로 승급하고 첫 경기라고 알고 있다. 

"맞다. 보라 띠로 승급하고 나서 처음 나온 대회다. 체급 결승전에서 4-2로 이겨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 파란 띠 때와 무엇이 다른가?

"파란 띠 경기에선 체력이 가장 중요하다. 보라 띠 경기에선 기술의 깊이가 다르더라. 파란 띠와 보라 띠가 한 단계 차이지만 기술적으로 차이가 크다는 것을 느꼈다."

- 앞으로 주짓수 대회에도 많이 출전할 예정인가?

"가까운 곳에서 열리는 주짓수 대회에는 모두 출전할 계획이다. 먼 지역의 대회에도 출전하고 싶지만, 주말에 하는 일이 있어서 시간을 내기 어렵다."

- 앞으로의 계획은? 

"경기가 끝난 지 벌써 한 달이 됐다. 슬슬 종합격투기 경기를 준비해야겠다. 이제 종합격투기든 주짓수든 이기는 기분을 계속 느끼고 싶다. 그래야 일이 잘 풀리더라. 주짓수 경기에서 이겨서 기쁘다. 앞으로 대회에 많이 나갈 생각이다. 주짓수든 종합격투기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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