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디자이너 김종래
[스포티비뉴스=박성윤 기자]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오승환은 한국과 일본 리그를 거쳐 야구 최상위 리그인 메이저리그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올 시즌 76경기에 등판해 79⅔이닝을 던지며 6승 3패 19세이브 103탈삼진 평균자책점 1.96을 기록했다.

KBO 리그에서 오승환은 '돌직구'로 불리는 포심 패스트볼을 주로 던졌다. 슬라이더를 종종 섞었으나 원 피치에 가까운 투구를 펼쳤다. 그러나 타자들은 알고도 쉽게 공략하지 못했고 한국 마무리 투수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빠른 공 하나로 메이저리그에서 살아남기는 쉽지 않다. 평균 구속 160km를 뿌리는 아롤디스 채프먼의 공도 공략하는 곳이 메이저리그다. 그러나 오승환은 평균 구속 약 150km와 밖으로 흘러나가는 슬라이더를 던져 효율적으로 타자들의 방망이를 끌어냈다.

올 시즌 오승환이 던진 투구 수는 1,303개다. 그 가운데 236개 헛스윙을 만들었다. 메이저리그 최고 포수 가운데 한 명인 야디어 몰리나의 리드에 따라 오승환은 힘 있는 패스트볼을 던져 타자들의 방망이를 유도했고 슬라이더를 유인구로 적절하게 섞어 던져 타자들을 혼란에 빠뜨렸다.  
▲ 오승환 투구 연속 동작

메이저리그 통계 매체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오승환의 투구 수 가운데 18.1%가 헛스윙으로 메이저리그 구원 투수 전체 5위에 이름을 올렸다. 70이닝 이상 던진 메이저리그 전체 투수로 범위를 한정하면 1위다. 헛스윙 가운데 108개가 포심 패스트볼, 106개가 슬라이더, 나머지 22개가 체인지업이나 투심 패스트볼로 기록됐다. 포심 패스트볼과 슬라이더의 헛스윙 유도 수가 비슷하게 나온 것을 볼 수 있다. 빠른 볼만큼 슬라이더가 타자들에게 잘 먹혔다는 뜻이다.

오승환의 공에 타자들은 쉽게 방망이를 대지 못했다. 통계 매체 팬그래프닷컴에 따르면 오승환의 공을 타자들이 콘택트 한 확률은 65.7%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 불펜 투수 전체 8위에 해당하는 기록이고 70이닝 이상을 던진 모든 투수 가운데 3위다. 

불펜 투수 1위는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루크 그레거슨으로, 타자들은 1,185개 공 가운데 58%만을 콘택트 하는 데 성공했다. 70이닝 이상 던진 투수 가운데 1위는 뉴욕 양키스의 델린 베탄시스로 63%를 기록했다.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온 공으로 범위를 좁히면 타자들은 오승환의 공 가운데 73.3%를 맞히는 데 성공했다. 스트라이크존으로 들어왔기 때문에 앞서 언급된 콘택트율보다 수치가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수치는 높아졌지만 순위는 올랐다. 1위는 69.2%를 기록한 채프먼, 2위는 시애틀 매리너스의 에드윈 디아즈가 72.2%를 기록하며 이름을 올렸다. 오승환은 3위다. 시속 160km대의 강속구 투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70이닝 이상 던진 투수로 범위를 조정하면 오승환은 1위고 베탄시스가 74.9%를 기록하며 뒤를 따랐다.

시즌 처음부터 마무리 투수로 시작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팀 필승 조의 부진과 오승환 활약의 시기가 맞물렸고 미국에 가기 전 자신이 늘 마운드에 올랐던 9회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투구 때 타자들을 속이는 이중 키킹 동작과 배짱 넘치는 돌직구는 원래 오승환의 무기다. 

거기에 오른손 타자 밖으로 휘어나가는 슬라이더와 최고 포수의 리드가 보태졌다. 장점이 플러스 알파가 되자 '돌직구'는 날개를 단 듯 날았고 메이저리그 최고 구원 투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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