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TV NEWS=박현철 기자] “(김)민하 잘 봐둬. 아마 진짜 잘할 거야. 승화, 아니 (이)우민이는 진짜 열심히 하고.”

팀 맏형은 다시 개막 엔트리에 진입했다는 자체에 웃으며 자신이 아닌 후배들을 먼저 칭찬했다. 그리고 그는 “팀이 다시 도약하는 데 일조하겠다”라며 각오를 불태웠다. 롯데 자이언츠 선수단 맏형인 외야수 임재철(39)이 다시 뛴다.

임재철은 27일 발표된 KBO리그 10개 구단 개막 엔트리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지난 시범경기에서 9경기 2할1푼4리(14타수 3안타) 2도루의 기록을 남겼다. 좋은 성적은 아니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탄탄한 팀워크를 위해 노력했고 교체 출장이 잦았던 가운데 그동안 자제했던 도루도 적극적으로 시도한 임재철이다.

이종운 감독은 일찍부터 “베테랑도 열심히 하는 야구”를 제창했고 임재철도 좌익수 주전 경쟁자이자 팀의 맏형으로서 본보기를 보였다. 개막 엔트리에 좌익수 주전 경쟁 중인 이우민(33), 하준호(26), 김민하(26), 김대우(31), 김문호(28)가 모두 이름을 올린 가운데 임재철도 이름을 올렸다. 임재철은 이우민과 함께 외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뛰어난 수비력을 인정받았다.

개막 엔트리 포함에 대해 묻자 임재철은 쑥스러운 듯 “그냥 열심히 하는 거지, 뭐”라며 모범답안을 이야기했다. 사실 지난해 LG에서 뛰던 임재철은 퓨처스 외야 수비 코치로 자리할 수도 있었으나 현역 생활을 이어가고 싶다는 뜻을 피력했고 구단과 양상문 감독의 배려 속에 롯데로 이적할 수 있었다. 2013년 말 두산에서도 임재철에게 코치 수업을 제의한 바 있었으나 그는 현역 유지 의지를 불태웠다.



그리고 새 둥지를 튼 롯데는 그의 데뷔팀. 이 감독은 임재철이 프로 초년병이던 시절 거처를 마련해 준 은인이다. 주전 자리를 차지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팀이 필요로 하는 순간 백업 요원으로라도 가진 힘을 모두 쏟겠다는 것이 임재철의 뜻이다. 자신이 어떻게 하겠다기보다 임재철은 함께 운동한 후배들을 칭찬하기 바빴다.

“좌익수 경쟁을 펼치는 후배들이 다들 좋은 선수들이다. 특히 (김)대우는 공격력에서 우위를 지녔다. 그리고 올 시즌 김민하를 눈여겨 보길 바란다. 함께 뛰어보니 정말 재능이 많은 선수다. 우민이는 이미 야구계에 알려진 바와 같이 정말 우리 팀에서 훈련을 가장 열심히 하고 또 경기에 앞서 준비를 제대로 갖추는 선수다. 누가 좌익수 주전으로 자리잡을 지 나도 궁금하다.”

그러나 1군에서 살아남겠다는 뜻은 확실히 밝힌 임재철이다. “힘이 되는 한 롯데가 꼭 좋은 성적을 거두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 내게 기회가 얼마나 주어질 지는 알 수 없지만 기회가 온다면 제대로 살려 내게 기회를 주신 감독님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그리고 구단과 팬들께 보답하는 임재철이 되겠다.”

중국 삼국시대 촉나라 오호대장군 중 한 명인 황충은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젊은이들을 부끄럽게 하는 뛰어난 완력과 패기로 유비의 대업 달성에 큰 공을 세웠다. 우리 나이 마흔에도 체력 테스트에서 팀 내 상위권을 지킬 정도로 운동능력을 자랑하고 있는 베테랑 임재철. 그는 후배들의 기를 북돋워주면서 자신도 이를 동기부여 삼아 야구에 몰두하며 개막을 기다린다.

[사진] 임재철 ⓒ 롯데 자이언츠

[영상] 임재철 연습경기 kt전 동점타 ⓒ SPOTV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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