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 주> 안녕하세요. 새롭게 칼럼을 연재하게 된 정성욱입니다. 여러 장의 사진으로 현장의 분위기를 독자 여러분께 전하겠습니다.

[스포티비뉴스=정성욱 기자] 지난 21일 육 척 장신 네덜란드인이 한국을 찾았다. UFC 헤비급 랭킹 3위 알리스타 오브레임(36, 네덜란드)은 2010년 10월 K-1 월드 그랑프리 개막전 출전을 위해 한국을 찾은 후 6년 만에 국내 팬을 만났다. 

UFC 아시아 프로모션을 위해 방한한 알리스타 오브레임. 그의 3박 4일 여정을 따라다니며 지켜봤다. 오브레임은 어떻게 한국을 경험하고 느꼈을까?

오브레임은 홍콩과 중국에서 UFC 홍보 일정을 마친 후 한국을 찾았다. 태풍으로 비행기가 연착돼 다소 피곤해 보였다. 하지만 취재진을 향해선 엄지를 치켜들며 밝은 표정을 지었다. 그를 볼 때마다 느끼는 것, "머리가 정말 작다."

오브레임을 알아본 중년의 팬이 악수를 청했다. "이놈의 인기란 어딜 가든…. 훗." 참고로 UFC는 많은 중년들이 애청한다.

비행기가 연착된 탓에 오브레임은 쉬지 못하고 바로 행사장인 한양대학교 올림픽체육관으로 향했다. 아, 배가 고프다며 초밥집에 잠깐 들렸다. 첫 일정은 한국 고유 무술 택견 체험. 택견 체험을 위해 도복을 입은 오브레임.

어색하지만 택견 특유의 품밟기를 따라해 봤다. 그런데 뭘까, 이 낯설지 않은 느낌은.

K-1 출신 입식타격가답게 택견 발차기를 제법 잘 찬다. "이크! 에크!"

오브레임 자신도 모르게 택견이 재미있어졌나 보다. 활짝 웃는 얼굴의 오브레임. 솔직히 오브레임이 이렇게 방끗 웃는 표정은 처음 본다.

즐거웠던 택견 수업을 마쳤다. 열심히 수업에 참여한 오브레임은 택견 명예 1단, 검은 띠가 됐다. 이렇게 정신없던 한국 방문 첫날이 마무리됐다.

22일 오후 6시 오브레임은 서울 양재 피트니스 체육관 4TP에서 종합격투기 세미나를 진행했다. 격투기 팬들은 오브레임에게 원투 스트레이트, 콤비네이션, 길로틴 초크를 배웠다.

오브레임은 팬들 앞에서 기술을 시연했다. UFC 헤비급 파이터지만 마치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미트를 가격했다.

기술을 시연하는 가운데 오브레임을 깜짝 놀라게 한 여성이 있었다. 오브레임은 마치 프로 같다며 연신 칭찬을 쏟아내기도 했다. 알고 보니 프로 파이터 데뷔를 준비하는 연습생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자신이 가르쳐 준 기술을 연습하는 팬들을 바라보며 흐뭇하게 웃는 오브레임.

23일 오전 11시 오브레임은 덕수궁을 지키기 위해 대한문 앞에 섰다. 수문장 교대식 체험에 나선 오브레임. 누구도 함부로 침입할 생각을 하지 못할 위엄이 느껴졌다.

대한문을 지키는 오브레임. 누가 감히 덕수궁을 침범할 수 있겠는가?

사람들이 다가와 사진을 찍어도 '엄격, 근엄, 진지' 3종 세트를 유지하는 오브레임.

사실 오브레임은 조선시대 장수처럼 수염을 붙일 예정이었으나 자꾸 떨어지는 탓에 그냥 떼어 버렸다는 후문. 수염이 있었다면 더욱 무사같이 보였을 것 같다.

조선시대 장수 복장을 한 알리스타 오브레임을 보니 경주 괘릉에 있는 '무인석'이 생각났다. 비슷한가? 무인석은 왕릉을 지키는 석상이다. 힘이 센 장사 혹은 장군의 형상을 하고 있다. 특히 신라 왕릉의 무인석은 서역인과 닮아 있다. 

한국에서 보내는 마지막 날인 24일에는 UFC 파이터가 대거 소속된 명문 격투기 체육관 부산 팀매드를 찾아 합동 훈련을 진행했다.

팀 매드와 오브레임이 함께하는 훈련 '자, 시작해 볼까요?'

'스턴건' 김동현의 '찌릿찌릿' 스턴건 펀치도 경험해 보고.

'마에스트로' 김동현B의 깊숙하게 파고든 어퍼컷 동작도 유심히 관찰했다. 

UFC 파이터들을 1라운드에 잠재운 '코리안 슈퍼보이' 최두호의 펀치도 경험했다.

합동 훈련을 마치고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다. 오브레임은 선수 생활을 오랫동안 이어 가기 위해서 무리하게 훈련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오버 트레이닝'은 오히려 몸을 망친다고 강조했다. 자기는 하루 3시간만 운동한다고.

맛있는 것을 먹을 때와 휴식을 취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오브레임. 매우 행복한 표정. 상상만 해도 즐거운가 보다.

팀 매드 합동 훈련을 마지막으로 한국 일정을 마친 알리스타 오브레임. 길 것만 같았던 3박 4일의 일정은 이렇게 훌쩍 지나갔다. 오브레임은 한국에 이어 일본에서도 홍보 일정을 진행한다.

필자 소개- 랭크5(Rank5) 편집장. 전 엠파이트 기자. 격투기 소식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간다. "항상 뒤에서 지켜보고 있다."

<기획자 주> 스포티비뉴스는 매주 수요일을 '격투기 칼럼 데이'로 정하고 다양한 지식을 지닌 격투기 전문가들의 칼럼을 올립니다. 앞으로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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