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병희는 지난달 TFC 12에서 김성현을 TKO로 이기고 프로 전적 2승 2패가 됐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성욱 기자] TFC 페더급 파이터 임병희(20, 화정 익스트림 컴뱃)는 2014년 격투 리얼리티 프로그램 '주먹이 운다 시즌 3'에서 우승하고 주목 받았지만 그다음 성적이 신통치 않았다.

2014년 7월 로드 FC 16에서 박형근에게 판정패했다. 지난해 9월 KAMA 12에서 윤정제에게 판정승했지만, 지난 3월 TFC 10에서 정한국에게 판정패했다. 프로 전적 1승 2패였다.

임병희는 '나쁜 환각'에 빠진 시기였다고 돌아봤다. 자신을 냉정히 평가하지 못했다고 반성했다.

"주목을 많이 받으면서 콧대가 높아졌고 환각에 빠졌다. 성적이 좋지 않았는데 그제야 내 위치를 제대로 판단하게 됐다. 난 한참 부족했다. 환각에서 깨어나 자만하지 않고 열심히 운동했다. 그러다 보니 지난 9월 TFC 12에서 김성현에게 이겼다. 지금 생각해 보면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다."

프로 두 번째 승리를 차지하고, 자만이 아니라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한다. 다음 달 5일 서울 올림픽홀에서 열리는 TFC 13에서 이데타 다카히로(24, 일본)를 KO로 이기겠다고 말했다.

"진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상대를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그만큼 훈련을 했기 때문에 자신감이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근거 있는 자신감인가?"라고 했더니 임병희는 "그건 주인이 있는 말 아닌가?"라고 되묻고 웃었다.

▲ 임병희는 다음 달 5일 TFC 13에서 이데타 다카히로와 맞붙는다. ⓒ정성욱 기자
임병희와 일문일답.

- 지난 대회 마치고 어떻게 보냈는가?

"끝나고 좀 쉬려고 했는데, 바로 다음 대회에 출전하게 돼 훈련에 들어갔다."

- 그러고 보니 두 달 만에 연이어 대회에 출전하게 됐다. 부담은 없나?

"TFC에서 데뷔하면서부터 최대한 많은 경기를 치르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TFC 측에서 내 뜻을 들어준 것이기 때문에 기쁘다."

- '주먹이 운다'라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우승자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그에 반해 TFC 12에서 승리하기 전까지 부진했다.

"주목을 받으면서 콧대가 높아졌고 나쁜 '환각'에 빠졌다. 성적이 좋지 않았는데 그제야 내 위치를 제대로 판단하게 됐다. 난 한참 부족했다. 환각에서 깨어나 자만하지 않고 열심히 운동했다. 그러다 보니 지난 9월 TFC 12에서 이겼다. 지금 생각해 보면 좋은 경험이었다."

- 사람이 바닥을 쳤을 때 다시 올라온다는 건 말이 쉽지, 정신적으로 매우 힘들다.

"나는 아마추어 시절에 5연패도 해 봤다. 많이 졌다. 그때 패배에 대한 부담감이 사라지고 더 덤덤해졌다. 긍정적인 자세에 대한 책을 많이 읽기도 했다.(웃음)"

- 지난 9월 TFC 12에서 김성현에게 승리했을 때 정말 기뻤을 것 같다. TFC에서 첫 승이었다.

"경기장에선 큰 감흥이 없었다. 집에 오니 비로소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그때 경기 영상을 계속 본다. 물론 내가 진 경기 영상도 보긴 하지만, 이긴 경기 영상을 더 볼 수밖에 없지 않나.(웃음) 주변에서도 많이 응원해 주시고 칭찬도 많이 해 주신다. 승리를 맛봤으니 더 열심히 할 것 같다."

- 이젠 상승 분위기를 타야 한다.

"주먹이 운다 우승으로 주목 받았을 때는 내가 운이 좋았다. 일반인 사이에서 돋보인 것일 뿐이다. 지금은 다르다. 프로 무대에 선 만큼 기술적, 정신적, 전략적인 면 모두 발전해야 한다. 자만하다간 큰코다친다."

▲ 임병희는 '주먹이 운다' 우승 후 나쁜 환각에 빠져 있었다고 고백했다. ⓒ정성욱 기자
- 프로 선수의 마음가짐이 생긴 것 같다.

"더 열심히 해야 한다. 모든 것이 '프로화'가 돼야 한다." 

- 프로가 되면 스스로 드러내고 표현할 줄 알아야 한다. 지난 3월 TFC 데뷔전에서 정한국과 SNS 설전이 인상적이었다. 근데 그 이후엔 SNS 설전을 하지 않더라. 특별한 이유가 있나?

"이번 경기에선 상대 선수가 일본 선수이기 때문에 말이 통하지 않는다. 굳이 도발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보다 경기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때는 오랜만에 프로 무대에 오르는 것이라 감도 살리고 스스로 마음도 다잡아야 한다고 생각해 도발했던 거다."

- 그렇다면 나중에 다시 SNS 도발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인가?

"물론이다. 상대가 내가 싫어하는 스타일, 보기만 해도 싫은 사람이 있다. 그러면 다시 할 수도 있다. 상황에 따라 조금씩 달라질 것이다."

- 프로 선수로서 SNS를 활발하게 하는 것은 좋은 것 같다. 스스로를 드러내는 것이기도 하고.

"SNS를 조심하는 것도 있다. 내가 나이가 어리니까 친구들과 SNS를 할 때 가벼운 말을 자주 썼다. 지금은 프로 격투가로서 많은 분이 지켜보고 있기에 조심하는 편이다."

- 프로 전적이 2승 2패다. 이번에 이기면 첫 연승이다.

"지난 경기에서 승리의 맛을 보고, 이번에는 연승을 할 기회까지 생겼다. 당연히 승리하고 싶다. 내 생각이지만 스스로 물이 올랐다고 생각한다. 자신감도 높은 상태고. 진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상대를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그만큼 훈련을 했기 때문에 자신감이 있는 것이다."

- 근거 있는 자신감이다.

"그건 주인이 있는 말 아닌가.(웃음)"

- 상대 선수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

"그래플러이고 키가 작다. 나는 체급에 비해 리치가 긴 편이다. 이전 인터뷰에서도 이야기했지만 내 몸에 손대기 쉽지 않을 것이다. 한두 번 터치는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계속 붙어 있는 경기는 할 수 없을 것이다."

- 그래플러 특유의 끈적끈적한 경기는 기대하지 말란 이야기인가?

"그렇다. 상대가 끈적거리려 해도 할 수 없을 것이다. 내 경기 스타일 안에서 마무리 지을 테니까." 

-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KO다. 지난 경기에선 TKO로 승리했는데, 이번에는 파운딩도 필요 없는 KO승을 거두고 싶다. 킥을 좋아해서 이번에는 킥으로도 끝내 볼까 생각하고 있다. 물론 그날 상황에 따라 어떤 공격이 많이 나올지는 모를 일이다. 팔꿈치로 KO 시킬 수도 있고." 

- 이번 경기는 5전. 아직 이르다고 생각하지만, TFC 페더급에 강자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당연히 챔피언 최승우가 가장 강하다고 생각한다. 전 챔피언이었던 이민구도 강하고. 두 선수 모두 리치가 길고, 타격가지만 그래플링이 약하지 않다. 나 또한 그 선수들처럼 되고 싶다. 타격도 강하면서 그래플링도 모자라지 않은 선수 말이다. 다른 선수들은 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 최강자 두 명만을 목표로 둔 것인가?

"굳이 여러 명을 목표로 둘 필요 있나? 내가 좋아하는 선수, 따라가고 싶은 선수만 쳐다보고 노력하면 된다. 다른 선수들의 경기를 보지 않는 건 아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두 선수보다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은 건 어쩔 수 없다."

- 특별히 붙고 싶은 선수가 있나?

"아직까진 없다. 타격가와 경기를 선호하는 편이다."

- 정한국은 어떤가? TFC 데뷔전에서 패배를 안겨 주지 않았나?

"TFC에서 어떤 선수를 붙여 주든 나는 거부할 생각이 없다. 뭐, 복수전을 치른다면 나야 좋다. 내가 잃을 것이 없고, 과거 패배도 다시 만회할 수 있고." 

- 정한국과 복수전이 재미있을 것 같다. 둘 다 타격을 선호하고. 

"나도 그때 아쉬운 것들이 남아 있다. 다시 하게 되면 그때 펼치지 못했던 것들까지 모두 합쳐서 멋진 경기 치르겠다." 

- 이번 경기에 대한 각오를 이야기해 달라. 

"주변에서 내가 그래플링이 약하다고 말을 한다. 타격과 비교하자면 약한 것은 맞다. 타격에 비해 상대적으로 그래플링이 약한 것이지, 그래플링만 놓고 본다면 그렇게 약하진 않다. 내가 일부러 그래플링 경기를 펼치려 하지 않을 뿐이다. 이번 경기를 통해 그래플링에 대한 우려를 씻어낼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절대 그래플링에서 지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 

- 주변에 응원해 주시는 분들과 격투기 팬들에게 한마디 해 달라. 

"나이도 어린데 이렇게 많은 주목을 받게 돼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 성원해 주신 만큼 좋은 실력을 갖춰 케이지에서 멋진 경기 보여 줄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도 지켜봐 달라."

TFC 13은 다음 달 5일 오후 5시부터 SPOTV+에서 생중계한다. 네이버 스포츠에서도 인터넷과 모바일로 시청할 수 있다.

TFC 13- 김재영 vs. 안토니오 도스 산토스 주니어

[미들급 타이틀] 김재영 vs 안토니오 도스 산토스 주니어
[라이트급] 홍성찬 vs 윌 초프
[여성 밴텀급] 김지연 vs 리타오
[페더급] 조성원 vs 나카무라 요시후미
[페더급] 임병희 vs 이데타 다카히로
[여성 스트로급] 정유진 vs 서예담
[밴텀급] 김동규 vs 김승구
[밴텀급] 소재현 vs 박경호
[페더급] 정한국 vs 윤태승
[밴텀급] 손도건 vs 도선욱
[미들급] 유영우 vs 최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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