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예담은 다음 달 4일 TFC 13 계체에 헬로 키티 슬리퍼를 신고 나타날 계획이다. ⓒ정성욱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성욱 기자] '비너스' 서예담(24, 파라에스트라 청주)과 '헬로 키티' 정유진(22, 코리안 탑팀/㈜성안세이브)은 서로를 향해 "게게품을 물게 하겠다"고 외친다. 다음 달 5일 TFC 13에서 맞붙는 두 여성 파이터의 대결을 '게거품 매치'라고 부르는 이유다.

서예담과 정유진의 게거품 설전은 서예담이 정유진과 경기를 앞두고 주짓수 대회에 출전하기로 결정하면서 시작됐다. 정유진은 "경기를 6일 남기고 주짓수 대회 출전이라니, 날 무시하는 처사"라며 화냈다.

서예담은 정유진의 말을 한 귀로 흘리고 30일 청주 남궁유도관에서 열린 제 1회 파라에스트라 코리아 주짓수 챔피언십 남성 성인부 파란 띠 64kg급에 도전했다. 첫 경기에서 김태환(청주 가경)에게 트라이앵글 초크에 걸려 졌지만 "다음 주 경기 전에 내 몸 상태가 어떤지 확인할 좋은 기회였다"고 웃으며 말했다. 패배보다는 경험을 더 중요하게 여겼다.

감정이 극에 달한 서예담과 정유진은 다음 달 4일 TFC 13 계체에서 날카롭게 대립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유진은 계체 때마다 상대에게 도발적인 눈빛으로 신경전을 걸었다. 서예담은 첫 신경전의 경험도 소중히(?) 생각하고 있다. 설렁설렁 넘어갈 마음은 없다. 나름의 대응책을 갖고 있다.

"유치해서 똑같이 행동하고 싶진 않다. 그냥 안쓰러운 마음에 정유진을 꼭 안아 주겠다"며 "혹시 모르지만, 헬로 키티 슬리퍼를 신고 갈 예정이다. 어떤 의미인지는 알아서 생각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TFC 13은 다음 달 5일 오후 5시부터 SPOTV+에서 생중계한다. 총 11경기가 방송 전파를 탄다. 네이버 스포츠에서도 인터넷과 모바일로 시청할 수 있다.

아래는 서예담 일문일답.

- 인사 부탁한다.

"안녕하세요. 파라에스트라 소속 종합격투기 선수 서예담이라고 합니다."

- 격투기 경력이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다.

"주짓수를 먼저 수련해 종합격투기 선수로 전향했다. 주짓수 대회에선 다수 입상했고, 종합격투기는 TFC 아마추어 리그 2전 2승이다."

- 다른 운동 경험이 있었나?

"다른 운동 경험은 없다. 성격이 활동적이어서 움직이는 것을 좋아했다. 전부터 TV 스포츠 채널에서 방송하는 종합격투기를 보고, 건강을 위해서라도 해 보면 좋겠다고 생각하다가 이리저리 찾아본 끝에 지금 체육관 파라에스트라 청주에서 주짓수를 시작했다. 정말 재미있더라."

- 어떤 부분이 재미있던가?

"남녀 힘 차이를 기술로 극복한다는 점이 가장 매력적이었다. 그리고 배움에 끝이 없다는 것도 재미있다. 배우면 배울수록 새로운 기술이 끊임없이 나온다."

- 주짓수를 하다가 종합격투기로 전향하게 된 계기는?

"체육관이 주짓수뿐만 아니라 종합격투기도 가르치는 체육관이다. 타격도 경험하게 됐고 자연스럽게 종합격투기를 수련하게 됐다."

- 주짓수까진 그렇다고 해도 종합격투기는 여성이 선택하기에는 버겁지 않았나? 타격하다가 다치기도 할 텐데.

"격투기를 하면서 다치는 것은 당연하다. 살다 보면 어떻게 하든 다치지 않나. 걸어가다가도 다칠 수도 있고. 그렇게 생각하면 된다."

- 주짓수, 종합격투기를 정말 좋아하는 것 같다.

"뭐랄까, 격투 스포츠가 쉬운 운동은 아니다. 육체적으로 매우 힘들기도 하고. 그런데 다른 것을 할 때보다 이 운동을 할 때 가장 행복하다."

- 오늘(30일) 주짓수 남녀 성 대결이 있었다. 예전에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들었고. 오늘 경기에서 부담감은 없었나?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긴장도 많이 했고. 그래도 여러모로 배우는 것이 있었기 때문에 출전을 결정했다."

- 다음 주 5일 TFC 경기를 앞두고 주짓수 대회에 나섰다. 주짓수는 하루에 여러 경기를 치러야 하는 토너먼트다.

"다음 주 경기 전에 내 몸 상태가 어떤지 확인할 좋은 기회였다. 게다가 오늘 대회는 내가 소속된 파라에스트라 네트워크에서 열리는 첫 대회였다. 의미 있는 대회였다."

- 4강 첫 경기에서 졌다. 만약이란 것은 없지만, 혹시 감량 기간이 아니었다면 1승이라도 거둘 수 있지 않았을까?

"감량하지 않았을 경우를 생각하지 안 한 것은 아니다. 그래도 결과는 결과다.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한다."

- 대회를 앞두고 있다. 정유진과 설전이 화제가 되고 있다.

"데뷔전을 치르는 내가 이렇게 사람들 입에 오르내릴지 생각도 못 했다. 좋은 결과를 거두기 위해 열심히 훈련하고 있고 몸 상태도 좋다. 정유진이 자꾸 이상하게 도발한다. 특히 '버릇을 고쳐 주겠다'는 말은 참…. 내가 나이도 더 많은데 말이다. 버릇은 내가 고쳐 줘야 하는 거 아닌지?"

- 이렇게 첨예하게 대립한 이상 계체 때 무슨 일이 있을 것 같다.

"나는 누군가가 건드리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만약 그쪽에서 먼저 건드린다면 나는 그냥 몸을 털어 내는 정도로 응수할 생각이다."

- 그래도 상대가 강하게 나온다면?

"뭐 유치해서 똑같이 행동하고 싶진 않다. 그냥 안쓰러운 마음에 꼭 안아 주겠다. 아, 혹시 모르지만 헬로 키티 슬리퍼를 신고 갈 예정이다. 어떤 의미인지는 알아서 생각해 주기 바란다."

- 내가 듣기엔 '헬로 키티'를 밟고 있다는 의미로 들린다.

"알아서 생각하길 바란다."

- 이번 TFC 13 정유진과의 대결, 어떻게 펼치고 싶나?

"준비한 것 모두 보여 주고 내려오고 싶다. 내 스타일이 그래플러이긴 하지만 타격도 열심히 보완했다. 그라운드로 갈 기회가 생긴다면 정유진은 초크를 조심해야 할 것이다."

- 마지막으로 한마디.

"데뷔전이라 긴장도 되고 부담도 된다. 아마추어 전적도 많지 않다. 그래도 나를 믿고 함께 훈련하는 동료들, 관장님, 사범님 모두 다 열심히 도와주신다. 배운 것을 모두 펼치겠다."

"아, 그리고 한마디 더 하겠다. 이번 주짓수 대회 패배를 놓고 뭐라고 할 것 같아 미리 이야기한다. 내겐 이번 주짓수 대회도 TFC 대회도 모두 소중하다. 정유진이 내가 주짓수 대회 나가는 것 때문에 화가 났다고 했는데, 이번 주짓수 대회와 TFC는 무관하다. 부상도 없었고 즐겁게 경기를 치렀다. 정유진은 경기를 앞두고 이렇게 주짓수 대회에 나갈 수 있을까. 나니까 결심하고 출전한 거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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