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화이트사이드 벽'을 넘었다. 시카고 불스가 마이애미 히트를 꺾고 시즌 5승째(4패)를 수확했다. 드웨인 웨이드가 첫 친정 구단 나들이에 나섰지만 다소 부진했다. 동료의 부진을 리그 최고 패스 마스터 라존 론도(30)가 눈부시게 메웠다.

시카고는 11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아메리칸에어라인스아레나에서 열린 2016~2017시즌 미국 프로 농구(NBA) 마이애미와 원정 경기에서 98-95로 이겼다. 16점 12리바운드 6어시스트 2가로채기를 기록한 론도의 활약을 앞세워 3점 차 신승을 거뒀다.

전반 동안 두 팀은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마이애미는 동부 최고 센터 하산 화이트사이드를 중심으로 안쪽에서 확률 높은 공격을 전개했다. 화이트사이드는 첫 24분간 12점 10리바운드를 챙기며 더블 더블을 완성했다. 슛블록도 1개 수확했다. 이 부문 36경기 연속 기록을 이어 갔다(구단 역대 3위). 7피트 거인은 공수에서 빼어난 인사이드 파괴력을 자랑했다. 타일러 존슨, 고란 드라기치에게 엔트리 패스를 받은 뒤 안정적인 포스트업 무브를 보였다. 제임스 존슨과 하이 앤드 로 게임도 좋은 생산성을 뽐냈다.

▲ 시카고 불스 라존 론도
화이트사이드가 로 포스트에서 중심을 잡았다면 외곽에선 저스티스 윈슬로의 활약이 빛났다. 2쿼터까지 3점슛 3개를 던져 모두 집어 넣었다. 수비에서도 만점에 가까운 내용을 보였다. 드웨인 웨이드에게 향하는 패스 2개를 가로채 속공 점수 4점을 쌓았다. 웨이드를 전반 동안 7점, 야투 성공률 37.5%로 묶으며 빼어난 1선 수비를 펼쳤다. 실책도 3개나 유도했다.

시카고는 주전 포인트가드 라존 론도의 경기 운영이 빛났다. 리그 최고 '패스 공급처'다운 내용을 보였다. 40-39로 앞선 2쿼터 7분 29초쯤 수비 리바운드를 잡은 뒤 곧바로 로빈 로페즈에게 환상적인 아웃렛 패스를 건넸다. 공수 전환 상황에서 바지런히 상대 코트로 넘어 간 동료 빅맨의 움직임을 놓치지 않았다. 로페즈가 뒤따라 오는 수비수 2명을 제치고 골 밑 슛을 넣었을 때 미국 중계진은 "방향과 세기, 빠른 상황 판단이 조화를 이룬 멋진 패스가 나왔다"며 론도의 두 손을 크게 칭찬했다.

2쿼터를 마쳤을 때 론도 기록지엔 5점 4리바운드 3어시스트 1가로채기가 새겨졌다. 팀 공수 밸런스를 잡으면서 이따금씩 기민한 패스 감각을 보였다. 팀이 경기 흐름을 마이애미에 뺏기지 않게 했다. 백코트 파트너 웨이드가 "(론도는) 내가 함께 뛰어 본 포인트가드 가운데 가장 뛰어난 선수"라는 평가를 한 바 있는데 그러한 인터뷰가 '립 서비스'가 아님을 증명했다. 두 팀은 전반을 53-53으로 팽팽히 맞선 채 마무리했다.

시카고-마이애미는 3쿼터에도 17점씩 주고받았다. 어느 한 쪽으로 승부의 추가 기울지 않았다. 두 팀은 스코어 70-70, 균형을 이룬 채 '마지막 12분'을 맞았다. 4쿼터 1분 22초께 마이애미 존슨이 코트 오른쪽 45도에서 깨끗한 3점슛을 넣어 기세를 올렸다. 그러자 시카고는 곧바로 이어진 공격에서 니콜라 미로티치가 외곽포를 꽂으며 맞불을 놓았다. 더블 스크린을 받고 코트 정면으로 이동해 슈팅 공간을 확보하는 움직임이 빛났다. 반동이 크지 않은 시소 같았다. 어느 한 팀도 확 치고 나가질 못했다.

웨이드, 론도가 연속 점프 슛으로 스코어를 77-73으로 바뀌게 했다. 77-76으로 앞선 4쿼터 4분 20초 무렵 덕 맥더멋이 롱2 지역에서 깔끔한 점프 슛과 보너스 원샷을 얻었다. 점수 차를 4점으로 벌리며 경기 흐름에 잔물결을 일게 했다. 88-84으로 앞선 경기 종료 1분 50초 전 론도가 결정적인 공격 리바운드를 잡고 바깥에 지미 버틀러에게 킥 아웃 패스를 건넸다. 이후 로빈 로페즈가 뱅크 슛을 터트리며 스코어를 90-84로 만들었다. 시카고가 승기를 잡는 듯했다.

그러나 마이애미도 만만치 않았다. 조시 리차드슨의 코너 3점슛, 윈슬로의 드리블 돌파를 묶어 점수 차를 1점으로 좁혔다. 그러자 시카고도 막판 스퍼트를 시작했다. 버틀러가 점프 슛을 꽂았고 2차례 연속 수비 성공, 웨이드의 수비 리바운드를 묶어 스코어 92-89를 유지했다. 마이애미 파울 작전으로 자유투 2개씩 얻은 버틀러-웨이드가 주어진 2구 모두 깨끗하게 림을 통과시켰다. 승리의 여신이 비로소 시카고를 향해 미소 짓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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