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교덕 기자] 코너 맥그리거(28, 아일랜드)가 또 늦었다. 

11일(한국 시간) 미국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린 UFC 205 기자회견에서도 상습 지각생의 명성(?)을 이어 갔다.

이제 익숙해진 듯, 데이나 화이트 대표는 "맥그리거가 늦는다고 한다"면서 허허허 웃을 뿐이었다.

하지만 오는 13일 UFC 205에서 도전자 맥그리거를 맞이하는 라이트급 챔피언 에디 알바레즈(32, 미국)는 달랐다. 성질을 냈다.

어머니가 아일랜드 출신인 알바레즈는 "나도 아일랜드계다. 늦기나 하는 놈이 아일랜드를 대표한다는 사실에 실망스럽다"고 외쳤다.

지난 8월 UFC 202 기자회견에서 맥그리거가 '지각'하자 상대 네이트 디아즈는 '조퇴'로 응수했다. 알바레즈는 '외출'로 맞섰다. "맥그리거가 오면 전화 달라"면서 기자회견장을 빠져나갔다.

맥그리거는 늦었어도 뉘우치는 기색이 전혀 없었다. 콩콩 뛰면서 들어오더니 알바레즈 자리에 놓여 있던 챔피언벨트를 훔쳤다. 자신의 자리에 벨트 두 개를 나란히 놓고 뿌듯해 했다.

맥그리거는 지난해 4월 아일랜드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조제 알도가 방심할 때 그의 벨트를 낚아챈 적이 있다. 이번에는 알바레즈가 없는 틈을 탔다. 알바레즈의 외출에 보기 좋게 카운터 펀치를 먹였다.

돌아온 알바레즈는 씩씩거리며 자신의 벨트를 되찾아 오더니 의자를 맥그리거 쪽으로 툭 던졌다.

여기서 맥그리거가 폭발했다. 프로 레슬링에서나 볼 수 있는 '체어 샷'이 나올 뻔했다. 의자를 알바레즈에게 던지려고 했다.

안전 요원이 흥분한 맥그리거를 끌고 나갔다. 이 장면을 웰터급 챔피언 타이론 우들리(34, 미국)는 구경꾼처럼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며 즐거워했다.

마음을 가라앉힌 맥그리거는 자리에 앉아 말싸움을 걸었다. 알바레즈의 전 소속 팀 블랙질리안을 걸고넘어졌다.

"블랙질리안이 최고라고 하더니만 팀을 옮기고 지금 팀이 최고라고 하네. 그들과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 물었다.

알바레즈는 "네 코치 존 카바나는 책이나 쓰지 않냐?"고 반격했는데, 맥그리거는 "베스트셀러다. 우리 팀은 뭐든 잘한다. 만능"이라며 웃었다.

맥그리거는 장기전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했다. "한편으론 5라운드까지 알바레즈가 버텨 줬으면 좋겠다"고 승리를 자신했다.

알바레즈는 가시밭길을 걸어오며 강해졌다고 믿는다. 평탄한 대로로 편하게 온 맥그리거와 차이가 분명하다는 생각이다.

"난 챔피언이었고, 세계 최강들과 싸워 왔다. 언제나 배우고 성장한다"고 말했다.

둘은 12일 계체에서 다시 으르렁거리며 기세 싸움을 한다. 라이트급 한계 체중 155파운드로 계체를 통과하면, 오는 13일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벨트를 놓고 맞대결한다.

SPOTV는 UFC 205의 전 경기를 오전 8시 30분부터 생중계한다.

▲ 데이나 화이트 대표 "드디어 우리가 뉴욕에 왔다."
▲ "코너 맥그리거는 늦는대" 데이나 화이트 대표도 익숙해졌다.
▲ 코너 맥그리거는 지각했어도 뻔뻔했다. 콩콩 뛰면서 들어왔다.
▲ 에디 알바레즈가 없는 틈을 타 벨트를 훔쳐 온 코너 맥그리거. 매우 뿌듯한 표정이다.
▲ 나갔다가 들어온 에디 알바레즈(왼쪽)는 화를 내면서 의자를 코너 맥그리거 쪽으로 툭 던졌다.
▲ 흥분한 코너 맥그리거는 의자를 들고 에디 알바레즈를 공격하려고 했다.
▲ 흥분한 코너 맥그리거를 말리는 데이나 화이트 대표. 화이트 대표가 체격이 큰 게 다행이다.
▲ 언제 그랬냐는 듯 코너 맥그리거는 실실 웃으면서 에디 알바레즈에게 말싸움을 걸었다.
▲ "이제 이틀 남았어" 서로를 노려보는 에디 알바레즈와 코너 맥그리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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