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암투병 직전까지 음악에 열정을 쏟았던 조덕환. 제공|C9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스타=심재걸 기자] 세상을 떠난 기타리스트이자 송라이터 조덕환은 대중음악 역사에서 록 음악을 부흥시킨 주역이다. 

들국화를 명실상부 국내 최고의 록밴드로 올려놨고 후발주자들에게 큰 영감을 제공했다. 

단 한 장의 음반이면 충분했다. 조덕환의 감각이 빛난 들국화 1집은 전설적인 작품으로 남아있다. 첫 트랙 '행진'부터 마지막 '아침이 밝아 올때까지'를 아우르는 아홉 곡 모두 히트하는 전무후무의 기록을 세웠다. 조덕환은 이 앨범에서 '세계로 가는 기차', '아침이 밝아 올때까지', '축복합니다' 등을 만들었다.  

조덕환은 1983년 전인권, 허성욱, 최성원으로 이뤄진 기존 '전인권 트리오'에 기타리스트로 합류했다. 조덕환은 전인권과 오랜 친구였다. 이들은 들국화라는 이름으로 서울 종로 피카디리 극장 부근에서 라이브 활동을 시작했는데 앨범을 발매하기도 전에 언더그라운에서 스타 밴드로 자리잡았다.  

그 인기에 힘입어 1985년 발표된 첫 정규 앨범. 들국화는 1집부터 언더그라운드 밴드가 메이저 시장을 정복하는 신화를 썼다. 거칠면서도 잔잔한 울림이 있는 음악으로 대중의 인기를 한몸에 받았다. 

화려한 1년을 보낸 뒤 조덕환은 돌연 들국화를 탈퇴했다. 멤버들과 견해 차이로 빠지면서 들국화 역시 빠르게 내리막길을 걸었다. 한 명의 기타리스트 이탈이 아니라 송라이터 부재가 큰 빈자리로 여겨졌다. 

결국 들국화는 1987년 해체, 조덕환은 같은해 미국으로 떠났다. 그리고 2009년 다시 돌아와 음악적 소통을 이어갔다. 솔로 앨범뿐 아니라 콘서트도 활발하게 진행했다. 들국화 1집 이후 25년 만에 발매한 솔로 앨범 '롱 웨이 홈'에는 들국화 멤버 최성원, 주찬권이 피처링 참여해 화제를 모았다. 한국대중음악상 4개 부문 후보에 오르며 녹슬지 않은 감각을 증명했다. 

조덕환은 올해 2월에도 싱글 '파이어 인 더 레인’을 발표했고, 솔로 2집 준비에 박차를 가해오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 8월 몸에 이상을 느끼고 찾아간 병원에서 십이지장암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음악 작업이 중단되고 투병 생활이 이어졌다. 그리고 끝내 병마를 이겨내지 못하고 14일 우리 곁을 떠났다. 향년 64세. 암투병 직전까지 음악을 놓지 않았던 대중음악사의 큰 별이 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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