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테리 프랑코나 감독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아메리칸리그(AL) 올해의 감독상에 테리 프랑코나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감독(57)이 뽑혔다. 월드시리즈에서 파격적인 용병술로 호평 받았던 '천재 지략가'가 통산 두 번째 감독상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는 16일(이하 한국 시간) AL 올해의 감독으로 프랑코나를 선정했다. 프랑코나는 기자단 투표에서 128포인트를 얻었다. 텍사스 레인저스 제프 배니스터(54포인트), 볼티모어 오리올스 벅 쇼월터 감독(44포인트)을 넉넉하게 따돌렸다.

월드시리즈 동안 호평이 쏟아졌다. 그라운드 위에 내놓는 용병술, 마운드 운용, 승부처를 읽는 '눈'이 물이 올랐다는 평을 받았다. 카를로스 산타나의 좌익수 기용, 앤드루 밀러 조기 등판, 선발 3인 체제 등을 성공적으로 펼쳤다. 'FOX-TV' 캐스터 조 벅은 지난달 30일 시리즈 4차전 중계 때 "프랑코나는 천재다. (3차전에서) 공격을 살리기 위해 산타나를 좌익수로 기용하더니 이번에는 마이크 나폴리를 벤치에 앉히고 산타나를 4번-1루수로 내보내는 강수를 뒀다. 뚝심이 빛났다. 결과도 함께 얻었다(7-2 승리). 그가 강공 드라이브를 걸었던 모든 게 척척 맞아떨어지고 있다"고 칭찬했다.

월드시리즈 3차전 때 보인 전략이 백미였다. 파격적인 수를 놓았다. 산타나를 좌익수로 기용하는 깜짝 카드를 꺼냈다. 프랑코나 감독은 지난달 29일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시리즈 3차전서 산타나를 좌익수로 기용했다. 승부수였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스위치 히터 산타나는 포수로 빅리그 무대를 밟은 선수다. 이후 1루수, 지명타자 등으로 기용됐다. 그러나 좌익수로는 통산 4이닝을 책임진 게 전부다. 그것도 4년 전 일이다. 프랑코나 감독은 마지막 가을 무대에서 산타나에게 좌익수 글러브를 맡겼다. 공격력이 좋은 그를 수비 부담이 적은 포지션에 배치해 장점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었다.

산타나는 3차전에서 볼넷 2개를 골랐다. 바지런히 1루를 밟았다. 3차전서 프란시스코 린도어와 함께 가장 많이 출루한 클리블랜드 타자였다. 수비에서도 실책 없이 안정적으로 경기를 마쳤다. 팀도 컵스를 1-0으로 따돌렸다. 많은 우려를 샀지만 결과적으로 성공을 거뒀다.

프랑코나 감독은 멈추지 않았다. 지난달 30일 4차전에선 산타나를 4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하게 했다. 주전 1루수 마이크 나폴리를 선발 명단에서 뺐다. 또 한번 승부를 걸었다. 보기 좋게 적중했다. 산타나는 0-1로 끌려 가던 2회초 선두 타자로 나서 컵스 선발투수 존 랙키에게 동점 홈런을 뺏었다. 이후 2안타를 더 추가하며 팀의 7-2 승리에 한몫했다. 이 밖에도 3인 선발 로테이션, 팀 내 최고 불펜 밀러의 조기 투입 등이 화제를 모았다. '추장의 저주'를 깨는 덴 실패했다. 그러나 프랑코나 감독이 펼쳐 놓은 한 수 한 수는 시리즈 최대 관전 포인트였다. 월드시리즈를 풍성하게 만든 매력적인 볼거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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