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모다센터가 조용해졌다. 원정 구단이 가장 부담스러워하는 경기장 가운데 하나인 '포틀랜드 안방'이 침묵을 지켰다. 전성기 운동 능력과 드리블 돌파를 재현한 드웨인 웨이드(34, 시카고 불스)가 악역을 맡았다. 

웨이드는 16일(한국 시간)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 모다센터에서 열린 2016~2017시즌 미국 프로 농구(NBA)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와 원정 경기에서 19득점 5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팀이 113-88로 크게 이기는 데 한몫했다. 3쿼터엔 승리 추를 시카고 쪽으로 흐르게 하는 가로채기와 실책 기반 점수를 올려 베테랑 품격을 뽐냈다.

야투 성공률은 44.4%로 그리 돋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코트 마진 +19를 챙겼다. 경기 흐름에 잔물결을 일게 하는 화려한 더블 클러치와 속공 덩크를 보였다. 포틀랜드 추격 의지에 찬물을 끼얹는 영양가 높은 '하이라이트 필름'을 여럿 연출했다. 미국 중계진은 "서른넷 노장은 어느덧 농구를 알고 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사이드 라인에 앉은 동료를 벌떡 일어나게 하는 플레이를 언제 해야하는 지 정확히 이해하는 선수"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 시카고 불스 드웨인 웨이드

기록보다 빛난 건 움직임이었다. 마이애미 히트 시절 보였던 폭발적인 운동 능력을 다시 찾은 듯했다. 64-42로 앞선 3쿼터 8분 21초쯤 코트 정면에서 포틀랜드 데미안 릴라드의 공을 훑어 냈다. 릴라드 손을 떠난 공은 데굴데굴 굴러 시카고 센터 로빈 로페즈에게 향했다. 에이스의 뼈아픈 실책이었다. 로페즈는 빠르게 지미 버틀러에게 패스했고 그 사이 웨이드는 포틀랜드 코트 깊숙이 들어가 있었다. 버틀러는 기민하게 앨리웁 패스를 띄웠고 웨이드는 용수철처럼 솟구쳐 올라 환상적인 두 손 덩크를 터트렸다. 팀 내 1·2옵션이 합작한 명장면에 시카고 벤치는 환호했고 모다센터에는 침묵이 흘렀다. 

점수 차가 벌어진 상황에도 적극성을 잃지 않았다. 웨이드는 94-72로 크게 앞선 4쿼터 3분 18초께 니콜라 미로티치의 스크린을 활용해 포틀랜드 코트 왼쪽 엔드라인을 뚫어 냈다. 그러나 녹록지 않았다. CJ 맥컬럼이 끝까지 따라붙었고 모리스 하클리스도 순간적인 헷지로 웨이드를 에워쌌다. 슛을 올릴 공간이 없었다. 이때 웨이드는 감각적인 비하인드 백패스로 동료에게 득점 기회를 제공했다. 하클리스가 슛블록을 위해 두 손을 힘 있게 들고 있어 무게중심이 높았다. 이 점을 역이용했다. 바운드 패스로 바비 포티스에게 'A패스'를 건넸다. 포티스는 강력한 한 손 덩크로 팀의 96점째를 책임졌다. 데뷔 13년째 베테랑의 손끝은 여전히 뜨거웠다. 시야는 더 넓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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