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데뷔 7년째를 맞아 리그 최고 득점 기계로 올라섰다. 더마 드로잔(27, 토론토 랩터스)이 시즌 초반 팬들을 깜짝 놀라게 하고 있다. 개막 첫 11경기 가운데 9경기에서 30점 이상을 쓸어 담았다.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 이후 29년 만에 나온 진기록이다.

드로잔은 17일(한국 시간) 골든스테이트전에서 34점 6리바운드 4어시스트를 쓸어 담았다. 팀은 121-127로 졌지만 페인트 존을 끊임없이 두들기는 적극성이 돋보였다. 자유투를 17개나 뺏었고 모두 집어 넣었다. 3쿼터에는 19점을 몰아치며 추격 불씨를 제대로 살렸다. '역전극 연출'은 실패했지만 원사이드 흐름을 깼다. 안방에서 무기력한 내용을 보이지 않으면서 홈 팬들에게 이야깃거리를 제공했다.

개막 첫 11경기 가운데 9경기에서 30점 이상을 수확했다. 1987~88시즌 조던 이후 처음이다.  이 구간 366점을 쌓았다. 최근 40년 동안 첫 11경기에서 드로잔보다 많은 점수를 올린 선수는  릭 배리, 조던, 애드리안 댄틀리, 알렉스 잉글리시, 카림 압둘-자바, 스테픈 커리 등 6명 뿐이다. 올 시즌은 물론 '역대급' 초반 행보를 뽐내는 선수가 바로 드로잔이다.

▲ 토론토 랩터스 더마 드로잔
1980년대가 떠오른다. 드로잔을 보면 타임 슬립 드라마 한 편을 보는 것 같다. 외곽슛이 필수가 아닌 번외 선택지였던 30년 전으로 돌아간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일리걸 디펜스 탓에 개인 전술 중요성이 매우 컸던 그때 그 시절 플레이를 2016년 겨울에 펼치고 있다. 드로잔은 3점슛 비중이 극도로 적은 공격수다. 외곽 라인 생산성과 스페이싱을 중요시하는 현대 농구와 구분되는 지점이다. 그가 주로 구사하는 패턴은 미드 레인지에서 1대1과 수비수 달고 던지는 풀 업 점퍼, 돌파 과정에서 얻는 자유투다. 매우 '유니크한' 방법으로 기록지를 채우고 있다.

경기당 평균 3점슛 시도·성공 수만 봐도 알 수 있다(2.1개 시도/0.5개 성공). 같은 포지션 제임스 하든(8.0/3.0), CJ 맥컬럼(5.3/2.3), 클레이 톰슨(7.5/2.4), 잭 라빈(6.7/3.1) 등과 비교하면 크게 낮은 수치다. 센터 요원인 칼 앤서티-타운스(4.3/1.6), 드마커스 커즌스(3.3/1.0)보다도 낮다.

3점슛 대신 기민한 드리블링과 슛 페이크,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안정적인 슛 릴리스, 공중에 떴을 때 진가를 발휘하는 놀라운 보디 밸런스로 상대 코트를 휘젓고 있다. 드로잔은 연구 대상이다. 이 선수의 득점 추이와 토론토 성적 그래프를 살펴보는 건 올 시즌 쏠쏠한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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