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TV NEWS=강화도(인천), 박현철 기자] 박경완 SK 와이번스 육성총괄은 한국프로야구 역사상 최고의 포수 중 한 명으로 손꼽힌다. 1991년 쌍방울의 연습생으로 시작해 팀의 주전 포수로 우뚝 선 불굴의 의지. 그리고 한 시즌 40홈런(2000년), 포수 최초 20홈런-20도루(24홈런-21도루)를 기록한 것은 물론 투수를 편하게 하고 타자를 괴롭히는 최고급 리드까지 공수주 다방면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친 포수다. 그가 있는 SK. 2015년 1차 지명 신인 포수 이현석(23)이 우상을 바라보며 자신도 훗날 최고의 포수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제물포고-동국대를 졸업하고 올 시즌 SK의 1차지명으로 입단한 이현석은 일찍부터 수비력에서 강점을 보인 포수다. 175cm 90kg로 체구는 크지 않지만 포수로서 가장 중요한 덕목인 수비가 좋았고 약점으로 지적되던 타격도 일취월장하며 SK의 1차지명 선택을 받았다. 정상호, 이재원, 김민식, 허웅 등 좋은 포수 자원이 많은 SK지만 스카우트팀은 “수비력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봤다”라며 이현석을 지명한 배경을 설명했다. 대학 시절 7차례 우승을 이끌며 큰 경기 경험을 쌓은 장점도 있다.
아직 이현석은 1군이 아닌 퓨처스리그에서 더욱 경험을 쌓아야 한다. 뛰어난 기량의 선배들이 있기 때문. 지난 1일 인천 강화군 길상면 SK 퓨처스파크에서 만난 이현석은 그 때문인지 시종일관 겸손한 자세로 인터뷰에 응했다. “아마추어 시절 잘 했다고 해도 선배들의 기량을 아직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기본기가 중요하다는 점을 매번 느낀다”라며 쑥스러워 한 이현석이다.
“박경완 총괄님이 저의 롤모델”이라고 밝힌 이현석은 시종일관 조심스러운 자세를 보여줬다. 그러나 장차 팬들에게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은 지 묻자 그 때 만큼은 당차게 자신의 목표를 분명히 밝혔다. 외모가 주는 강한 인상과 대비되는 겸손한 태도. 그러나 가슴은 신인답게 뜨거웠다. 다음은 이현석과의 일문일답이다.
-프로구단에 입단해 치르는 첫 시즌입니다. 지난해 말 마무리훈련과 올해 초 스프링캠프를 통해 느낀 점이 있나요.
▲ 확실히 아마추어와 프로는 다른 것 같아요. 선배들의 훈련 모습을 보고 또 저도 훈련을 하면서 제 스스로 부족함을 많이 느꼈습니다. 앞으로 더욱 부단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부족하다고 느꼈는지 이야기해줄 수 있는지.
▲ 공격과 수비 모두 부족합니다. 특히 제 본분은 포수잖아요. 공격도 공격이지만 수비에서 기본기를 확실히 쌓는 것이 중요하더라고요. 포구 자세 등 기본적인 자세는 물론이고 세밀한 부분을 가다듬는 데도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SK는 좋은 선배 포수들이 많습니다. 선배들에게 특별히 배운 부분이 있습니까.
▲ 훈련을 함께 하는 자체로도 배운다고 생각해요. (정)상호 선배, (이)재원 선배, (김)민식이 형, (허)웅이 형 다들 저보다 우월한 기량을 자랑하니까요. 아마추어 시절 잘 했다고 명함을 내세울 수가 없습니다. 보고 배우면서 제 부족함을 느끼고 그럴 때마다 기본기를 갈고 닦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대학 시절 우승을 자주 경험했습니다. 그래도 큰 경기 경험을 갖춘 부분이 프로 무대에서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 프로 무대가 장기 레이스라고 해도 1경기, 1경기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더욱이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아마추어와 프로는 엄연히 다르니까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자세로 임하고 있습니다.
-스프링캠프에 참가한 유일한 신인 야수입니다. 그만큼 위축될 수도 있었을 텐데 감사한 선후배 혹은 동기들이 있는지.
▲ 선배들께 다들 감사드립니다. 특히 주장 조동화 선배, 박정권 선배께서 좋은 말씀들 많이 해주셨어요. 그리고 함께 퓨처스팀에 있는 동료 중에는 내야수 임재현 선배에게 감사하다고 하고 싶어요. 고교 시절 임재현 선배가 같은 학교 선배들과 친하게 지내면서 저도 친하게 지냈거든요. 편하게 대해주고 의지가 되는 만큼 항상 고맙지요.
-스스로 생각하는 장점과 앞으로 어필하고 싶은 부분이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 장점이라. 방망이보다는 수비에 장점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안방마님으로서 도루저지, 경기운영능력, 센스 등 수비 전반적인 부분을 모두 어필하고 싶어요. 경기를 책임지는 포수인 만큼 신중한 자세를 지키는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위기에서도 경기를 잘 이끌어가는 포수가 되는 것이 꿈입니다. 무엇보다 팀이 이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니까요.
-우상으로 꼽은 박경완 총괄로부터 스프링캠프에서 원포인트 레슨을 받았다고 들었습니다.
▲ 야구를 시작했을 때부터 한결같이 '박경완 총괄님의 뒤를 잇는 포수가 되고 싶다'라고 생각했어요. 말 그대로 위대한 포수시잖아요. 아무래도 연차 차이가 큰 만큼 제가 먼저 다가가고 질문 드리기가 어렵기도 하지만 우상으로 존경하는 분인 만큼 총괄님의 뒤를 이을 수 있는 포수가 되고 싶습니다.
-아주 먼 훗날 이현석 선수가 은퇴를 할 때, 팬들 앞에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습니까.
▲ 계속 노력할 겁니다. 기본기에 충실한, 이기는 팀의 포수로서 활약하고 훗날 은퇴할 때는 '제2의 박경완'이 아닌 '제1의 이현석'으로 팬들의 뇌리에 남고 싶습니다.
[사진] 이현석 ⓒ SPOTV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