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샤페코엔시 선수단을 태운 비행기가 추락했다

[스포티비뉴스=조형애 기자] 2014년 1부 리그에 입성한 샤페코엔시 선수들이 해맑게 웃고 있다. 이때까지만 해도 이들이 비극의 주인공이 될 줄은 그 누구도 알지 못했다.


2년여 뒤, 2016년 11월 29일(이하 한국 시간). 샤페코엔시 선수단은 브라질에서 출발해 볼리비아를 경유하고 콜롬비아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싣었다. 그리고 그 비행기는 추락했다.


◇ '남미 유로파' 참가하러 가다 날벼락...'샤페코엔시 비행기 참사'

29일 영국 매체 BBC 등 외신에 따르면 비행기에는 선수단을 비롯해 모두 81명이 탑승해 있었다. 그 가운데 생존자는 단 5명으로 전해졌다. 76명이 숨진 대참사의 원인은 아직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현지에서는 사고 수습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추락하며 비행기 본체가 분리되고 기상 문제가 겹쳐 구조 작업에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샤페코엔시는 2014년 브라질 1부 리그에 발을 들여놨다. 네이마르의 친정 팀 산투스가 호령하는 바로 그 리그다. 지난해 샤페코엔시는 14위를 차지했다. 그리고 올해 캄페오나투 산타카타리나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의 기쁨을 만끽한 선수단은 또 다른 목표를 향해 가다 변을 당했다. 샤페코엔시는 아르헨티나의 산로세소를 꺾고 남미의 유로파리그로 불리는 '코파 수다메리카나' 결승에 진출해 있었다. 30일 콜롬비아 아틀레티코 나시오날과 결승을 치르려던 참이었다. 하지만 선수들의 시간은 30일이 되기 전 멈췄다.

이날 사고로 코파 수다메리카나의 남은 경기 일정은 전면 중단됐다. 샤페코엔시 구단 부회장은 "도시에 울음 소리가 가득하다"며 "샤페코엔시는 우리 도시 기쁨의 이유였다"고 말했다. 구단 측은 "신의 가호가 있길 바란다"며 애타는 심경을 밝혔다.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멈춰 버린 시간...'뮌헨 비행기 참사'

▲ 뮌헨 비행기 참사를 기억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축구계 비행기 사고는 안타깝게도 '샤페코엔시 참사' 전에도 있었다. 1958년 2월 6일(이하 현지 시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역사상, 영국 축구 역사상 최악의 비극으로 기억되고 있는 '뮌헨 비행기 참사'가 있었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 전, 맨유를 '명문 구단' 반열에 올려 둔 사람은 맷 버스비 감독이었다. 당시 '버스비 세대'로 불리던 선수들은 유러피언컵(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의 전신)에 1956-57시즌부터 참가해 좋은 성적을 냈다. 이듬해에도 준결승까지 순항했다. 사고는 갑작스러웠다. '버스비 세대'는 유고슬라비아 츠르베나 즈베즈다와 원정 8강에서 준결승 진출을 확정하고 돌아오는 길에 사고를 당했다. 

대회를 위해, 리그 일정을 맞추기 위해 항공기 이용을 택했고, 그들이 가장 원하는 결과를 들고 돌아오던 길이었다. 항공기는 뮌헨 공항에서 급유를 위해 착륙한 뒤 이륙을 위해 몇 번 시도하다 결국 전복됐다. 이 사고로 '버즈비 세대' 주축 선수였던 던컨 에드워즈 등 선수 8명과 구단 스태프, 취재 기자까지 모두 23명이 유명을 달리했다.

살아남은 선수들에게도 비극은 이어졌다. 조니 베리와 잭키 블란치플라워는 사고 후유증으로 제대로 된 선수 생활을 이어 가지 못한 채 은퇴했다. 맨유는 당시 '황금 세대'를 재건하는 데 10여 년이 걸렸다고 평가 받는다.


◇ 축구계 비행기 비극의 시작...'수페르가 항공 참사'

▲ 토리노 서포터들이 수페르가 참사를 추모하고 있다
뮌헨 참사로부터 10여 년을 거슬러 올라가면 '수페르가 참사'가 있다. 이 비극은 1949년 5월 4일 발생했다. 이날 수페르가 언덕에는 비행기 한 대가 추락했다. 그리고 전원이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비행기 안에는 세리에 A 강호 토리노 FC 선수 18명과 코칭스태프, 승무원 등 31명이 탑승해 있었다. 당시 리그 연패를 이어 가던 토리노 선수단의 비극은 곧 이탈리아와 '아주리 군단'의 비극이었다. 토리노 선수들 가운데 10명이 A대표 팀 선수였기 때문이다.

벤피카 원정을 마치고 바르셀로나를 들른 뒤 토리노까지 돌아오는 여정이었다. 비행은 수페르가 언덕에서 끝났다. 구름, 번개 등 기상 악화로 시야가 확보되지 않았고, 조종사가 눈으로 하강을 하다 결국 수페르가 언덕 대성당 벽을 들이받고 말았다.

그해 토리노는 가장 슬픈 리그 우승 팀이 됐다. 이미 리그 우승을 확정한 토리노에 이탈리아축구협회는 4경기가 남았지만 토리노의 우승을 처리했다. 하지만 토리노는 유스 선수들로 팀을 꾸려 리그 끝까지 경기에 나섰다. 그 후 다시 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데 토리노는 27년이 걸렸다.

[영상] 맨유 '뮌헨 참사' 추모 영상 ⓒ배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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