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드웨인 웨이드(34, 시카고 불스)가 친구를 두 번 울렸다.

웨이드는 3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유나이티드센터에서 열린 2016~2017 시즌 미국 프로 농구(NBA)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와 홈경기서 24득점 5리바운드 4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승부처에서 빼어난 집중력으로 '친구' 르브론 제임스를 울렸다. 팀이 클리블랜드를 111-105로 꺾는데 크게 한몫했다. 

여전히 성장하고 있다. 3일 경기 전까지 올 시즌 외곽슛 성공률 37.7%를 기록했다. 데뷔 14년째를 맞아 외곽 라인 바깥에서 커리어 하이 숫자를 쌓았다. 애초 라존 론도-지미 버틀러와 동선 문제가 나타날 것이란 세간의 목소리가 있었다. 웨이드는 몰라보게 향상된 3점슛으로 이들을 침묵하게 만들었다. 이날 경기서도 론도는 트리플 더블, 버틀러는 26점을 쓸어 담으며 '강한 황소 농구'를 자랑했다.

후반 들어 뜨거운 '손끝'을 뽐냈다. 68-66으로 앞선 3쿼터 3분 58초쯤 오른쪽 코너에서 깨끗한 3점슛을 터트렸다. 르브론과 1대1 상황에서 완벽한 드리블 밸런스로 점수 차를 5점으로 벌렸다. 레그 스루 드리블로 틈을 만들었고 다시 스텝 백하면서 슈팅 공간을 확보했다. 자신보다 13cm 큰 르브론을 앞에 두고 반 박자 빠른 슛 릴리스를 보였다.

82-75로 앞선 3쿼터 종료 2분 17초 전엔 환상적인 드리블 스텝을 보여 줬다. 코트 왼쪽 45도에서 지미 버틀러에게 공을 건네받은 뒤 빼어난 첫 스텝으로 JR 스미스를 제쳤다. 이어 르브론 제임스의 슛블록 시도를 무력하게 만드는 눈부신 홉 스텝을 펼쳤다. 미국 중계진은 "시카고 등 번호 3번이 한순간 수비수 시야에서 사라졌다"며 크게 칭찬했다.

▲ 시카고 불스 드웨인 웨이드
쿼터 종료 58초를 남겨 두고는 깔끔한 점프 슛으로 홈 팬들을 열광하게 했다. 툭툭 왼손으로 공을 튕기면서 반대편을 보고 있다가 빠르게 스텝을 왼쪽으로 밟은 뒤 슛을 던졌다. 웨이드 손을 떠난 공은 림 그물을 깨끗하게 통과했다. 앞에서 수비하던 트리스탄 톰슨이 손 한번 쓰지 못하고 웨이드의 아이 페이크에 속았다.

105-101로 앞선 4쿼터 9분 29초 무렵엔 다시 한번 르브론과 1대1 대결에서 웃었다. 앞서 클리블랜드에 연속 7점을 내주며 경기 흐름이 요동친 상황이었다. 웨이드는 코트 오른쪽에서 천천히 드리블하며 틈을 엿보다가 폭발적인 크로스오버로 르브론을 따돌렸다. 완벽한 개인 기량으로 '죽어 있는 공' 상황을 혼자 힘으로 살렸다. 곧바로 이어진 공격에서도 천금 같은 공격 리바운드를 따내며 풋백 점수를 쌓았다. 쐐기포였다. 승리의 추가 시카고 쪽으로 기울었다.

한편, 르브론은 경기 전 컵스 유니폼을 입고 등장했다. 오랜 친구 웨이드와 내기에서 졌기 때문이다. 둘은 지난 11월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우승 팀을 맞추는 '번외 게임'을 펼친 바 있다. 르브론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를, 웨이드는 시카고 컵스 우승을 예견했다. 각자 자신이 속한 연고 구단 야구 팀을 응원했다.

이번 월드시리즈에선 컵스가 웃었다. '염소의 저주'를 깼다. 컵스는 인디언스를 상대로 7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시리즈 스코어 4-3으로 이겨 1902년 이후 108년 만에 우승 반지를 거머쥐었다. 내기에서 진 르브론은 3일 시카고전을 앞두고 컵스 유니폼을 입고 나타났다. 르브론은 경기에서도, 번외 게임에서도 모두 고개를 숙였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