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교덕 기자] UFC 플라이급 챔피언 '마이티 마우스' 드미트리우스 존슨(30, 미국)이 타이틀 9차 방어에 성공했다. 하지만 그 과정이 쉽지 않았다.

존슨은 4일(한국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팜 카지노 리조트에서 열린 디 얼티밋 파이터(TUF) 24 피날레 메인이벤트에서 도전자 팀 엘리엇(29, 미국)에게 역전승했다. 3-0(49-46,49-46,49-45) 판정승이었다.

존슨은 UFC에서 가장 압도적인 챔피언이다. 파운드 포 파운드 랭킹 1위를 지키고 있다. 10연승을 달리고 있었다. 당연히 존슨의 낙승이 예상됐다.

그런데 1라운드 이변이 일어날 뻔했다. 존슨이 엘리엇의 길로틴 초크와 다스 초크에 걸렸다. 가까스로 그립을 풀었지만, 이후에도 엘리엇의 왼손 카운터펀치를 맞아 무릎을 꿇는 등 위기가 계속됐다.

그래도 챔피언은 챔피언이었다. 저력을 얕잡아 볼 수 없었다. 존슨은 숨을 고르고 2라운드부터 야금야금 경기의 주도권을 가져왔다. 테이크다운 이후 상위 포지션을 잡고 파운딩을 치면서 서브미션을 시도했다.

엘리엇은 3연패에 빠지고 UFC에서 방출된 후, 중소 단체 타이탄 FC에서 3연승 하고 옥타곤으로 돌아온 의지의 파이터. 전 세계 중소 단체 플라이급 챔피언들이 모여 경쟁한 TUF 24에서 우승하고 타이틀 도전권을 따냈다.

마이티 마우스를 사냥하고 인생 역전 드라마를 쓰려고 했다. 의지로 리어 네이키드 초크, 스트레이트 암바, 기무라, 암바 등을 막으며 버텼다. 5라운드에 힘을 짜내 테이크다운에 성공하고 길로틴 초크까지 연결해 봤다.

챔피언이 너무 강한 것이 원통할 뿐이었다. 존슨은 위기를 관리할 줄 알았고, 경기 흐름을 되찾아올 줄 알았다. 게다가 지치지 않는 '에너자이저'였다.

존슨은 25번째 승리(1무 2패)를 따냈다. 전 웰터급 챔피언 조르주 생피에르의 타이틀 9차 방어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전 미들급 챔피언 앤더슨 실바가 세운 타이틀 10차 방어 기록에 1승만 남겨 두고 있다.

엘리엇은 13승 1무 7패가 됐다. 돌아온 옥타곤에서 다시 랭커들과 경쟁해야 한다.

DJ와 크루즈 아니면 베나비데즈를 이길 수 없다

플라이급 1위 조셉 베나비데즈(32, 미국)와 2위 헨리 세후도(29, 미국)는 TUF 24의 코치들이었다. TUF에서 계속 신경전을 펼쳤다.

더 중요한 게 걸려 있는 경기였다. 여기서 이겨야 타이틀 도전권을 다시 잡는 데 유리한 위치에 오를 수 있었다. 둘 다 챔피언 드미트리우슨 존슨의 철옹성을 뚫지 못한 바 있다.

사우스포 베나비데즈와 오소독스 세후도는 박빙의 경기를 펼쳤다. 15분 내내 펀치와 킥을 주고받았다. 결과는 베나비데즈의 판정승. 2-1(27-29,30-26,29-27)이었다.

누구에게 우세한 점수를 주기가 애매한 내용이어서 세 심판의 채점이 제각각이었다.

1라운드 로블로 2회로 세후도가 1점을 감점당한 걸 고려하면 한 심판은 세 라운드 모두 베나비데즈에게, 한 심판은 세 라운드 모두 세후도에게 10점을 줬다. 나머지 한 심판은 두 라운드를 베나비데즈가 앞섰다고 봤다.

베나비데즈는 난적을 꺾고 6연승을 달렸다. 25승째(4패)를 기록했다. 그는 딱 두 명에게만 졌다. 밴텀급 챔피언 도미닉 크루즈에게, 플라이급 챔피언 존슨와 싸워 두 번씩 쓴잔을 마셨다.  

세후도는 10연승 뒤 2연패에 빠졌다.

엘렌버거, 왼발 케이지 빈틈에 끼어 패배

제이크 엘렌버거(31, 미국)는 구사일생했다. 2013년부터 승-패-패-패-승-패-패로 하락세를 면치 못하다가 지난 7월 맷 브라운을 1라운드에 보디킥으로 잡아 방출을 면했다.

하지만 연승을 거두는 데 실패했다. 호르헤 마스비달(32, 미국)의 타격에 크게 밀렸고, 마지막엔 불의의 사고로 TKO패의 희생양이 됐다. 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엘렌버거는 마스비달에게 미들킥을 잡혀 펀치 연타를 얻어맞았다. 반대로 마스비달의 미들킥을 옆구리에 맞아 움찔했고 펜스를 등진 상태에서 펀치와 킥 콤비네이션에 허우적거렸다. TKO패 위기에 몰렸다.

겨우 정신을 차리고 일어났지만 곧 예상치 못한 상황이 펼쳐졌다. 마스비달을 향해 뛰어올라 킥을 차고 착지했는데 왼발이 케이지 아래쪽 펜스와 매트 사이 빈틈에 끼었다.

발목을 다쳐 움직이지 못할 때 마스비달의 펀치 소나기가 쏟아졌다. 심판은 1라운드 4분 6초에 경기를 멈췄다.

엘렌버거는 전체적으로 마스비달에게 밀렸다. 그러나 패배의 순간은 운이 따르지 않았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엘렌버거는 12번째 패배(31승)를 기록했다. 다시 방출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몰렸다. 마스비달은 지난해 7월 UFC 라이트급에서 웰터급으로 올라온 뒤 처음으로 2연승 했다. 전적은 31승 11패가 됐다. 

헐크를 기죽인 고릴라

이온 쿠텔라바(22, 몰도바)는 경기 전날 계체 때 온몸을 녹색으로 칠하는 파이터. 그의 별명대로 '헐크'로 변신한다. 

그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UFC 라이트헤비급의 젊은 유망주기 때문이다. 레슬링, 유도, 삼보를 배워 그래플링 기본기도 탄탄한 편이다. 

지난 6월 미샤 서쿠노프에게 암 트라이앵글 초크로 졌지만, 지난 10월 조나단 윌슨을 15분 동안 압박해 판정승했다. 

하지만 UFC 세 번째 경기에서 자신보다 더 헐크 같은 상대를 만나 한 수 배웠다. 자레드 캐노니어(32, 미국)에게 0-3(28-29,28-29,28-29)으로 판정패했다. 

1라운드는 두 번 테이크다운에 성공하며 앞서 나가는 듯했지만, 2라운드부터 캐노니어의 타격 압박에 정타를 여러 번 허용해 역전당했다. 

캐노니어는 헤비급에서 내려왔다. 별명은 킬러 고릴라. 맷집이 대단했다. 2라운드부터 펀치로 헐크를 몰아친 킬러 고릴라는 3라운드에선 아예 가드를 내렸다. 정타를 맞고도 버티면서 기 싸움에서도 완승했다.

쿠텔라바는 옥타곤에서 두 번째로 지고 통산 전적 12승 3패가 됐다. 9번째 승리(1패)를 차지한 캐노니어는 "관리를 잘하면 미들급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말했다.

사라 맥맨, 3년 반 만에 연승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레슬링 여자 자유형 63kg급 은메달리스트 사라 맥맨(36, 미국)은 2011년 종합격투기로 넘어와 2013년까지 7연승을 달렸다.

그러나 2014년 2월 UFC 170에서 당시 여성 챔피언 론다 로우지의 니킥을 복부에 맞고 1라운드 1분 6초 만에 쓰러진 뒤 내리막길을 걸었다. 미샤 테이트에게 판정패했고, 아만다 누네스에게 리어 네이키드 초크에 걸려 탭을 쳤다.

지난 5월 제시카 아이를 꺾어 연패를 끊은 맥맨은 알렉시스 데이비스(32, 캐나다)에게 2라운드 2분 52초 만에 암 트라이앵글 초크로 탭을 받아 3년 반 만에 연승을 기록했다.

데이비스의 펀치를 맞아 충격을 입은 맥맨은 특기인 그라운드 앤드 파운드로 흐름을 이끌었다. 데이비스를 테이크다운 하고 상위 포지션에서 파운딩을 쳤다. 1라운드 데이비스가 트라이앵글 초크를 노렸지만 잘 방어했다.

2라운드 다시 톱 포지션을 잡은 맥맨은 암 트라이앵글 초크로 경기를 끝냈다. 서브미션 승리는 5년 2개월 만이었다.

맥맨은 오랜만에 상승 분위기를 타고 종합격투기 10승째(3패)를 차지했다. 5연승을 하다가 2014년 7월 로우지에게 16초 만에 진 데이비스는 지난해 사라 카프만을 꺾었지만 맥맨을 넘지 못해 17승 7패가 됐다.

매미가 된 마에스트로…김동현 UFC 첫 승

'마에스트로' 김동현(28, 부산 팀 매드/㈜성안세이브)은 지난 6월 UFC 199에서 폴로 레예스와 난타전을 펼치다가 3라운드 KO로 졌다.

이 경기에서 '파이트 오브 더 나이트' 보너스를 받았지만, 이제부턴 보너스가 아니라 생존이 우선. 3연패에 빠지면 방출될 가능성이 컸다.

김동현이 가장 좋아하는 흐름은 테이크다운 하고 톱 포지션에서 상대를 괴롭히다가 서브미션으로 승리를 거머쥐는 것.

UFC 첫 승에 세 번째 도전한 김동현은 사우스포 자세로 서서 오라일리가 타격 거리를 쉽게 잡지 못하게 한 다음, 먼저 클린치 레슬링 싸움을 걸었다.

위험 부담을 줄이기 위해 타격전을 피했다. 클린치에서 테이크다운을 노렸다. 동명이인인 팀 선배 김동현처럼 '매미'가 되기도 했다.

김동현은 3라운드 클린치에서 펜스에 몰려 팔꿈치를 몇 대 허용했지만, 1·2라운드에 톱 포지션과 백 포지션을 오가며 흐름을 주도해 3-0(29-28,29-28,29-28)으로 판정승했다.

김동현은 국내 종합격투기 대회 TFC 라이트급 챔피언 출신. 1년 4개월 만에 짜릿한 승리를 즐기고 전적 14승 3무 8패를 만들었다.

오라일리는 UFC 3패째를 기록하고 통산 전적 6승 3패가 됐다. 방출을 걱정해야 한다.

TUF 24 피날레 결과

[플라이급 타이틀전] 드미트리우스 존슨 vs 팀 엘리엇
드미트리우스 존슨 5R 종료 3-0 판정승(49-46,49-46,49-45)

[플라이급] 조셉 베나비데즈 vs 헨리 세후도
조셉 베나비데즈 3R 종료 2-1 판정승(27-29,30-26,29-27)

[웰터급] 제이크 엘렌베거 vs 호르헤 마스비달
호르헤 마스비달 1R 4분 5초 부상 TKO승

[라이트헤비급] 이온 쿠텔라바 vs 재레드 캐노니어
재레드 캐노니어 3R 종료 3-0 판정승(29-28,29-28,29-28)

[여성 밴텀급] 사라 맥맨 vs 알렉시스 데이비스
사라 맥맨 2R 2분 52초 암트라이앵글초크 서브미션승

[플라이급] 브랜든 모레노 vs 라이언 베노잇
브랜든 모레노 3R 종료 2-1 판정승(28-29,29-28,29-28)

[페더급] 그레이 메이나드 vs 라이언 홀
라이언 홀 3R 3-0 판정승(30-27,30-27,29-28)

[밴텀급] 롭 폰트 vs 맷 슈넬
롭 폰트 1R 3분 47초 니킥-펀치 KO승

[라이트급] 김동현 vs 브랜든 오라일리
김동현 3R 3-0 판정승(29-28,29-28,29-28)

[여성 스트로급] 카일린 커란 vs 제이미 모일
제이미 모일 3R 3-0 판정승(30-27,30-27,30-27)

[미들급] 엘비스 무타프치치 vs 앤서니 스미스
앤서니 스미스 2R 3분 27초 펀치 TKO승

[라이트헤비급] 조슈아 스탠스버리 vs 데빈 클락
데빈 클락 3R 3-0 판정승(30-27,30-27,2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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