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더레이 실바는 오는 29일 라이진 토너먼트 8강전에 출전하지 못한다.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기자] 반더레이 실바(40, 브라질)는 지난 9월 25일 일본 종합격투기 대회 라이진(RIZIN)을 링 사이드에서 지켜봤다. 그리고 다음 날 기자회견에 참석해 후배 파이터들에게 훈계했다.

"싸우는 것을 두려워하는 선수들이 보였다. 이기기 위해 경기하는 것이 아니라 투쟁심을 갖고 싸우는 것을 보고 싶었다. 오는 12월 29일 내가 미르코 크로캅(42, 크로아티아)과 경기에서 싸움이 무엇인지 본보기를 보여 주겠다"고 외쳤다.

실바는 오는 29일 일본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에서 열리는 연말 이벤트 라이진 무제한급 토너먼트 8강전에서 크로캅과 3차전을 펼칠 예정이었다. 일본 팬들에게 '도끼 살인마'의 컴백을 알리겠다며 자신만만해했다.

그런데 실바의 투쟁심 가득한 싸움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터졌다. 크로캅과 인터넷에서 한판 붙었다.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시나리오로 흘러가고 있다.

크로캅이 실바를 먼저 공격했다. 2일 페이스북에서 "방금 라이진으로부터 실바가 나와 싸우길 원하지 않는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는 겁을 먹고 마음을 바꿨다. 실바는 기자회견에서 터프한 척했다. 그는 내게 진짜 싸워 보자고 했다. 그런 그를 보고 배짱이 대단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은 쓰레기처럼 행동한다. 그는 두려워하지 않는 전사였고 진정한 '도끼 살인마'였다. 그런데 지금은 모기밖에 못 잡는 겁쟁이일 뿐"이라고 비난했다.

크로캅은 실바에게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에 손님으로도 오지 마라. 만나면 때릴지도 모른다. 지금까지 그를 파이터로서 존중했다. 이제 그에게 맞는 새로운 별명을 붙이겠다. '겁쟁이(치킨)' 반더레이 실바"라고도 했다.

크로캅이 공격하자 실바는 영상 '셀카'로 맞섰다. 5일 유튜브에 크로캅을 반박하는 영상을 올렸다. 프로 파이터는 완벽한 몸 상태에서 싸워야 하는데 자신의 몸이 100퍼센트가 아니라는 내용이었다.

"몸을 회복하고 있다. 이번 경기에서 온전한 몸으로 싸울 수 없다. 난 프로 파이터다. 크로캅은 물론 상대가 누구라도 준비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싸우지 않는다. 날 놀라게 한 건 미르코 크로캅이라는 작자가 내 앞에선 날 전설의 파이터라고 띄우다가 컴퓨터에 앉아선 날 욕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왜 내 얼굴 앞에서 그런 얘기를 못 하는가? 모니터 앞에서만 남자가 되는가? 지금 누구에게 말하고 있는지 알고는 있는 것인가? 걱정하지 마라. 지금은 아니더라도 넌 내게 잡히게 될 것이다. 널 쓰러뜨리는 방법을 안다. 네가 날 두려워하고 있다는 걸 안다."

이어 실바는 "거액의 파이트머니를 제안 받았다. 100만 달러(약 11억 7,000만 원)였다. 30초만 싸워도 난 그 돈을 챙길 수 있다. 그러나 난 프로 파이터고 정직한 사람이다. 100% 상태가 되지 않고선 싸우지 않는다. 모두가 내가 심각한 부상에서 빠져나오고 있다는 걸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크로캅과 실바는 프라이드에서 두 차례 맞붙었다. 상대 전적은 크로캅이 1승 1무로 앞선다. 2002년 4월 프라이드 20에서 비겼다. 5분 3라운드 동안 한쪽이 KO나 서브미션으로 승리하지 못하면 무승부가 되는 경기였다. 2006년 9월 프라이드 무제한급 그랑프리 준결승전에선 크로캅이 하이킥으로 실바를 쓰러뜨렸다.

실바가 오는 29일 출전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크로캅의 대체 상대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크로캅과 실바 3차전이 라이진의 사실상 메인이벤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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