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룹 젝스키스. 제공|YG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스타=심재걸 기자] '20주년', 2016년 올 한 해 가요계에서 가장 많이 거론된 단어 중 하나다. 아이돌 시대를 국내에 처음 열었던 맞수 H.O.T, 젝스키스가 올해 데뷔 20주년을 맞은 해였다.

그 중 젝스키스는 재결합에 성공하며 1세대 아이돌 컴백에 불을 지폈다. 젝스키스의 파급력은 예상보다 강했다. 

지난 4월 MBC '무한도전-토토가2'를 통해 16년 만에 재결합한 젝스키스는 뜨거운 조명을 받았고 YG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맺었다. 이후 9월 서울에서 두 차례 열린 단독 콘서트에서 2만석을 매진시켰다. 

1회성 이벤트로 그치지 않았다. 10월 발표한 싱글 '세 단어'는 발매와 동시에 멜론 등 국내 주요 음원사이트 실시간 차트 1위를 휩쓸었다. 국내뿐 아니라 중국 및 아시아 주요 차트에서도 상위권을 차지했다.

S.E.S도 14년 만에 다시 뭉쳐 젝스키스의 화려한 귀환을 뒤따라간다. 내년 20주년 기념 프로젝트에 시동을 걸었다. 지난달 히트곡 '러브'를 재해석한 '러브 스토리'를 발표했던 S.E.S는 다음 달 2일 스페셜 앨범을 발매한다. 연말에는 단독 콘서트도 준비했다.

젝스키스의 맞수였던 H.O.T는 끝내 재결합이 무산됐다. 하지만 강타, 문희준 등 일부 멤버들이 적극적으로 팬들과 소통하고 있다. 두 사람은 각각 20주년 기념 솔로 앨범을 내고 콘서트를 열었다. 

1세대 아이돌의 재결합은 멈추지 않고 계속될 전망이다. 그룹 NRG도 최근 팬미팅을 열고 내년 컴백 준비에 나섰다. '날개', '책임져' 등의 히트곡을 남긴 언타이틀도 깜짝 복귀를 준비 중이다. '이 밤의 끝을 잡고', '천생연분' 등의 솔리드 역시 재결합 소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처럼 1세대 아이돌이 부활한 배경에는 30~40대 팬층의 든든한 지원이 있다. 경제력을 갖춘 이들에게 1세대 아이돌은 10~20대를 추억할 수 있는 다리 역할이 됐다. 실제로 서울 이태원에 마련된 젝스키스 팝업스토어에는 하루 1000여 명이 몰렸다. 아이 손을 잡고 방문하는 팬들이 상당수였다. 

가수 당사자들의 달라진 이해관계도 큰 작용점이 되고 있다. 1990년대만 해도 계약 기간의 개념이 명확하지 않아 회사와 갈등이 심해지면 해체되는 경우가 빈번했다. 이제는 주도적으로 활동 방향을 정할 수 있는 위치가 되고, 제작자도 무리하게 요구하는 부분이 적어서 수월하게 재결합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 가요 관계자는 "문화 콘텐츠에서 추억은 중요한 감성 요소"라며 "더이상 아이돌이 힘들 것이라는 편견을 깨는 장면도 큰 대리만족을 주고 있다"고 1세대 아이돌의 재결합 현상을 분석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같은 형태가 반복되면 서서히 식을 수밖에 없다. 추억을 자극하면서도 현재와 맥락이 통해야 한다"며 "그 선을 어떻게 잘 유지하는지가 재결합 이후 생명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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