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날이 무뎠다. 서부 지구에서 가장 위력적인 2대2 파트너로 꼽히는 크리스 폴(31)-블레이크 그리핀(27, 이상 LA 클리퍼스)이 고개를 숙였다. 눈부신 수비 조직력을 보인 '골든스테이트 방패'를 전혀 뚫어 내지 못했다.

클리퍼스는 8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센터에서 열린 2016~2017시즌 미국 프로 농구(NBA)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 원정 경기서 98-115로 졌다. 주축 2인의 부진이 뼈아팠다. 그리핀은 12점 9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실책 수는 7개나 됐고 야투율도 25%에 머물렀다. 폴은 15점 5어시스트를 챙기는 데 그쳤다.  

폴-그리핀 콤비의 '창'이 구단 첫 야투를 책임졌다. 0-0으로 맞선 1쿼터 46초쯤 오른쪽 엘보 지역에서 그리핀이 깔끔한 점프 슛을 꽂았다. 코트 정면으로 천천히 드리블하며 빈 곳에 자리한 동료를 살피는 폴의 시야가 빛났다. 그리핀은 리그 최고 포인트가드의 질 좋은 패스를 받고 여유 있게 페이스업으로 전환한 뒤 반 박자 빠른 슛 릴리스를 보였다.

4-5로 끌려가던 1쿼터 3분 49초께엔 얼리 오펜스 상황에서 폴이 컷 인하는 그리핀에게 바운드 패스를 찔렀다. 그리핀은 효과적으로 자자 파출리아의 컨테스트를 피하며 레이업 슛을 올렸다. 두 선수의 날카로운 2대2 게임, 기브 앤드 고 플레이가 팽팽한 흐름을 만들었다.

▲ LA 클리퍼스 블레이크 그리핀(왼쪽)-크리스 폴
그러나 위력은 오래가지 않았다. 잦은 실책이 발목을 잡았다. 2-2로 맞선 1쿼터 1분 23초쯤 폴이 오른쪽 코너에서 실책을 저질렀다. 볼 간수에 실패하며 공격권을 골든스테이트에 내줬다. 폴은 걸음을 크게 옮기며 심판에게 항의했다. 이때 가벼운 접촉이 일어났다. 곧바로 폴에게 테크니컬 파울이 선언됐고 상대에 자유투 1개를 허락했다.

이어진 공격에선 그리핀의 패스 실책이 나왔다. 208cm 거구가 빠르게 림 쪽으로 파고든 뒤 왼쪽 45도에 있는 폴에게 킥아웃 패스를 건넸다. 그러나 커리에게 공을 뺏겼다. 패스 길을 완벽하게 읽혔다. 이후 그리핀은 박스 아웃 상황에서 파울, 패스 턴오버 2개 등 1쿼터에만 5실책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 '올해의 수비수' 부문 2위에 오른 드레이먼드 그린의 빼어난 대인방어에 고전했다. 공격에서 제 리듬을 찾지 못하자 경기력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폴은 안쪽으로 들어가질 못했다. 안드레 이궈달라, 그린, 파출리아 등이 번갈아 지키는 골든스테이트 코트 정면을 뚫지 못했다. 빅맨 스크린을 활용해 커리를 따돌려도 좀처럼 자유투 아치형 존에서 더 나아가지 못했다. 주전 포인트가드가 묶이니 팀의 원활한 공간 창출도 이뤄지지 않았다. 리그 정상급 슈터 JJ 레딕이 전반 동안 단 1개 야투 시도에 그칠 만큼 볼 흐름이 뻑뻑했다. 부진한 팀 경기력을 한두 선수 탓으로 돌릴 순 없다. 그러나 전반적인 경기 리딩을 책임지는 주전 1번이 짊어져야 할 무게가 있다. 폴의 침묵은 클리퍼스 완패에 큰 영향을 미쳤다.

주전들이 다시 나선 3쿼터에 또다시 점수 차가 벌어졌다. 클리퍼스는 2쿼터 동안 벤치 멤버 자말 크로포드, 오스틴 리버스가 활약하며 반등 분위기를 만드는 듯했다. 그러나 좋은 흐름을 이어 가지 못했다. 13점까지 좁혀졌던 점수 차가 다시 10점대 후반으로 벌어졌다. 3쿼터가 끝났을 때 클리퍼스 주전 5인의 코트 마진은 -77점에 이르렀다. 폴이 코트 마진 -18점, 그리핀은 -11점으로 고개를 떨궜다. 두 선수는 9실책을 합작하며 좀처럼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날 경기 마지막 12분은 의미가 적었다. 클리퍼스는 주축 2인의 부진 속에 힘 한번 쓰지 못하고 무너졌다. 최종 점수 차는 17점이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