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르센 벵거 아스널 감독

[스포티비뉴스=조형애 기자] '빅 이어'로 가는 아르센 벵거 아스널 감독의 길이 참 험난하다. 아스널이 2016-17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전에서 또 달갑지 않은 상대를 만났다. 이번엔 '독일 강호' 바이에른 뮌헨이다.

12일(이하 한국 시간) 열린 조 추첨식 이후 두 구단은 SNS로 짧은 글을 주고받았다. 최근 5시즌 동안 16강에서 두 번이나 맞대결을 펼쳤던 두 팀의 대화다.

아스널 - "또 이러네요... (It's happened again...)"

바이에른 뮌헨 - "안녕 또 만났네요! (Hello again!)"

아스널은 2012-13, 2013-14 시즌 연속 뮌헨을 만나 8강 진출이 좌절됐다. 8강 길목을 막은 건 뮌헨뿐만이 아니었다. 아스널은 16강에서 연달아 우승 후보들을 만나며 일찍 짐을 쌌다. 올해에도 벤피카, 레버쿠젠, 포르투, 세비야 등 비교적 우위를 보일 수 있는 팀을 만날 수 있었다. 아스널로서는 바이에른 뮌헨과 레알 마드리드만 피하면 됐다. 하지만 결과는 얄궂었다.

'아스널 과학', '16강 저주'로까지 불리는 이유다. 최근 6시즌, 운이 참 따라 주지 않았던 아스널의 대진을 다시 살펴봤다.


◇ 2010-11시즌 16강전 : 아스널 3 - 4 바르셀로나

아스널이 8강에 진출한 건 7시즌 전 일이다. FC 포르투를 1·2차전 합계 6-2로 누르고 8강에 오른 아스널은 FC 바르셀로나와 만났다. 1차전에서 2-2로 비겼지만, 2차전에서 4골을 연달아 내주며 1-4로 무너졌다.

그리고 한 시즌 뒤인 2010-11시즌, 16강전에서 바르셀로나를 다시 만났다. 1차전에서는 2-1로 이겼다. 하지만 2차전에서 1-3으로 지며 8강 티켓을 내줬다. 아스널의 도전은 멈췄고, 바르셀로나는 우승을 거머쥐었다.


◇ 2011-12시즌 16강전 : 아스널 3 - 4 AC 밀란

최근 세리에 A는 '유벤투스가 우승하는 리그'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당시 AC 밀란은 논란의 여지가 없는 세리에 강호였다. 2010-11 시즌, 밀란은 스쿠데토를 차지하고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행 티켓을 따냈다.

F조 1위로 조별 리그를 통과한 아스널의 상대가 H조 2위 밀란이었다. CSKA 모스크바, 바젤, 레버쿠젠 등도 상대가 될 수 있었지만 결국 밀란과 매치가 성사됐다. 결과는 1·2차전 합계 3-4 패배였다. 1차전 0-4  대패를 2차전에서 되돌리기까지 한 골이 모자랐다.


◇ 2012-13시즌 16강전 : 아스널 3 - 3 바이에른 뮌헨 (A)

B조 2위로 조별 리그를 통과한 아스널은 바이에른 뮌헨과 만났다. 워낙 각 조 1위 팀이 쟁쟁했기 때문에 그 어떤 팀과 맞붙어도 쉽지 않은 경기가 예상됐다.

C조 1위 말라가와 맞붙는다면 아스널에는 최상의 시나리오가 될 뻔했다. 하지만 그런 운은 따라 주지 않았고, 아스널은 1·2차전 합계 3-3을 타이를 이루고도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8강행이 좌절됐다. 

▲ 아스널은 6년 연속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 2013-14시즌 16강전 : 아스널 1 - 3 바이에른 뮌헨

설욕의 기회는 한 시즌만에 주어졌다. 아스널은 조별 리그를 또 2위로 통과하면서 어려운 길을 자초했다.

안방에서 열린 1차전에서 0-2로 무너진 아스널은, 2차전에서 1-1 무승부를 거뒀다. 후반 10분 실점한 뒤, 2분여 만에 따라붙었지만 거기까지였다. 역전 골이 터지지 않으면서 2년 연속 바이에른 뮌헨에 무릎을 꿇었다. 


◇ 2014-15시즌 16강전: 아스널 3 - 3 AS 모나코 (A)

2014-2015시즌 아스널에 행운이 따르는 듯했다. 아스널은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 바이에른 뮌헨 등 즐비한 강호들을 비껴 가며 AS 모나코와 16강전에서 만났다. '16강에서 탈락'이라는 불운을 떨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고, 아스널이 우세할 것으로 점쳐졌다.

뚜껑을 열어 보니 달랐다. 홈에서 3-1로 지면서 패색이 짙게 깔렸다. 원정에서 3골을 넣기란 쉽지 않았다. 아스널은 2차전에서 2-0으로 이겼지만,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또다시 짐을 쌌다.


◇ 2015-16사즌 16강전 : 아스널 1 - 5 바르셀로나

행운은 두 시즌 연속 찾아오지 않았다. 아스널은 2015-16시 즌 곧바로 '디펜딩 챔피언' 바르셀로나를 만났다. 역시 쉽지 않았다. 1차전에서 리오넬 메시에게 멀티 골을 내주며 0-2로 졌고, 2차전에서는 메시, 루이스 수아레스, 네이마르에게 한 골씩 실점하면서 1-3으로 무너졌다.

같은 기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맨체스터 시티가 조별 리그 탈락의 고배를 마시기도 했지만, 아스널은 꼬박꼬박 조별 리그를 통과했다. 하지만 16강 문턱을 넘지 못했다. 벌써 6년 째다. '16강 과학'을 제 손으로 깰지, 그 기간을 늘릴지 2017년 초 결판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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