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고개를 떨궜다. 48분 내내 단 한번도 미소를 짓지 않았다. 러셀 웨스트브룩(28, 오클라호마시티 선더)이 잦은 항의·낮은 야투율로 명성에 걸맞은 경기력을 보이지 못했다. 팀의 19점 차 대패를 막지 못했다.

웨스트브룩은 14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 모다센터에서 열린 2016~2017시즌 미국 프로 농구(NBA)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와 원정 경기서 20점 6리바운드 6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야투 성공률 36.8%로 부진했다. 코트 마진도 -10점에 그쳤다. 팀도 포틀랜드에 95-114로 졌다. 연승을 만들어 내지 못했다.

전반 동안 썩 만족스럽지 못한 경기력을 보였다. 15점을 넣었지만 야투율이 38.5%에 그쳤다. 어시스트 5개를 배달하며 내·외곽에 자리한 스티븐 아담스, 도만타스 사보니스의 득점을 도왔다. 턴오버도 1개로 적었다. 그러나 경기 외적인 부문에서 팀 분위기를 저해했다. 잦은 판정 항의로 흐름을 툭툭 끊었다. 짜증 섞인 반응을 보이다 백코트가 늦는 장면도 여럿 나왔다. 2쿼터 막판에는 공을 백보드 쪽으로 던져 물의를 빚었다. 테크니컬 파울이 불리진 않았으나 리더로서 책임감을 보이지 못했다.

▲ 오클라호마시티 선더 러셀 웨스트브룩
오클라호마시티는 첫 24분간 팀 야투율 34.8%에 머물렀다. 웨스트브룩의 1선 돌파 뒤 공간 창출이 막힐 때 바깥에서 해결해 줄 수 있는 요원이 적었다. 2옵션 빅터 올라디포의 손목 부상이 아쉬웠다. 안드레 로벌슨-조프리 라번-알렉스 아브리네스 등 '선더 양궁 부대'의 3점슛 성공률이 21.4%에 그쳤다. 답답한 공격 흐름을 보이며 전반을 52-68로 크게 뒤진 채 마무리했다.

56-77로 뒤진 3쿼터 5분 11초쯤 코트 오른쪽 45도에서 추격 3점포를 터트렸다. 2분여 뒤에는 돌파 뒤 슛을 올리는 과정에서 아담스에게 'A패스'를 건넸다. 웨스트브룩의 손을 떠난 공은 아담스의 깔끔한 오른손 훅슛으로 이어졌다. 미국 중계진은 "방금과 같은 장면이 더 많이 나와야 한다.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땐 플랜에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 웨스트브룩 선택지에 '이타심'이 추가된다면 더 위대한 공격수가 될 것"이라며 상황을 분석했다.

그러나 여기까지였다. CJ 맥컬럼에게 3쿼터에만 9득점을 허락했다. 전반 동안 4득점으로 부진했던 포틀랜드 2옵션에게 잇따라 1선 수비가 허물어졌다. 3쿼터 막판에는 데미안 릴라드-메이슨 플럼리에게 두 차례나 앨리웁 플레이를 내줬다. 릴라드에게 코트 왼쪽 45도, 정면이 뚫렸고 이때 림 어택을 시도하는 플럼리의 동선도 체크하지 못했다. 경기 흐름을 완전히 뺏겼다. 3쿼터 스코어보드에 19-24가 새겨졌다.

4쿼터엔 코트를 밟지 않았다. 마지막 12분 동안 사이드라인에서 부상으로 양복을 입은 올라디포와 얘기를 나눴다. 웨스트브룩은 14일 경기 내내 단 한번도 웃지 않았다. 특유의 신명 나는 농구를 전혀 펼치지 못했다. 기록지는 여전히 풍성했으나 개인과 팀 모두 고개를 떨궜다. 초반부터 심판 판정에 제 페이스를 잃었고 흐름에 잔물결을 일게 할 수 있었던 2쿼터 후반에도 부진한 야투 감각과 효과 적은 항의 제스처로 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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