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우리 15명은 하나였다. '마지막 퍼즐'에만 신경을 쏟았다. 돋보이기보다 희생을 택했고 한 발 더 움직이며 동료를 살폈다. 어느 순간 한 몸처럼 움직이는 '원 팀(One Team)'을 느낄 수 있었다. 우승이라는 달콤한 조각에 입맞춤했다. 기적처럼 꿈을 이뤘다. 우리가 바로 클리블랜드다."

'킹' 르브론 제임스(32,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가 눈물을 보였다. 2015~2016 시즌 미국 프로 농구(NBA) 파이널 우승을 확정 지은 뒤 "클리블랜드"를 소리 높여 외쳤다. 무수히 많은 새 역사를 썼다. NBA 역사상 처음으로 파이널 무대에서 시리즈 스코어 1-3을 뒤집었다. 클리블랜드 창단 첫 우승을 이끌었다. 미국 4대 프로 스포츠 기준 52년 만에 연고 지역에 우승을 안겼다.

시리즈 7차전 종료 1분 50초 전 역사에 남을 장면을 만들었다. 스테픈 커리-안드레 이궈달라가 합작한 속공 야투를 저지했다. 공격권을 내준 시점부터 전력으로 백코트 해 환상적인 체이싱 다운 블록을 완성했다. '더 블록(The Block)'으로 불렸다. 1998년 파이널에서 마이클 조던이 터트린 '더 샷'에 이어 정관사 'the'가 붙은 플레이가 또 하나 탄생했다. 골든스테이트 안방이 얼어붙었다.

지난 시즌 '마지막 48분'은 1998년 이후 최고 TV 시청률을 거뒀다. 'AP통신'은 'NBA가 조던의 그림자를 덜어 내는 거대한 발자국을 찍었다. 정규 시즌 최다승 기록을 새로 쓴 골든스테이트가 패러다임 전환기에 놓인 현대 농구 변화상을 상징한다면 르브론의 파이널 퍼포먼스는 리그 역사에 길이 남을 '역전 스토리'를 입혔다'고 설명했다. 이 시리즈가 70년 미국 프로 농구사에서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 2015~2016시즌 미국 프로 농구(NBA) 파이널에서 7차전까지 가는 명승부를 펼친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스테픈 커리(왼쪽)-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르브론 제임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7차전이 열리기 전 '골든스테이트가 2시즌 연속 파이널 우승을 이룬다면 구단 가치가 3억 1000만 달러 정도 상승하는 효과를 볼 것이다. 거꾸로 클리블랜드가 1964년 NFL(프로 미식축구)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이후 지역 사회에 프로 스포츠 우승을 안긴다면 2억 달러에 가까운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다'고 밝혔다. 7차전 한 경기에 5억 달러가 넘는 '가치'가 부여됐다. 코트 안팎으로 다양한 스포츠 산업 효과가 맞물린 경기였다.  

클리블랜드 우승은 긴 여운을 남겼다. 연고지로 돌아가 펼친 카퍼레이드에선 비공식 집계로 105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모였다. 2000년대 이후 가장 많은 숫자였다.

한국 농구 팬들도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지난 6월 20일(한국 시간) 파이널 7차전을 인터넷으로 본 동시 접속자 수는 최다 25만 명에 이르렀다. 실시간 인기 검색에도 NBA 파이널 관련 단어가 줄을 이었다. SPOTV 영상 조회 수는 7차전 한 경기만 22만에 달했다. 뉴스 클릭 수는 45만이 넘었다. 여기에 포털 사이트·농구 커뮤니티로 영역을 넓혀 살핀 파급 효과 등을 고려하면 올여름 거대한 '농구 공론장'이 이뤄졌다고 볼 수 있다. 농구 중흥기였던 1990년대가 떠올랐다. 그때로 다시 돌아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영상] 2015-16 NBA 파이널 7차전 'CLE vs GSW' ⓒ 스포티비뉴스 장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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