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싱 원로 한보영 전 MBC 해설 위원은 젊은 세대들의 협력을 부탁했다. ⓒ복싱M 제공

[스포티비뉴스=홍은동, 이교덕 격투기 전문 기자] "비참한 마음 감출 길 없다."

한보영 전 MBC 해설 위원은 30일 서울 그랜드힐튼에서 열린 복싱매니지먼트코리아(이하 복싱M) 이향수 신임 회장 취임식 축사에서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한국 복싱이 이렇게 5개 단체로 쪼개지리라 생각하지 못했다. 나를 포함해 원로들의 책임이 크다. 잘못을 저질렀다"고 한탄했다.

한보영 전 위원은 기자 출신이다. 1980년부터 2007년까지 MBC에서 중계되는 복싱 경기 해설을 맡았다. 유명우 박종팔 등 세계 챔피언의 탄생을 지켜봐 온 복싱 역사의 산증인이다.

한국 복싱 전성기를 함께했기 때문에 지금의 현실이 더 뼈아프다. 한국권투위원회(KBC) 중심으로 돌아가던 한국 복싱은 단체가 쪼개지면서 방향을 잃었다.

한국권투위원회(KBC) 한국권투연맹(KBF) 한국권투협회(KBA) 한국프로권투연맹(KPBF) 복싱매니지먼트코리아(KBM)가 각자 길을 걷고 있다.

통합의 노력이 전혀 없었던 건 아니다. 지난해 1월 한국권투위원회와 한국권투연맹이 교류전을 치러 통합의 물꼬를 트는가 했다. 그러나 단체 이름을 놓고 이견 차를 보여 흐지부지됐다.

한보영 전 위원은 이향수 회장 등 다음 세대들이 열린 마음으로 복싱의 부활을 이끌어 주기를 기대했다.

"다행히 이향수 복싱M 신임 회장이 여러 단체 관계자를 만나 협력을 이끌어 내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진작에 진행됐어야 할 일이었다. 여기 젊은 관장님들의 의욕을 높게 산다. 끓는 피로 뭉쳤으면 좋겠다. 뭉치면 산다. 한국 복싱은 뭉쳐야 한다"고 당부했다.

지난 1월 복싱M의 대외 업무를 맡게 된 이향수 신임 회장은 한보영 전 위원과 수많은 복싱인들의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다짐했다.

취임사에서 "타 단체 관계자들을 만나고 있다. 올해 연말에 단체들이 모여 합동 대회를 열 수 있도록 계속 교류하겠다. 복싱인들이 힘을 실어 달라"고 말했다.

복싱M은 신인 최강자전 '배틀로얄'을 여는 등 매달 대회를 개최하며 활발하게 활동하는 단체다. 오는 31일 그랜드힐튼에서는 배틀로얄 준결승전(낮 12시 50분 SPOTV 생중계)을 연다.

이향수 회장은 계체에 참가한 신인 선수들을 향해 "여러분들이 미래의 챔피언들이다. 복싱의 중흥을 이끌어 달라"고 부탁했다.

▲ 신인 최강전 배틀로얄 준결승전에 나서는 백대현과 길태산(에뚜빌). 홍보 대사 이정용 씨와 이향수 복싱M 신임 회장(오른쪽)이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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