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광주, 고유라 기자] KIA 타이거즈 코칭스태프는 6일 불면의 밤을 보냈을 듯하다.
KIA는 이날 광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투수진이 14안타 11볼넷을 내주며 4-14로 완패했다. 전날(5일) 힘들게 8회 경기를 다시 앞서며 6-4로 승리, 2연패에서 탈출했던 KIA지만 다시 한 번 충격적인 패배로 리그 하위권 탈출에 실패했다.
14피안타는 큰 문제가 아니었다. 오히려 볼넷이 많아진 것이 KIA의 발목을 잡았다. KIA 투수진은 이날 몸에 맞는 볼 1개까지 총 12사사구를 허용했다. 이는 지난 3월 30일 NC가 한화전에서 기록한 13사사구에 이어 올 시즌 한 경기 팀 최다 사사구 허용 2위였다.
KIA는 선발 황인준이 3⅔이닝 동안 5개의 볼넷을 허용하면서 83개의 공을 던지고 일찍 마운드를 내려왔다. 다음에 마운드에 오른 이민우도 4회 첫 타자 제리 샌즈에게 볼넷을 내주는 등 불안하게 시작했다. 결국 5회 선두타자 볼넷과 안타 2개로 무사 만루에 몰린 채 이준영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3-3으로 맞선 팽팽한 상황. 이준영은 첫 타자 주효상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하면서 리드를 허무하게 다시 내줬다. 2스트라이크 유리한 볼카운트를 잡고도 제구가 급격하게 무너졌다. 이어 이정후, 김하성에게 연속 적시타를 맞았다. 박병호에게도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한 뒤 샌즈에게 2타점 적시타를 내줬다. 서건창은 다시 볼넷으로 출루. KIA는 아웃카운트 하나 잡지 못하고 9타자 연속 출루를 허용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결국 지친 야수들이 실책을 범하며 추가점이 나왔다. 5회 시작부터 송성문의 삼진으로 1아웃이 나오기까지 30분에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 KIA 투수들은 그 긴 시간 동안 타자들과 싸운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제구력, 혹은 멘탈과 싸웠다. 올 시즌 KIA는 59개의 볼넷을 내줘 리그 최다 1위를 기록 중이다.
KIA는 지난해 필승조로 나섰던 임창용이 팀을 떠나고 윤석민, 김세현이 각각 부상으로 스프링캠프부터 조기 귀국하면서 마운드 구상이 꼬였다. 김윤동이 마무리 자리를 맡았으나 중간 투수가 텅 비었다. 고영창, 하준영 등 필승조 경험이 없는 어린 선수들에게 그 부담이 넘어갔고 그들의 자리는 또 다른 어린 선수들이 채워야 했다.
선발진 역시 임기영이 옆구리 통증으로 지난달 말소되면서 황인준이 시급하게 대체 선발로 나섰다. 사실상 양현종과 김윤동을 제외하고는 풀타임 선발, 필승조로 뛰어본 적이 없는 투수들이 보직을 맡았다. 그들의 경험 부족과 심적 부담은 마운드에서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 KIA는 6일 14실점으로 시즌 팀 평균자책점이 10위(6.05)까지 떨어졌다.
올 시즌을 앞두고 육성 강화 필요성을 느낀 김기태 감독은 수석코치 제도를 없애는 대신 강상수 투수총괄코치를 영입해 이대진, 서재응 코치와 함께 1군 투수들을 육성하게 했다. 그러나 1경기 1경기가 피말리는 1군에서 성적과 육성이 함께 이뤄지는 일은 쉽지 않다. 하준영, 고영창이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면서 팀에 희망을 안기고 있지만 전체적인 투수진의 육성은 아직 갈 길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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