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2 한일 월드컵 16강, 이탈리아전에서 토티 퇴장
[스포티비뉴스=박대성 기자] 2002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과 이탈리아 심판을 봤던 비론 모레노가 말문을 열었다. 프란체스코 토티는 시뮬레이션을 했고 퇴장은 옳았다. 

한국에 2002년은 잊을 수 없는 해다. 부산에서 폴란드를 꺾고 돌풍을 만들었고, 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다. 토너먼트에서도 한국의 압박 축구는 유효했다. 이탈리아와 스페인을 넘고 월드컵 4강 신화를 썼다.

이탈리아전은 혈투였다. 젠나로 가투소, 토티, 파올로 말디니, 잔루이지 부폰, 알레산드로 델 페이로를 보유한 이탈리아와 싸웠지만, 전반전 크리스티안 비에리에게 실점했다. 세계 최고의 벽을 실감한 순간이었다.

그러나 한국은 포기하지 않았다. 거스 히딩크 감독은 홍명보를 빼고 차두리를 투입하는 초강수를 꺼냈다. 경기 종료 직전, 설기현이 동점골을 뽑아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고 안정환의 골든골로 극적인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탈리아는 연장전에 수적 열세를 겪었다. 토티가 시뮬레이션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받았다. 모레노 심판의 결단은 한국에 최고였지만, 이탈리아에는 물음표였다. 모레노 심판은 17년이 지난 10일(한국시간) 이탈리아 ‘풋볼 이탈리아’, ‘Vvox’ 등을 통해 한국전 그 날을 회상했다.

모레노 심판은 17년이 지나도 판정을 번복하지 않았다. 그는 “토티의 페널티 킥이 아니었다. 난 한국 선수가 볼을 먼저 건드린 것을 봤다. 이후에 부심을 봤는데, 우리는 토티의 다이빙이라고 확신했다. 오프사이드 골 오심은 인정한다. 그런데 내가 서있던 자리에서는 볼 수 없었다”라며 토티의 시뮬레이션을 설명했다.

항의했지만 욕설은 없었다. 모레노 심판은 “토티가 퇴장당했을 때, 이탈리아 선수들이 나에게 말을 걸었다. 이탈리아어로 말했지만 스페인어와 비슷해 알아들었다. 나에게 욕을 한 선수는 없었다. 하지만 경기가 끝나면 곧바로 집에 가야한다는 걸 알았다”고 회상했다.

당시 이탈리아 감독 트라파토니 전술을 지적했다. 그는 “늘 그렇듯이 겁쟁이였다. 토티가 퇴장으로 빠지자 톰마시를 투입했다. 델 피에로가 유일한 공격수였다. 혹여나 내가 잘못된 결정을 했어도 사과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 모레노 심판, 토티 퇴장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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