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항 스틸러스 김용환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인천, 이성필 기자] "지금 수 싸움 할 처지가 아니에요."

인천 유나이티드는 욘 안데르센 감독을 경질하고 새 감독을 찾고 있다. 일다 인천의 전설인 임중용 수석코치가 감독대행 역할을 하고 3경기에서 2무 1패를 기록하며 반전 가능성을 확인했다.

11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11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전은 정말 중요한 한 판이었다. 경기 전까지 꼴찌였던 인천은 더는 떨어질 곳이 없었다.

임중용 대행은 2경기에서 투입하지 않았던 콩푸엉을 선발로 내세우는 등 변화를 시도했다. 임 대행은 "뒤를 볼 여유가 없다. 그저 최선을 다해야 한다. 지난 두 경기에서는 수비에 신경을 썼는데 이제는 무고사가 부상에서 복귀했고 남준재도 있다"며 나쁘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인천의 대폭 변화에 포항 김기동 감독은 적잖이 당황하는 눈치였다. 정식 감독에 선임되고 김승대가 두 경기 연속골을 넣으며 2연승을 거두는 등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이런 경기를 더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절대 힘 싸움에서 밀리지 말라고 했다"며 좋은 흐름을 이어가는 데 있어 첫 고비임을 강조했다.

인천 왼쪽 측면 공격수로 나온 문창진은 김 감독이 익숙한 자원이다. 포항에서 오래 뛰었고 2016 리우 올림픽 대표팀으로도 함께 했다. 김 감독은 문창진의 넘치는 의욕에 "오늘은 아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뚜껑을 연 경기는 그야말로 화끈했다. 공격 대 공격이 불을 뿜었다. 넘어지고 쓰러지기 다반사였다. 후반 30분까지도 0-0 팽팽한 균형이 이어졌다. 포항 이상기와 인천 무고사가 각각 경고 누적으로 인한 퇴장과 즉시 퇴장이 나오는 등 경기장의 열기는 용광로 이상이었다.

마지막 한 방은 포항에서 나왔다. 절묘하게도 지난해까지 인천에서 뛰었던 오른쪽 측면 수비수 김용환이었다. 골대에 맞고 나온 볼을 그대로 왼발 슈팅해 골을 넣으며 포항에 1-0 승리와 3연을 선물했다.

김 감독이 "김용환과 하창래가 인천에서 뛰었었기 때문에 경기장이 익숙할 것이다"며 내심 기대했던 자원이다. 믿음에 부응한 김용환이다. 친정을 의식해 세리머니도 하지 않은 김용환이다.

스포티비뉴스 이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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