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다니엘은 지난 9일 사직 롯데-NC전에 시구자로 나섰다.
강다니엘은 오디션 프로그램인 '프로듀스 101' 시즌 2에서 1위를 차지하며 그룹 워너원으로 데뷔했다. 팀이 해산한 뒤론 솔로 활동을 준비해 왔다. 이날 시구는 그의 솔로로서 첫 행사였다고 한다.
팬들도 움직였다. 강다니엘의 팬들은 경기 시작 전부터 사직구장을 찾아 강다니엘의 일거수일투족을 쫓았다.
관심은 흥행으로 이어졌다. 경기 전 예매가 이미 1만5000장을 넘겼다. 최종 관중 수는 1만5651명이었다. 평일 평균 관중의 두 배 정도 되는 흥행 대박이었다.
강다니엘의 팬들은 시구 이후에도 야구장을 빠져나가지 않고 끝까지 자리를 지키자고 약속을 했다고 한다. 그 덕분에 모처럼 사직구장 경기는 들썩이는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고마운 일이다. 강다니엘 팬들의 품격을 느낄 수 있었다.
다만 곱지 않은 시선도 있는 듯하다. 롯데가 꼴찌를 헤매고 있는 상황. 가수 팬들로 관중석이 들어찬 게 마땅찮게 느껴지는 야구인들의 목소리가 있었다.
그러나 시야를 좀 더 넓혀 보면 어떨까. 관중 동원을 너무 심각하고 진지하게만 받아들이는 것은 오히려 흥행에 별반 도움이 안 될 수도 있다.
물론 롯데가 최악의 경기력을 보이며 바닥을 헤매고 있는 상황에서 야구가 아닌 다른 일로 흥행을 이루는 것이 정상처럼 보이지 않을 수는 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기회가 있을 때 한 명이라도 더 야구장을 찾게 하는 것이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과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을 기점으로 많은 여성 팬들이 야구계로 유입됐다. 그 중엔 정말 가벼운 마음으로 야구를 보다 어느새 야구의 매력에 빠지게 된 팬들이 많았다. 그렇게 형성된 팬층이 프로 야구의 800만 관중 시대를 열었다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선수의 기량보다 잘생긴 얼굴과 쭉 뻗은 몸매에 반해 팬이 된 사람들도 적지 않았을 것이다. 그럼 어떤가. 그들 역시 프로 야구 흥행에 힘을 보탠 중요한 손님들이었다.
한때 우리는 메이저리그 구장을 무작정 부러워했던 적이 있다. 야구장이 아닌 파크(공원)라는 개념으로 야구 외에도 즐길거리 먹을거리가 넘쳐나는 신명나는 놀이터로서 야구장을 부러워했다.
당시 마케팅 담당자들이 늘 입버릇처럼 했던 말이 있다. "메이저리그처럼 성적과 상관없이 야구장을 찾아 즐길 수 있는 야구장을 만들어야 한다."
그렇다. 야구장은 늘 엄숙해야 하는 곳이 아니다. 야구 자체를 즐기는 곳이기도 하지만 푸른 잔디를 바라보며 저녁 시간을 즐기는 놀이터이기도 하다.
물론 야구를 잘해야 한다는 기본 전제 조건이 깔려 있다. 하지만 성적이 꼭 흥행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올 시즌 1위를 독주하고 있는 SK도 지난해보다 관중이 감소했다. 전체적인 야구 흥행의 문제가 드러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선수들은 선수들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면 된다. 구단은 그런 선수들을 잘 보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그렇게 팬까지 삼위일체를 이루고 나면 흥행 성공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마케팅 전문가들의 분석처럼 메이저리그는 팬들이 단지 승패만을 위해 경기장을 찾지 않는다. 야구장 자체에서 즐길거리를 찾거나 야구 속에서 스토리를 찾는 것이 일상이 됐다.
수준 낮은 롯데의 야구 실력은 다음 문제다. 그건 롯데 선수단이 해결해야 할 과제다. 흥행은 또 다른 측면이다. 야구장이 즐길거리로 더 풍성해졌을 때 우린 또 다른 관전 문화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승부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그러나 팬들의 만족도와 충성도는 수치로 평가 받을 수 있다. 야구단은 좋은 승부를 위해서도 노력해야 하지만 팬의 만족도를 위해서도 노력을 게을리해선 안 된다. 그저 성적 뒤에 숨어서 묻어 가려 해선 안 된다.
일단은 지나친 엄숙주의부터 걷어내자. 캐주얼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야구장을 찾을 수 있게 하는 것도 이제는 필요한 시점이 됐다. 누구든 야구장을 찾는 사람들을 한층 더 맘 편안하고 안락하게 맞이할 수 있을 때 한국 프로 야구도 한 걸음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될 것이다.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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