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고우석의 역동적인 투구폼. ⓒ곽혜미 기자
▲ LG 고우석(오른족)이 경기를 끝낸 뒤 포수 유강남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LG 마무리 고우석은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하고 있다. 20일 현재 50경기에 등판해 8승2패22세이브1홀드를 기록 중이다. 평균 자책점은 1.46에 불과하다.

류중일 LG 감독에게 "올 시즌 최고 히트 상품은 고우석"이라는 칭찬을 받았을 정도다.

고우석이 없었다면 LG의 상위권 유지도 어려웠을 것이다. 정찬헌의 부상까지 맞물려 그의 활약은 더욱 돋보이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세부 데이터다. 고우석은 상대적으로 짧은 익스텐션(투구 때 발판에서 공을 끌고 나와 던지는 손끝까지 거리)이 매우 짧다.

LG 전력분석팀에 따르면 고우석의 패스트볼 익스텐션은 1.71m 정도에 불과하다. 리그 우완 투수들의 평균 익스텐션이 1.85m인 점을 고려하면 고우석의 익스텐션이 얼마나 짧은지 알 수 있다. 보통의 투수들보다 14㎝가량 뒤에서 공을 던지고 있는 셈이다.

일반적으로 익스텐션은 체감 구속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익스텐션이 길면 타자가 느끼는 체감 속도가 좀 더 빠르게 느껴진다.

반대로 익스텐션이 짧으면 체감 속도가 그만큼 떨어지게 느껴진다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이다.

LG도 알고 있는 사실이다. 전력분석팀 트랙맨 자료에 나와 있는 내용이다. 그렇다면 LG는 고우석의 익스텐션을 늘리는 작업을 생각하고 있을까.

답부터 얘기하자면 "NO"다. 지금의 방식으로도 충분히 통한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LG 전력분석팀 관계자는 "익스텐션이 길다고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 물론 장점이 될 수는 있겠지만 지금 충분히 잘하고 있는 선수를 건드릴 정도로 절박한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고우석은 익스텐션은 짧지만 하체 밸런스가 좋다. 지난 겨울 최일언 코치의 지도로 하체 쓰는 방식이 크게 향상됐다. 그 덕에 스피드도 향상되고 볼 끝에도 힘이 생겼다. 현재의 고우석에게 손 댈 이유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고우석은 지난 겨울 최일언 코치와 함게 하체 밸런스를 일정하고 안정적으로 유지하도록 하는 데 많은 공을 들였다. 그 결과 스피드가 시속 3㎞ 정도 늘었고 제구력도 안정감을 갖게 됐다.

그리고 이미 고우석의 패스트볼은 그 스피드만으로도 위력을 갖고 있다. 평균 151㎞에 최고 154㎞를 찍고 있다. 지난해 평균 구속은 148㎞였다.

이 스피드에서 체감 1~2㎞가 빠진다 해도 타자들에겐 충분히 부담스러운 수치가 될 수 있다. 볼 끝의 힘이 좋기 때문에 더욱 위력적으로 타자들을 압도하고 있다.

익스텐션이 길거나 릴리스 포인트가 높으면 분명 유리한 점이 있다. 하지만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좋은 하체 밸런스와 안정된 제구력, 볼 끝의 위력 등으로 충분히 만회가 가능하다. 바로 고우석이 그 증거다.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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