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콜린 벨 감독과 똘똘 뭉친 여자축구대표팀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부산, 이성필 기자] 다수의 해외파가 빠진 것을 고려하면 내년 2월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이 더 기대되는 여자 축구대표팀이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여자 대표팀은 부산에서 열린 2019 동아시아 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이하 동아시안컵)에서 일본(승점 9점)에 이어 2위(4점)를 차지했다.

중국과 0-0으로 비겼던 대표팀은 대만을 3-0으로 꺾으면서 조금씩 변화를 확인했다. 이어 17일 구덕운동장에서 열린 일본과 최종전에서 대등한 경기를 펼쳤지만, 후반 43분 아깝게 페널티킥을 내주며 0-1로 패해 2위를 차지했다.

이번 대회는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에 중요했다. 프랑스월드컵에서 허망하게 무너진 뒤 재건이 필요했다. 10월 미국과 원정 2연전에서 0-2로 패하고 1-1로 비기면서 가능성을 봤지만, 물음표가 붙었던 것이 사실이다.

동아시안컵은 여자 대표팀의 현주소를 확인하는 중요한 대회였다. 북한의 갑작스러운 불참으로 대만이 대타로 등장했지만, 충분히 실험 가능한 상대였다. 중국이나 일본은 아시아에서 꼭 넘어야 하는 상대다.

국제축구연맹(FIFA) 순위로 보면 일본(10위), 북한(11위), 중국(15위), 한국(20위) 순이다. FIFA 랭킹이 촘촘하게 형성된 것은 그만큼 승부가 종이 한 장 차이로 갈리는 수준까지 근접했음을 알리는 것과 같다.

이번 대회는 FIFA 의무 출전 대회가 아니라 유럽에서 뛰는 지소연(첼시 레이디스), 조소현(웨스트햄 유나이티드WFC), 이금민(맨체스터시티WFC)의 차출이 불가능했다. 일본 고베 아이낙과 결별하고 새로운 팀을 찾아야 하는 이민아도 부상으로 빠졌다.

▲ 어제의 좌절은 내일의 약, 여자축구대표팀 ⓒ한희재 기자

공격, 미드필더진의 중요 얼개가 빠진 상황에서 선전한 것은 고무적이다. 특히 젊은 선수들을 내세운 선택은 나쁘지 않았다. 중앙 미드필더 이영주(인천 현대제철)가 공수 연결고리 역할을 하면서 활발하게 움직여 조소현의 공백을 느끼지 못했던 부분도 좋았다. 최유리(구미스포츠토토), 강채림(인천현대제철) 등이 벨 감독의 전략에 나름대로 부응하는 활약을 한 것도 좋았다.

벨 감독은 "긍정적인 부분은 에너지가 넘쳤고 전술적으로 잘 움직였다는 점이다. 앞으로 나가는 과정에서 긍정적인 부분은 끌어내겠다"며 긍정론을 펼쳤다. 물론 "전방에서 더 많은 골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페널티지역 안팎에서 (상대 수비진에) 위협을 가해야 한다"며 좀 더 적극적인 경기력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이제 남은 것은 내년 2월 제주도에서 예정된 도쿄올림픽 최종예선이다. 한국은 북한, 베트남, 미얀마와 함께 A조에 묶였다. B조에는 호주, 중국, 태국, 대만이 편성됐다.

아시아 최종예선에는 딱 2장의 본선 진출권이 걸려 있다. 베트남, 미얀마가 상대적으로 약체라는 점을 고려하면 북한과 1, 2위 싸움이 예상된다. B조의, 경우 호주, 중국이 유력한데 3월 6, 11일 예정된 플레이오프에서 A조 1위-B조 2위, A조 2위-B조 1위가 교차해 싸운다.

최상의 선수 조합을 찾는 것은 분명 좋은 일이다. 중앙수비수 심서연은 "(벨 감독이) 나이에 상관없이 동기부여가 확실하다. 공정하게 기회를 주니까 서로 의지가 있다. 팀이 가야 할 방향이 확실하다"며 잘 섞이면 더 나은 대표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스포티비뉴스=부산, 이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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