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이바르전 5-0 승리에 두 골을 기여한 브레스웨이트



[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FC 바르셀로나 입단식에서 단 두 개의 질문을 받았고, 볼 트래핑 실수를 범하며 조롱 당했던 덴마크 공격수 마르틴 브레스웨이트(29)가 에이바르와 바르사 데뷔전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한국 시간 23일 새벽 열린 FC 바르셀로나와 에이바르의 2019-20 스페인 라리가 25라운드 경기는 홀로 네 골을 넣은 리오넬 메시(32)가 스포트라이트를 독식했다. 하지만 후반 27분 앙투안 그리즈만 대신 투입되어 바르사의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뛴 브레이웨이트는 5-0 승리 과정의 두 골에 간접 기여했다. 

공격 포인트로 이어지지 못했지만 바르사 선수들 모두 바르사의 네 번째, 다섯 번째 골이 터졌을 때 브레이웨이트에게 먼저 달렸다. 브레스웨이트의 공헌을 인정한 것이다.

덴마크 대표 공격수 브레스웨이트는 177cm의 키로 장신은 아니다. 하지만 피지컬이 좋은 선수들이 즐비한 북유럽 출신답게 완력이 좋고, 빠르다. 신체 능력으로 전술적 역할을 할 수 있는 9번형 스트라이커다.

덴마크 클럽 에스베리에서 데뷔해 툴루즈, 미들즈브러, 보르도 등을 거치며 강한 피지컬이 요구되는 프랑스, 잉글랜드 무대에서 검증을 마친 브레스웨이트는 2019년 레가네스로 임대 이적하며 라리가 무대에 입성했다. 하위권 팀 레가네스에서 힘과 속도, 결정력을 입증한 브레스웨이트는 2020년 2월 이적 기간이 끝났으나 긴급 영입 옵션을 통해 바르사로 전격 이적했다.

브레스웨이트는 기술적으로는 다른 바르사 선수들에 못 미칠 수 있지만 완력이 있고, 부지런히 뛴다. 교체 투입 이후 전술적 역할에 집중한 브레스웨이트는 적극적으로 공을 원하며 의욕을 보였다. 기회는 후반 42분에 왔다. 페널티 에어리어 오른쪽에서 아르투로 비달이 문전 왼쪽으로 진입한 브레스웨이트를 보고 전환 패스를 보냈다.

브레스웨이트는 에이바르의 레프트백 알바로 테헤로의 밀착 수비 속에도 공을 가슴으로 받은 뒤 돌아서는 데 성공했고, 날카로운 왼발 패스를 문전으로 보냈다. 메시가 이어 받아 자신의 이날 경기 네 번째 골로 연결했다. 메시의 침착성도 돋보였지만 수비가 이미 자리를 잡고 있는 상황을 이겨내고 패스한 브레스웨이트의 공헌이 적지 않았다. 골키퍼 마르코 드미트로비치의 손을 스친 뒤 메시에 닿아 어시스트로 인정 받지 못했으나 브레스웨이트의 역량이 발휘된 골이다.

후반 44분에 나온 아르투르의 이날 경기 다섯 번째 골에도 브레스웨이트의 기여가 있었다. 아르투르의 스루 패스를 받은 브레스웨이트는 페널티 에어리어 중앙 지역을 빠르게 침투하며 공을 받았다. 에이바르 수비수 아르비야가 강하게 부딪혀 오며 몸싸움을 했지만 버텨낸 뒤 왼발 슈팅을 연결했다.

브레스웨이트의 슈팅은 골키퍼 드미트로비치의 선방에 걸렸으나 흐른 공을 달려든 아르투르가 밀어 넣어 5-0이 됐다. 이 득점도 브레스웨이트의 장점이 드러나며 바르사의 득점으로 이어졌다. 바르사 선수들은 이 장면에서 아르투르보다 먼저 브레스웨이트에게 달려가 축하했다.

적지 않은 의구심 속에 바르사 유니폼을 입은 브레스웨이트는 메시가 네 번째 골을 넣고 포옹을 해주자 "이 유니폼을 세탁하지 않을 것"이라며 웃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지역 스포츠 신문 문도 데포르티보는 브레스웨이트를 2005-06시즌 도중 되어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기여한 스웨덴 공격수 헨릭 라르손과 비교하고 있다.

키케 세티엔 바르사 감독을 보좌하는 수석코치 에데르 사라비아는 "브레스웨이트는 강한 남자다. 준비된 사람이자, 훈련된 선수이고 경쟁력이 있는 선수다. 우리를 도와줄 수 있는 선수"라고 했다. 그 말대로 브레스웨이트는 루이스 수아레스가 시즌 아웃으로 빠진 바르사 공격진의 새로운 첨병으로 자리잡았다.

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