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 이강유 영상기자]

▷ 프로 스포츠 중단, 2차 산업도 멈췄다

지난 8일 늦은 오후 잠실야구장 풍경입니다.

KBO리그가 예정대로 개막했다면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만났던 키움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시즌 첫 맞대결이 벌어졌을 곳이지만 지금은 이렇게 아무도 찾아볼 수 없는 허허벌판이 됐습니다. 새단장한 식당도, 신상품을 준비한 구단 용품 매장도 철문을 굳게 닫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모든 스포츠가 멈춘 지금, 스포츠타임이 프로 스포츠와 관련된 2차 산업 종사자들을 직접 만나봤습니다.

이곳은 경기도 남양주시에 위치한 한 음향 이벤트 업체의 창고입니다. 농구장과 배구장의 시작과 끝을 알리던 스피커들이 지금은 창고에서 먼지만 쌓여가고 있습니다.

[인터뷰] 음향 이벤트 업체 관계자

- 시즌 중단 뒤에는 일이 없는 상태인지
"지금은 일이 하나도 없다. 다른 업체에 연락을 해봐도 이쪽 이벤트 업체는 일이 없는 상태다."

이 업체는 이번 시즌 여자프로농구와 프로배구 음향 이벤트를 담당했습니다. 여자프로농구와 프로배구 모두 코로나19 여파로 시즌을 조기에 중단했습니다.

[인터뷰] 음향 이벤트 업체 관계자

- 당분간은 이런 상황이 계속 될텐데, 어떤 대책을 갖고 있는지
"당장은 대책이 없다. 빨리 코로나19가 없어져야 일도 생기고 스포츠도 재개될 것 같아서 지금 현재는 기다릴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경기장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팬들의 흥을 책임지는 응원단은 설 곳이 없어졌습니다. 응원단장과 치어리더들은 한 달 동안 아무 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프로야구단 LG 트윈스의 응원을 맡고 있는 응원단 연습실입니다. 응원단장과 치어리더들이 오랜만에 모였습니다.

[인터뷰] 김정석 응원단장

- 농구 시즌이 중단된 뒤 한 달 정도 공백이 있었는데
"응원단과 함께 연습하려고 모인 것은 한 달 정도 된 것 같다."

- 부업을 하는 응원단장들도 있다고 하던데.
"저도 부업을 찾으려고 했는데 야구 시즌이 언제 개막할지 모르기도 하고, 코로나19 여파로 단기 부업을 찾기 힘들었다. 부업을 하지는 않고 쉬고 있었다."

[인터뷰] 정다혜 치어리더

- 가장 바빴을 시기인데 이런 상황이 어색할 것 같다.
"팬들의 에너지를 저희도 받고 저희도 저희 에너지를 드리는 에너지 넘치는 상황이었는데, 사회적으로 분위기도 가라앉아있다. 활동적인 사람들이 활동을 하지 않으니 힘든 것 같다."

KBO는 코로나19 확산세를 지켜본 뒤 가능하면 5월초 정규시즌을 개막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당분간은 무관중 경기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개막을 하더라도 응원단이 설 곳은 없다는 뜻입니다.

[인터뷰] 정다혜 치어리더

- 무관중 경기로 개막을 할 가능성이 높은데.
"사회적으로 큰 문제다. 하루빨리 코로나19 확산이 잡혀서 빨리 팬들과 만나 뵙기를 바랄 뿐이다."

▷개막이라도 하면 다행인데…

개막을 준비하고 있는 야구는 그래도 사정이 나은 편입니다. 무관중이라도 개막할 수 있다면 언젠가 시장이 다시 형성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다른 종목의 2차 산업 종사자들은 답답하기만 합니다.

프로골프 선수들은 '개점휴업' 상태입니다. 야외에서 신체접촉 없이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야구와 비슷한 면이 있지만 5월 첫째 주까지 대회가 모두 취소돼 선수들의 수입원이 사라졌습니다.

KPGA 관계자는 "골프선수들은 상금이 수입인데, 그 기회 자체가 없어진 것"이라고 말합니다. 협회 수익에도 영향을 끼칩니다. KLPGA 관계자는 "대회가 열리면 협회는 그 대회를 공인하는 공인료를 받는다. 그 수입이 없어진다"고 설명했습니다.

KLPGA와 KPGA 모두 협회보다는 대행사 쪽 타격이 클 것이라고 얘기했습니다. 대회를 실질적으로 진행하는 이들 대행사는 수많은 파트너사와도 연결돼 있습니다. 모두 코로나19 여파로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그깟 공놀이', 스포츠 팬들이 승패에 일희일비하지 말자며 주문처럼 외는 다섯 글자입니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이 공놀이가 얼마나 많은 이들의 생계와 연결돼 있는지 드러났습니다. 전 세계 대부분의 프로 스포츠 리그가 중단되면서 여가 산업으로서 스포츠의 가치가 더욱 크게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스포츠타임 신원철입니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 이강유 영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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