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희곤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박희곤은 배우다. 여러 작품에서 단역으로 얼굴을 비쳤다.

배우에게 몸관리는 필수. 주 2회씩, 꼬박 체육관을 찾았다.

문득 생각했다. "날 위해 쓰는 시간이 하루에 1분도 없구나." 씁쓸했다.

"아쉬웠어요. 일(회사, 작품)을 위해 쓰는 시간은 많은데 오롯이 날 위해 쓰는 시간은 (거의) 없다는 생각에 속이 좀 상했죠."

그때였다. 운동이 달리 보였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배우로서 책무가 아닌 스스로에게 주는 선물로 여기자고 맘먹었다.

'하루에 단 한 시간이라도 날 위해 써보자, 이왕이면 발전적인 일을 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그래서였을지도 몰라요. 운동 못하는 날엔 (남들처럼) 근손실이 나면 어떡하지가 아니라 '오늘은 날 위해 시간을 못 썼구나. 나한테 미안하네'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배우 티가 났다. 뱉는 단어가 달랐다. 정서, 캐릭터, 형사, 배역, 몰입. 범상하지 않은 어휘가 툭툭 튀어나왔다.

피트니스 선수로서 스토리 짤 때 노하우를 묻자 "(1년 전) 스포핏 초대 대회에서 영화 '알라딘' OST를 선곡해 무대를 짰다. 밝고 화려한 음악보다는 개인적으로 내가 지닌 '정서'에 맞춰 발라드풍 노래를 택했다"고 말했다.

"자신의 정서와 성격, 캐릭터를 면밀히 고민하고 음악과 포징을 구성하셨으면 좋겠다. 말 그대로 자유 포징 아닌가. (자유 포징은) 나만의 시간이다. 자신이 음악까지 준비해서 스토리를 짜면 그 무대는 온전히 '내 무대'가 된다고 믿는다."

▲ 박희곤 ⓒ 곽혜미 기자
박희곤은 두 길을 걷는다. 운동과 연기를 병행한다. 차이가 있는지 물었다.

"웨이트 트레이닝은 한계가 느껴진다. 내가 지닌 최대 능력치가 어디까지인지를 (미세하게나마) 알 수 있다."

"그런데 연기는 (한계를) 아직 모르겠다. 도전을 많이 못해본 게 크겠지만(웃음). 그래서 (연기자 박희곤의) 한계를 알고 싶은 마음이 있다. 운동을 좋아하고 또 계속 할 거지만 연기에도 꾸준히 도전하고 싶다. 내 바람이다."

배우를 인터뷰하긴 처음이었다. 자신 있는, 혹은 맡고 싶은 배역이 있는지 궁금했다.

"연기를 시작할 땐 그런 게 있었다. 요즘은 아니다. 어느 배역이든 온 힘을 다한다는 생각뿐이다. (하면 할수록) 헷갈린다. (최근에는) 운동을 너무 과하게 한 건 아닌지 고민하고 있다. 몸이 (선수만큼) 커지다 보니 연기할 수 있는 캐릭터 폭도 조금 줄어든 것 같고."

"피트니스 선수와 연기자 사이에서 회의감이 들곤 한다. 운동과 연기 사이 그 선(線)을 어떻게 맞춰야 할지 고민 중이다. 꾸준히 생각하고 있다."

모든 일은 동전 양면이다. 몸이 커져서 맡을 수 없는 배역이 있다면 같은 이유로 맡을 수 '있는' 역할도 있지 않냐고 되물었다.

얼른 형사와 운동선수, 경호원, 깡패, 체육교사가 떠올랐다.

"작은 배역이긴 하나 형사 역할을 연기한 적이 있다. (연기)할 때 너무 좋았다. 주변에서 정말 잘 어울린다고 해주셔서(웃음). 어떤 배역이든 주어만 진다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여러가지로 고민하고 있다."

초대 대회 심사위원장을 맡았던 스타 트레이너 양치승은 기자와 인터뷰에서 공정성을 입이 닳도록 강조했다. "다른 거 일절 안보고 오직 근질과 컨디셔닝만 보고 판단하겠다"며 수십 번 힘줘 말했다.

박희곤도 그 기사를 봤다. 우연히 클릭한 기사가 스포핏 출전을 결심하게 만든 계기로 작용했다.

"(양치승 관장 인터뷰 기사가) 스포핏 출전을 맘먹은 계기였다. 홍보 기사를 쭉 읽으니 양 관장님이 지속적으로 공정한 판정을 강조하시는 게 인상적이었다."

"'스포핏이라면 다른 생각 않고 나(몸)에게만 집중해 준비하면 되겠구나' 이런 믿음을 갖게 됐다. 그래서 출전을 결심했고 열심히 준비했다."

박희곤은 스포핏 경험자다. 제2회 스포핏 참가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조언 한마디를 부탁했다. 

겸연쩍어 했다. 손사래를 쳤다.

"몸이 다들 좋으셔서(웃음). 정말 다들 좋으신 것 같다. 내가 따로 조언 드릴 게 없다. 그저 부상없이 대회를 잘 마치셨으면 좋겠다."

그래도 부탁했다. 스포핏은 국내에서 흔치 않은 생방송 피트니스 대회다. 그런 면에서 경험자로서 조언할 게 있지 않겠냐고 거들었다.

"대기 시간이 길다(웃음). 마지막 그랑프리 결정전 때 1시간 정도 대기를 했다. 아무래도 생방송으로 이뤄지는 대회다 보니 그런 변수가 있더라."

"무대 뒤가 전쟁터였다. 선수들이 (1시간가량) 푸시업하고 덤벨 들고(웃음). 난리도 아니었다. 지쳐서 누웠다가 다시 일어나서 범핑하는 선수도 있었다(웃음). 방송 시간에 맞춰야 하기에 대기 시간이 조금 유동적인 듯했다. 그래도 (방송이) 선수 홍보에 도움이 크게 되니까. 다들 불평 않고 차분히 기다렸다(웃음). 이 정도는 감수해야지 분위기였다."

운동하는 배우 박희곤이 추천하는 신개념 피트니스 대회 스포핏은 2020시즌에도 변함없이 팬들을 찾는다.

제2회 스포핏은 7월 26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섬유센터 이벤트홀에서 열린다. 참가 신청은 지난 4일부터 스포핏 홈페이지(www.spotvsports.com)에서 시작했다.

다음 달 19일까지 신청을 받는다. 참가비는 18만 원. 중복 신청자는 5만원을 추가로 내면 된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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