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임스 하든과 러셀 웨스트브룩(왼쪽부터).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았던 트레이드지만 아직까지 잠잠하다.

이번 비시즌 가장 주목을 많이 받은 팀은 휴스턴 로케츠였다. 좋은 의미는 아니었다. 팀 공격 원투 펀치인 제임스 하든과 러셀 웨스트브룩이 나란히 트레이드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PJ 터커, 오스틴 리버스, 대니얼 하우스 주니어 등 다른 선수들도 그동안 쌓아놨던 불만을 터트렸다. 최근 8시즌 연속 플레이오프에 오른 서부 콘퍼런스 강호 휴스턴은 울며 겨자 먹기로 리빌딩 버튼을 누르게 됐다.

하든은 브루클린 네츠, 웨스트브룩은 워싱턴 위저즈행을 예상하는 미국 현지 보도들이 줄을 이었다. 특히 하든은 가고 싶은 팀으로 대놓고 브루클린을 지목했다. 휴스턴에서 자신을 잘 활용한 마이크 댄토니가 코치로 있고 케빈 듀란트, 카이리 어빙과 뭉치면 우승도 어렵지 않다고 봤기 때문이다.

대권에 도전하는 브루클린도 하든 영입은 거절하기 힘든 유혹이었다. 휴스턴과 브루클린은 곧바로 협상 테이블을 차렸다.

그러나 션 막스 브루클린 단장은 이성적으로 판단했다. 지금도 우승후보로 평가받는 선수단을 헤집어놓으면서 무리하게 하든을 데려올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막스 단장은 지난 21일(이하 한국 시간) 언론들과 가진 영상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우승에 지속적으로 도전할 수 있는 선수단을 원한다. 지금 올인하고 1, 2년 뒤 다시 팀을 재건할 자신이 없다. 미래를 저당 잡히면서까지 트레이드하고 싶지는 않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지금의 선수들로 최고의 명단을 꾸리는 것이다. 난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선수들이 마음에 든다"고 밝혔다.

휴스턴과 브루클린의 협상도 지지부진하다. 최근 며칠 동안은 아예 트레이드에 관한 얘기를 나누지 않았다.

▲ 마이크 댄토니 감독(오른쪽)이 떠나며 휴스턴 로케츠의 스몰볼은 힘을 잃었다. 하든과 웨스트브룩도 팀을 떠나고 싶어 한다.
웨스트브룩은 워싱턴 포인트가드 존 월과 1대1 트레이드될 수 있다는 소문이 있었다. 두 선수의 연봉규모가 비슷해 휴스턴과 워싱턴이 마음만 맞으면 트레이드가 어렵지 않았다. 휴스턴은 웨스트브룩이 이적을 요청했고, 워싱턴은 거액의 연봉을 주는 월이 부상으로 오랜 기간 뛰지 못했다. 두 팀 모두 트레이드할 이유는 있었다.

하지만 워싱턴이 월-웨스트브룩 트레이드설을 부인했다. 월을 트레이드할 계획이 없고, 월이 직접 이적을 요청했다는 보도도 거짓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 토미 쉐퍼드 단장은 24일(한국 시간) 기자들과 나눈 화상 인터뷰에서 "월과 우리 사이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당연히 트레이드할 계획도 없다. 월과 나는 이틀에 한 번 정도 연락을 주고받는다. 그가 트레이드를 요청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대로 흘러간다면 휴스턴은 하든과 웨스트브룩을 안고 시즌을 임해야 한다. 이미 두 선수의 마음은 떠났고 팀 케미스트리도 와해됐다. 자칫 성적과 미래를 모두 놓치는 '이도저도 아닌 시즌'을 보낼 수 있다.

휴스턴의 선택이 중요하다. 욕심을 낮춘다면 하든 트레이드는 급물살을 탈 수 있다. 또는 좀 더 기다려 시즌 중 트레이드를 노릴 수도 있다.

시간문제로 보여질 것 같았던 하든, 웨스트브룩 트레이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두 선수를 어떤 식으로 트레이드하느냐에 따라 휴스턴 미래는 크게 달라진다.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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