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년 3월 25일은 한국 축구에 또 다른 치욕의 날로 기록됐다. ⓒ대한축구협회

[스포티비뉴스=서재원 기자 / 이강유 영상 기자] 한일전이 남긴 것은 상처 뿐이었습니다.

2021325. 한국 축구 또 하나의 치욕의 날로 기록됐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속 우여곡절 끝에 진행된 일본과 친선경기에서 한국은 0-3 대패를 당했습니다.

20118, 0-3으로 패한 삿포로 참사에 이은 또 하나의 참사였습니다.

한일전은 시작부터 환영받지 못했습니다. 한일전 성사 직후부터 코로나 위험 속 무리하게 일본 원정을 강행한다는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심지어 청와대 국민 청원에도 한일전 개최를 반대한다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경제 논리를 대입한다고 하더라도, 2020 도쿄 올림픽 성공 개최 분위기를 띄우려는 일본 정부의 전략에 이용만 당할 거라는 우려도 있었습니다.

선수 선발에 있어서 대표팀 내부 문제도 불거졌습니다. 최초 명단 발표에서 울산 현대 소속 선수 6명을 발탁한 게 발단이 됐는데, 리그에서 컨디션 난조를 보이던 홍철을 선발해 논란이 됐습니다. 홍명보 울산 감독도 벤투 감독의 선수 컨디션 확인에 아쉬움을 내비쳤습니다.

불통이 원인이었습니다. 벤투 감독과 코칭스태프들은 매 경기 현장을 찾았음에도, K리그 감독들, 관계자들과 제대로 된 소통을 하지 않았습니다. 소통이 없으니, 선수들의 컨디션 체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사과문까지 발표할 정도로 상처만 남긴 한일전. 그로부터 3주 가까운 시간이 흘렀고, 벤투 감독은 코호트 격리 해제 후 다시 공식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벤투 감독은 지난 10FC서울과 포항 스틸러스의 경기를 관전하기 위해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았습니다. 11일에는 수원FC와 울산의 경기가 열린 수원종합운동장에 나타났습니다. 모두 한일전에 나섰던 선수 다수가 있는 팀의 경기였습니다.

한일전 전과 다를 바 없이 돌아가고 있는 한국 축구. 협회는 또 사과문 하나만 내놓고 어물쩍 넘어가려는 걸까요?

한일전은 한국 축구에 시사하는 바가 컸습니다. 대표팀의 경기력도 경기력이지만, 협회의 행정력도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62차예선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형식적인 사과가 아닌, 지금까지 왜 현장의 목소리를 듣지 못했고, 한일전의 시작부터 끝까지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에 대한 철저한 원인 분석, 향후 어떻게 개선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리뷰가 선행돼야 합니다.

지난 한 달 사이 벤투호와 협회를 두고 수많은 의혹과 의문이 쏟아졌습니다. 아무런 비전과 해결책 제기 없이 2개월 뒤 2차예선에 나서는 것은 축구팬과 국민들을 기만하는 행위입니다.

스포티비뉴스= 서재원 기자 / 이강유 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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