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vN '빈센조'에 출연한 배우 곽동연. 제공ㅣ에이치앤드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뉴스=심언경 기자] 배우 곽동연이 '빈센조'의 장한서를 연기하기 위해 기울인 노력을 전했다.

tvN 토일드라마 '빈센조'를 마친 곽동연은 지난 4월 29일 스포티비뉴스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빈센조'를 사랑해주시고 응원해주신 시청자분들께 너무 감사하다. 7~8개월 정도 촬영했는데 매번 즐겁고 행복했다. 결과물까지 많은 사랑을 받게 돼서 저희가 한 작업이 더 의미 있게 만들어진 것 같다. 늘 되새겨봐도 앞으로 좋은 추억이 될 것 같은 확신이 든다"고 밝혔다.

곽동연은 '빈센조'에서 바벨그룹의 표면적 회장 장한서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장한서는 극 초반 전형적인 빌런으로 그려졌으나, 실상은 형 장준우(옥택연)의 폭력성에 매번 굴복하는 인물이었다. 빈센조(송중기)를 만나면서 미워할 수 없는 인간미를 드러내 큰 사랑을 받았다.

곽동연은 장한서의 핵심 키워드를 '생존'으로 설정하고 연기했다. 곽동연은 "한서는 형에게 지배당해서 주체적인 의식이라곤 없는 삶을 살았다. 정말 산송장 같았을 것 같다. 한서에게 내 삶을 온전히 영위할 수 있는 '생존'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하고 연기했다. 한서가 빈센조를 만나고 희망을 느낀 것도 '저 사람이라면 나 살 수 있겠다'고 생각해서 아닐까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한서도 악인이라고 생각했다. 억압당하는 삶을 살았지만 그건 변명거리라고 생각한다. 5회에서 과거사가 조금씩 나오기 시작했다. 한서가 아버지를 살해하는 준우를 직접 보지 않았나. 그 장면을 한 발짝 떨어져서 보면서 '장한서는 학습된 악을 가진 것뿐이구나'라는 생각도 하게 됐다. 빈센조를 만나고 금가프라자 사람들에게 정을 느끼고 변화하는 모습들은 개인적으로 안타깝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했다"고 밝혔다.

곽동연의 캐릭터 해석은 정확했다. 장한서는 회를 거듭할수록 연민을 부르는 캐릭터였지만, 그래도 악인은 악인이었다. 이중적인 면모를 지닌 인물을 그려내기란 쉽지 않았을 터. 그럼에도 곽동연은 장한서를 매력적으로 표현하며, 시청자들에게 그를 이해시키기까지 했다.

"한서가 타인 앞에서 더 권위적이고 폭력적인 모습을 드러낸 것은 자기방어를 위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해요. 형이 절대적인 폭력과 언어 폭행으로 저를 굴복시킨 걸 체감했기 때문에 '나도 저런 권력자가 돼야 살아남겠구나'라고 생각했을 것 같아요. '나 너희들이 함부로 건드릴 수 있는 사람 아니야. 비록 형한테는 납작 엎드려서 살고 있지만 고귀한 재벌이고 너희들과 달라'라는 합리화를 계속 하고 살았을 것 같아요."

곽동연은 장한서를 오롯이 그려내기 위해 스타일링 하나하나도 허투루 하지 않았다. 곽동연은 "깃이 높은 셔츠와 그걸 조이는 카라핀이 핵심이었다. 스스로 나의 권위를 알리고 싶어하는 욕구를 표현하면서도, 늘 옥죄인 모습을 이미지로 보여주고 싶었다. 슈트도 최대한 비싸고 화려한, 딱 봐도 부티 나는 걸 찾아서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빈센조'는 배우 곽동연을 다시 볼 수 있는 작품이었다. 대선배들과 호흡을 맞추면서도 전혀 밀리지 않은 연기를 펼쳐 놀라운 존재감을 드러냈다. 곽동연은 이런 호평에 "대본에 제시된 감정을 멋 부리지 않고, 그대로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독단적으로 튀거나 돋보이려 하지 않았어요. 장한서라는 인물이 왜 나와야 하고 어떤 기능을 하는지를 생각하면서 오버하지 않으려고 애썼죠. 개인적으로 '너무 어린 회장 아닌가'라는 안 좋은 반응이 있을까 봐 걱정했어요. 그래도 이질감 없이 잘 넘어간 것 같아요. 그 부분은 살짝 칭찬해주고 싶네요."

장한서는 결국 마지막 회에서 죽음을 맞게 됐다. 그간 그의 사망을 예상케 하는 요소들이 극 곳곳에 배치됐으나, 이미 장한서에게 스며든 시청자들은 그의 생존을 간절히 바랐다.

곽동연은 장한서의 결말에 만족하는지 묻는 말에 "한서는 다양한 과정을 거쳐서 마침내 스스로 부끄럽지 않은 인간이 됐다. 작품으로서도 한서에게도 만족스러운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곽동연은 장한서에게 "기구한 운명을 타고 나서 정말 다이나믹한 삶을 살았는데 좀만 더 착하게 살았으면 안 죽었을 텐데, 고생이 많았다"고 애틋한 심경을 전했다.

'빈센조'는 조직의 배신으로 한국으로 오게 된 이탈리아 마피아 변호사가 베테랑 독종 변호사와 함께 악당의 방식으로 악당을 쓸어버리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지난 2일 종영했다.

▲ tvN '빈센조'에 출연한 배우 곽동연. 제공ㅣ에이치앤드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뉴스=심언경 기자 notglasses@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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