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기자·송승민 영상기자] "속세와 연(緣)을 끊었다."

출가한 스님의 말이 아니다. 지난달 29일 스님처럼 개량 한복을 입고 인천국제공항에 나타난 UFC 미들급 파이터 박준용(30, 코리안탑팀·㈜성안세이브)은 "무소유의 마음으로 오로지 훈련에만 매진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박준용은 오는 9일(한국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UFC 에이펙스에서 열리는 UFC 온 ESPN 24에서 타폰 은추크위(26, 카메룬)와 맞붙는다.

UFC 3연승에 도전한다. 마크-안드레 바리우와 존 필립스를 판정으로 이긴 박준용이 카메룬 출신 타격가 은추크위를 꺾으면 미들급 랭킹 진입 문턱까지 다다른다.

박준용은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에서 "속세와 단절하고 이번 경기를 준비했다. 열심히 준비했으니까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박준용은 경기를 앞두고 해외로 출국하기 전, 독특한 공항 패션을 자랑한다. 머리를 삭발하고 회색 개량 한복을 입는다. 체격이 크고 몸이 단단해 마치 소림사 스님 같다.

박준용은 "경기를 할 때만큼은 산으로 들어간다는 느낌으로 이 옷을 입는다. 굉장히 편하기도 하다"고 밝히고 "이 옷을 입고 고깃집에 갔는데 사람들이 이상하게 쳐다보더라. 주인아주머니가 '스님 아니냐'고 물어보셔서 '아닙니다' 하고 고기를 먹은 적이 있다"며 미소 지었다.

유머가 넘치는 박준용, 하지만 경기를 앞둔 각오는 날카로웠다. 라이트헤비급에서 내려온 5승 무패 타격가 은추크위에 대한 경계의 끈을 놓지 않았다.

"복싱과 레슬링의 연계에 특히 집중했다"며 "은추크위는 기본기가 탄탄하고 하이킥이 좋은 선수다. 전형적인 킥복서 느낌이다. 난 늘 상대보다 작았다. 은추크위가 크다고 해도 신경 안 쓴다. 이기는 계획을 갖고 나왔다. 어떻게든 이기겠다"고 했다.

경기를 준비하면서는 '무소유'지만, 경기가 끝나면 '풀소유'를 꿈꾼다.

10년 전 UFC 파이터가 되겠다는 목표로, 단돈 12만 원을 들고 강원도 영월에서 상경했다. 그것도 해병대에서 사용하던 나라사랑카드에 들어 있던 돈이었다.

이젠 그에 400배에 달하는 파이트머니를 받을 수 있는 프로 선수로 성장한 박준용, 더 올라가길 바란다.

"열심히 싸워서 더 좋은 조건을 만들어 보겠다. 매번 경기가 벼랑 끝이다. 이번에도 열심히 싸워서 이기겠다."

▲ 박준용(가운데)은 지난달 2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라스베이거스로 날아갔다. 독특한 공항 패션이 눈길을 끌었다.

박준용은 고등학교 때까지 수영 선수로 활약했다. 해병대에서 우연히 종합격투기 경기를 보고 파이터가 되겠다고 결심했다. 복싱과 레슬링을 섞은 스타일로 체력이 강하다. 2013년 프로로 데뷔해 총 전적 12승 4패를 쌓고 있다.

박준용은 지난달 30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도착하고 현지 적응을 시작했다. 오는 4일부터 UFC 공식 일정을 소화하면서 감량에 들어간다. 오는 8일 체중계에 오른다.

'무소유' 박준용이 출전하는 UFC 온 ESPN 24는 오는 9일 일요일 스포티비 온(SPOTV ON)과 스포티비 나우(SPOTV NOW)에서 생중계된다.

TJ 딜라쇼의 부상으로 코리 샌드헤이건과 밴텀급 경기는 취소됐고, 대신 미셸 워터슨과 마리나 로드리게스의 여성 플라이급 경기가 메인이벤트로 올라왔다.

벤 로스웰과 필리페 린스의 헤비급 경기, 닐 매그니와 제프 닐의 웰터급 경기, 카를로스 디에고 페레이라와 그레거 길레스피의 라이트급 경기 등이 펼쳐진다.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기자·송승민 영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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