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닐 다리우스는 옥타곤 인터뷰를 통해 테슬라 대표 일론 머스크를 저격했다.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기자] UFC 옥타곤 인터뷰는 파이터가 자신의 마음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기회다. 대체로 △감사한 사람을 언급하고 △승리로 이끈 작전을 밝힌 뒤 △다음에 붙고 싶은 상대를 지목한다.

지난 16일(이하 한국 시간) UFC 262에서 토니 퍼거슨에게 판정승하고 7연승을 달린 베닐 다리우시(32, 미국)는 좀 달랐다. 승리의 기쁨을 표현하기에 앞서, 전기자동차 회사 '테슬라'의 대표 일론 머스크를 공개 저격했다. 의외의 타깃이었다.

다리우시는 옥타곤 인터뷰에서 해설 위원 조 로건의 마이크에 대고 "차를 주문한 게 지난해 12월이다. 테슬라가 말한 가장 안전한 차를 주문했다고! 임신한 아내를 위해서 말이다. 그런데 아직도 기다리고 있다. 일론, 대체 무슨 일이야? 3월에 뽑아 준다며! 6월이 다 돼 가잖아. 내 차를 원해. 일론의 팬이지만, 이건 날 무시하는 처사 아니냐"고 외쳤다.

순간 옥타곤은 '소비자불만센터'가 됐다.

다리우시는 장난기를 섞어 웃으며 말했다. 힘껏 휘두른 훅이 아니라, 가볍게 던진 견제 잽 정도. 그러나 전 세계에 방송되는 UFC 넘버 대회에서 나온 말이니, 테슬라는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섰고, 결국 대표가 직접 움직였다.

머스크는 트위터로 다리우시에게 사과 메시지를 띄웠다. "(주문하신 차는) 곧 갈 것입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Coming soon. Sorry for the delay)!"

이젠 테슬라가 다리우시가 주문한 차를 언제 보내 줄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옥타곤 인터뷰를 활용한 전략가 다리우시의 작전이 제대로 먹혔다.

다리우시는 이날 퍼거슨을 잡을 때도 영리하게 움직였다. 한 번 잡은 그래플링 우위를 놓지 않았다. "늘 보너스를 챙기는 파이터가 될 순 없다. 그래플링에서 유리하다고 생각했다. 1라운드 막판 퍼거슨의 팔에 힘이 떨어지는 걸 느꼈고 굳이 타격전을 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다리우시는 UFC 라이트급 톱5 진입에 성공했다. 챔피언 찰스 올리베이라를 향해 간다. 타이틀 도전권을 받기 위해 2위 저스틴 개이치나 4위 마이클 챈들러 등과 다음 경기에서 붙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14일 UFC 258에서 마키 피톨로에게 아나콘다초크로 이긴 줄리안 마르케스(31, 미국)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평소 좋아한 영화배우 겸 가수인 마일리 사이러스에게 마음을 전했다.

"UFC에 돌아오기까지 31개월이 걸렸다. 이제야 마이크를 잡는다. 내가 빛날 시간이다. 마일리 사이러스, 내 밸런타인데이 연인이 돼 주세요"라고 외쳤다.

옥타곤 인터뷰는 아주 효과가 좋다. 사이러스는 곧 트위터로 "가슴 털을 면도한다면, 난 당신의 여자에요. 행복한 밸런타인데이 되세요"라고 답했다.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기자
제보> lkd@spotvnews.co.kr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