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기자] 코너 맥그리거(32, 아일랜드)는 지난 26일 오후 9시 48분(이하 한국 시간) 트위터에 사진 하나(아래)를 업로드했다.

수영장으로 보이는 장소에서 선글라스를 끼고 찍은 '셀카'였다.

그런데 착각을 했는지 11분 후인 오후 9시 59분, 같은 사진을 트위터에 또 올렸다. 배경이며 구도며 다를 게 없었다. 맥그리거의 실수였을까?

알고 보니 고도의 심리전이었다. 두 사진에서 분명한 차이점이 있었다. 선글라스 렌즈 안에 맥그리거가 더스틴 포이리에(32, 미국)를 KO시키는 장면이 합성돼 있었던 것. 포이리에를 자극하고 팬들의 관심을 끌어내는 장난이었다. 

맥그리거는 2014년 9월 포이리에를 1라운드 1분 46초 만에 쓰러뜨렸을 때처럼, 오는 7월 11일 UFC 264에서 포이리에를 다시 이길 것이라고 예고한다.

흥행의 귀재 맥그리거가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신사적이었던 지난 1월 2차전과 확실히 다르다. '악당' 맥그리거로 돌아와 3차전을 <리부트>하는 중이다.

맥그리거의 활약(?)이 반가운 데이나 화이트 대표. 그런데 그럴수록 고민이 커진다. 혹시라도 맥그리거가, 또는 포이리에가 훈련 중 다쳐서 빠지게 되면 어쩌나 걱정이다. UFC 264의 무게감이 크게 떨어져서다.

보험으로 '5분 대기조' 대체 선수라도 있으면 그나마 안심인데, 마땅한 후보가 없는 것이 더 답답하다.

화이트 대표는 28일 블리처리포트와 인터뷰에서 "대체 선수가 될 만한 파이터를 물색 중이다. 누구도 자원하지 않고 있다. '내가 하겠다'고 소리치며 내 사무실 문을 박차고 들어오는 사람이 없다"며 난감해했다.

UFC는 PPV 넘버 대회에 앞서 메인이벤트에 대체 출전 가능한 '5분 대기조'를 준비시킨다. 지난해 10월 하빕 누르마고메도프와 저스틴 개이치의 타이틀전 백업 요원으로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까지 날아가 155파운드로 감량한 마이클 챈들러가 대표적인 경우다.

UFC 264 대체 선수 후보 1순위는 랭킹 2위 저스틴 개이치(32, 미국)다. 포이리에와는 한 번 싸웠지만, 맥그리거와는 싸운 적이 없다. 늘 명승부를 만드는 저돌적인 스타일이라 명분·자격·흥행성을 갖췄다.

그러나 개이치는 지난 9일 UFC 262 라이트급 챔피언 결정전에 자신을 빼고 찰스 올리베이라와 마이클 챈들러를 붙인 것에 뿔이 나 있다.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하는 중. 당연히 UFC 264 백업 요원에도 미온적이다.

랭킹 3위 베닐 다리우시는 아내의 출산 준비에 한창이다. 랭킹 6위 토니 퍼거슨은 최근 2연패로 명분이 크게 떨어진다. 7위 하파엘 도스 안요스나 8위 댄 후커도 마찬가지.

화이트 대표는 '긴급 구인'에 나서고 있지만 대안이 마땅치 않다. 남은 기간은 이제 6주. 맥그리거와 포이리에가 다치지 않고 옥타곤에 오르길 기도하는 수밖에 없을 듯하다.

UFC 264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티모바일아레나(2만 석)에서 유료 관중을 들여 열린다. 지난해 3월 이스라엘 아데산야와 요엘 로메로가 붙은 UFC 248 이후, 티모바일아레나에서 펼쳐지는 첫 UFC 관중 이벤트다.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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