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빕 누르마고메도프는 8년 전인 24살 때부터 '박수 칠 때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기자] 하빕 누르마고메도프(32, 러시아)는 지난해 10월 저스틴 개이치를 이기고 은퇴를 선언했다. 정점에서 떠나겠다고 말해 왔지만 이렇게 갑작스러울지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12년 동안 쌓은 통산 전적은 29전 29승 무패. 무결점이었다.

이 은퇴는 즉흥적인 것이 절대 아니었다. 알고 보니 8년 전부터 설계돼 있었다. 하빕은 2013년 24세 때 이미 '박수 칠 때 떠날' 준비를 했다.

하빕이 2일 인스타그램에 올린 과거 인터뷰 영상에서, 앳된 얼굴의 당시 하빕은 "지금 24세다. 타이틀을 따내면 무패 전적으로 현역 생활을 마무리할 것 같다. 프로 파이터는 사실상 끝이라는 게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곧 "무패 챔피언의 자리에서 은퇴하겠다"고 다시 강조했다.

하빕과 앙숙 코너 맥그리거(32, 아일랜드)는 '신비한 맥그리거'라는 뜻의 <미스틱 맥(Mystic Mac)>이라고 불린다. 자신의 앞날을 귀신같이 잘 맞혀서다. 우리나라 말로 하면 '무당 맥그리거' 또는 '점쟁이 맥그리거' 정도 된다.

맥그리거는 UFC에서 자신의 승리 시점을 예견하고 실제로 그때 끝내 이 별명을 얻었다. 베이브 루스의 예고 홈런 같은 것이었다.

특히 2014년 9월 더스틴 포이리에를 예고대로 1라운드에 쓰러뜨린 후, 했던 말이 유명하다.

"내가 1라운드에 포이리에를 KO로 이길 것이라고 말하지 않았는가. 실제로 1라운드에 끝냈다. 여러분은 날 미스틱 맥이라고 불러도 좋다. 난 경기 결과들을 미리 볼 수 있다."

하지만 하빕은 스케일이 달랐다. 자신의 선수 생활을 마감 시점을 예측하고 최전성기에 떠난다는 계획을 실행에 옮겼다. <미스틱 하빕(Mystic Khabib)>이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다.

하빕은 새로운 미래를 그리고 있다. 다게스탄 후배들을 이끄는 지도자의 길로 들어섰다. 그의 다음 점괘는 '올해의 코치'가 되는 것이다.

아버지 압둘마나프 누르마고메도프가 하늘나라로 떠난 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코치의 길에 들어선 하빕은 UFC와 벨라토르를 오가며 세컨드로 활약하고 있다. 올해 <이글스 MMA> 후배들의 성적은 4전 4승이다.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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