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몬타나 델라 로사는 알몸이 된 후에 만세를 불렀다.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기자] 지난 5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UFC 에이펙스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189> 계체.

여성 플라이급 한계 체중(126파운드)을 딱 맞추지 못한 몬타나 델라 로사(26, 미국)는 '간이 탈의실' 안으로 쏙 들어가 스포츠브라와 팬티까지 다 벗고 체중계에 다시 올라갔다.

그때 옆에 서 있던 UFC 여성 직원이 당부의 한마디를 남겼다. "양팔 올리고 만세 부르세요."

델라 로사는 지시대로 만세를 불러 아무것도 건드리지 않고 있다는 걸 보여 줬다. 감독관은 "126파운드"라고 외쳐 계체 통과를 확인했다.

요즘 자주 볼 수 있는 UFC 계체 풍경이다. 큰 수건 하나로 알몸이 된 선수의 중요 부위(?)를 가리고 몸무게를 재던 건, 옛일이 됐다.

꼭 만세도 불러야 한다. 속임수를 쓰지 않는다는 걸 증명해야 한다.

다니엘 코미어(42, 미국) 덕분(?)이다. 코미어는 2017년 4월 UFC 210 계체에서 뉴욕주 체육위원회 감독관들을 모두 속이는, 일명 '타월 게이트'를 저질렀다.

1차 계체에서 206.2파운드를 기록한 코미어는 마음이 급해졌다. 1.2파운드(약 540g)를 더 빼야 하는데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잔머리를 썼다. 2분 24초 뒤, 체중계로 돌아와 수건 위에 양손을 슬쩍 얹혀 놓았다. 2차 계체에선 정확히 205파운드를 맞췄다. 마법 같은 일이었다.

팽팽하게 당긴 수건 위에 손을 살짝 올려 놓는 것만으로도 몸무게를 덜 나가게 할 수 있는데, 코미어가 그 속임수를 쓴 것. 뉴욕주 체육위원회 감독관들은 코미어의 연기에 제대로 속아넘어갔다.

이후 알몸으로 계체를 하는 파이터는 양팔을 하늘로 향하게 만세를 불러야 하는 의무가 생겼다.

미국 국가대표 레슬러→UFC 라이트헤비급·헤비급 챔피언→UFC 해설위원으로 경력을 쌓아 여러 파이터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는 코미어의 '흑역사'다.

▲ 다니엘 코미어는 2017년 4월 1차 계체와 다르게 2차 계체에서 수건 위에 양손을 걸쳐 놓았다. ⓒMMA 파이팅 영상 캡처

<UFC 파이트 나이트 189> 계체에서 만세를 부른 파이터는 몬타나 델라 로사뿐이었다. 14경기 28명의 파이터들은 순조롭게 계체를 통과하고 출전 준비를 마쳤다.

<UFC 파이트 나이트 189>는 6일 오전 8시 스포티비 온과 스포티비 나우에서 생중계한다. 메인 카드는 묵직한 매치업으로 짜여 있다. 헤비급이 2경기, 미들급 3경기, 웰터급 1경기로 구성됐다.

메인이벤트는 자이르지뉴 로젠스트루이크와 아우구스토 사카이의 헤비급 경기, 코메인이벤트는 월트 해리스와 마르친 티부라의 헤비급 경기다.

10승 무패로 주목받는 웰터급 신성 미겔 바에자가 7연승 하다가 지난 1월 리징량에게 잡힌 산티아고 폰지니비오와 대결한다.

■ UFC 파이트 나이트 189 메인 카드

[헤비급] 자이르지뉴 로젠스트루이크 vs 아우구스토 사카이
[헤비급] 월트 해리스 vs 마르친 티부라
[미들급] 로만 돌리제 vs 라우레아노 스타로폴리
[웰터급] 산티아고 폰지니비오 vs 미겔 바에자
[미들급] 두스코 토도로비치 vs 그레고리 로드리게스
[미들급] 톰 브리즈 vs 안토니오 아호요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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