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울로 코스타는 부상도 없는데 오는 8월 22일 출전을 취소했다.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기자] 파울로 코스타(30, 브라질)가 또 빠졌다. 지난 4월 로버트 휘태커와 경기를 앞두고 부상으로 출전을 취소한 데 이어, 오는 8월 22일(이하 한국 시간) UFC 온 ESPN 26 메인이벤트로 예정된 재러드 캐노니어(37, 미국)와 경기에 나서지 않기로 했다.

지난 4월 코스타 대체 선수로 휘태커와 싸운 켈빈 가스텔럼(29, 미국)이 이번에도 불을 끄러 나선다. 코스타 전담 백업 파이터가 된 듯.

코스타는 다치지 않았다. 병이 난 것도 아니다.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도 아니고, 집에 우환이 있는 것도 아니다.

모두가 의아해한 출전 취소 이유를 지난 5일 직접 밝혔다. 트위터에 쓴 짧은 글에서 씩씩거리는 콧바람이 느껴질 정도로 격앙돼 있었다.

코스타는 "UFC는 메인이벤트에서 싸우는 파이터에게 맞는 파이트머니를 지불해야 한다. <유튜버들>이 이 바닥의 문제점을 보여 주고 있다"고 했다.

이어 "확실히 하자. 난 이번 경기 출전 계약서에 사인하지 않았다. UFC는 선수가 사인하지 않은 이 경기를 왜 공식 발표한 것인가?"라고 따졌다. "35만 달러(약 3억 7500만 원)도 못 받는다. 장난하자는 건가?"라고 구체적인 금액을 공개하기도 했다.

코스타가 말하는 <유튜버들>은 로건 폴(26)과 제이크 폴(24, 이상 미국) 형제다.

로건 폴은 지난 7일 플로이드 메이웨더와 복싱 시범 경기를 펼치고 △기본 대전료 25만 달러(약 2억 8000만 원) △페이퍼뷰 수입의 10%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건 폴 자신은 "결국 2000만 달러(약 223억 원)를 벌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는 8월 29일 전 UFC 웰터급 챔피언 타이론 우들리(39, 미국)와 복싱 경기를 갖는 동생 제이크 폴은 직접적으로 UFC 파이트머니 체계를 비판했다.

"프로 파이터들이 이쪽으로 움직인다. 그건 지금 UFC 보상이 약하다는 의미다. UFC 대전료 체계는 불공평하다. 파이터들은 돈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UFC는 회사가 가져가는 수입 대비 선수 배분 비율이 가장 낮은 단체다. 프란시스 은가누와 존 존스의 경기는 성사돼야 한다. 데이나 화이트 대표는 그들에게 1000만 달러를 줘야 한다. 그가 중간에서 돈을 가로챈다. 콘텐츠를 만드는 건 선수들 아닌가. 선수들은 생명을 걸고 싸우러 나가는 사람들이다"고 말했다.

▲ 프로 파이터들을 들끓게 하고 있는 유튜버 형제 로건 폴(오른쪽)과 제이크 폴.

이 발언은 우들리가 UFC 챔피언일 때 받은 파이트머니(50만 달러)보다 제이크 폴과 복싱 경기에서 받는 파이트머니(100만~1000만 달러)가 클 것이라고 알려지면서 더 큰 반향을 일으켰다.

'예스맨'에 가까운 UFC 헤비급 챔피언 은가누가 "우리가 뭘 잘못하고 있는 걸까?"라고 트위터에 썼을 정도.

코스타가 출전을 취소한 것 역시 <유튜버들>의 영향이다. 코스타는 이참에 페이퍼뷰(PPV) 러닝개런티를 받을 수 없는 'UFC 온 ESPN'이나 'UFC 파이트 나이트' 메인이벤터들의 보상 체계를 문제 삼았다.

몇몇 파이터들은 5라운드를 뛰어야 하는 'UFC 온 ESPN'이나 'UFC 파이트 나이트' 메인이벤트 대전료가 3라운드 경기와 다르지 않아 불만을 갖고 있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화이트 대표가 나섰다. <유튜버들>이 지닌 인지도를 쌓기 위해 파이터들은 얼마나 노력해 왔는지 물었다.

8일 TSN과 인터뷰에서 "코스타, 넌 UFC 계약 선수다. 우린 매주 경기가 있다. 바쁘게 살고 싶으면 경기를 자주 가지면 된다. 계약을 깨고 싶으면 원하는 대로 해라"고 일갈했다. 이어 "코스타 넌 큰돈을 요구할 위치가 아니다. 지난 경기에서 어떻게 싸웠는가?"라더니 "13살 때부터 유튜브 채널을 만들고 인지도를 키우지 그랬나? 그랬으면 로건 폴이 아니라 네가 메이웨더와 싸웠을 것이다. 그런데 넌 그러지 않았다"고 반격했다.

화이트 대표는 존 존스를 몰아붙일 때와 비슷한 콤비네이션으로 코스타를 두들겼다. "넌 유튜버가 아니고 파이터다. 네가 생계를 위해 선택한 직업이 파이터다. 싫으면 이 삶을 그만 둬라. 너의 결정에 달려 있다"고 했다.

화이트 대표는 <유튜버들>의 서커스 매치에 돈을 쓰는 시청자들에게도 문제가 있다고 퍼부었다. "킴 카다시안이 아만다 누네스와 싸우길 원한다고 상상해 봐라. 큰 이벤트가 될 것 같지 않나?"라더니 "이런 경기에 당신이 50달러를 지불한다면, <유튜버들>은 그 돈을 가져갈 자격이 충분한 거다. 당신이 그만큼 멍청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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