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승우는 UFC 경기 닷새를 앞두고 미국 라스베이거스로 향했다. 왼쪽은 조병옥 코치, 오른쪽은 최신호 코치.

[스포티비뉴스=인천국제공항, 이교덕 격투기 전문기자] UFC 페더급 파이터 최승우(28)가 달라졌다.

15일 오후 1시 50분 미국 라스베이거스로 향하기 위해 인천국제공항을 찾은 최승우는 취재진에게 "변화를 줘 봤다"며 웃었다.

최승우는 오는 20일 <UFC 온 ESPN 25> 줄리엔 에로사와 경기를 앞두고, 한결 같던 모범생 이미지를 벗었다.

피부를 구릿빛으로 태웠고 머리를 금색으로 염색했다. 공항으로 배웅 온 한 동료는 최승우를 보고 "트랭크스(만화 드래곤볼 캐릭터) 같다"고 했다.

'금발' 최승우는 11년 동안 기회를 기다리다가 지난달 16일 UFC 262에서 라이트급 챔피언에 오른 찰스 올리베이라의 영향을 받았다고 했다. 올리베이라는 최근 금발로 염색하고 연승을 달리는 중.

"포기하지 않고 챔피언까지 오른 올리베이라가 너무 멋있더라"는 최승우는 "경기력은 당연히 기본이 돼야 하는데, 여기에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기 위한 이미지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처음으로 탈색을 해 봤다"고 말했다.

최승우는 2019년 7승 1패 전적으로 UFC와 계약했다. 출발은 좋지 못했다. 모브사르 에블로예프와 개빈 터커의 레슬링에 밀려 2연패 했다.

위기의 순간에 악바리 오기가 빛을 발했다. 2019년 12월 부산 대회에서 수만 모크타리안을 판정으로 잡아 감을 잡았다. 지난해 2월 향상된 공격 레슬링을 앞세워 유세프 잘랄에게 판정승한 뒤 UFC와 4경기 재계약했다.

이번 상대 에로사는 3연패 후 3연승으로 최승우보다 더 극적인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는 파이터. 25승 8패로 경험이 많은 까다로운 상대다.

▲ 최승우는 늘 정직한 헤어 스타일을 고수했다. 그러나 이제 흑발 최승우는 없다.

남자의 변신은 무죄라고 했던가. 3연승을 노리는 '금발' 최승우는 마냥 겸손한 말만 하지 않았다. 과거와 달리 자신감을 내비치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에로사가 원하는 영역을 피하는 게 아니라 그 영역에서 들어가 싸우려고 한다. 체력과 기술은 형들(조병옥 코치·최신호 코치)과 완벽하게 준비했다. 감량만 잘 마무리한다면 멋진 KO승도 가능하다"고 했다.

"보너스를 노리는가?" 질문하자, "멋진 KO승을 거두면 보너스는 따라오지 않을까?" 답했다.

최승우는 최근 "기가 치카제와 붙어 보고 싶다"고 말하는 등 의사 표현에 적극적이다. 그러나 아직 영어는 자신이 없다.

"잘랄을 이기고 인터뷰에서 '땡큐'라고 한 거 인상적이었다. 이번엔 조금 더 길게 영어를 해 보는 것 어떻냐?"고 하자, "영상을 다시 보는데 굉장히 민망하더라. 영어는 안 하려고 한다"며 배시시 웃었다. '흑발' 최승우도 공존한다.

최승우는 팬들에게 전하는 마지막 메시지를 요청하자 다시 트랭크스가 됐다. "3연승을 거두겠다. 꼭 이겨서 (정)찬성이 형에게도 좋은 기운을 전달하겠다. 경기를 지켜봐 달라"고 말한 뒤 출국장으로 들어갔다.

'금발' 최승우, 옥타곤 위에서 나쁜 남자가 될 준비를 끝냈다.

최승우가 출전하는 <UFC 온 ESPN 25>는 오는 20일 일요일 아침부터 스포티비 온과 스포티비 나우에서 생중계된다. 메인이벤트에서 정찬성이 댄 이게와 맞붙는다.

스포티비뉴스=인천국제공항, 이교덕 격투기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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