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기자·나용균 영상기자] 코너 맥그리거(32, 아일랜드)는 체중계 위에서 괴성을 질렀다. 페이스오프에선 금방이라도 더스틴 포이리에(32, 미국)에게 튀어나갈 듯 자세를 잡았다.

10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티모바일아레나에서 열린 UFC 264 공개 계체. 우리가 기대하던 '그' 맥그리거가 돌아왔다.

맥그리거는 지난 1월 UFC 257이 펼쳐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 아들과 딸을 데리고 왔다. 자신의 일터에서 두 아이들에게 자랑스러운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 주고 싶었던 모양.

세상 그런 신사가 없었다. 트래시 토크의 '트'도 꺼내지 않았다. 계체 때는 상대 포이리에와 어깨동무했다. 2라운드 TKO패 하고도 핑계 대지 않았다.

6개월이 흐르고, 맥그리거는 포이리에와 3차전에서 '인자한 아버지 가면'을 벗기로 했다. 그래서 이번엔 아이들을 아일랜드에 두고 왔다.

작정을 했다. 계체 후 포이리에를 향해 "16시간 안에 저 놈은 한 사람의 친절을 무시하고 그걸 약점으로 삼으면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걸 깨달을 것이다. 내일 포이리에의 인생을 대가로 치르게 할 것이다. 넌 옥타곤에서 죽은 목숨이다"고 경고했다.

맥그리거에게 눈에 띄는 변화는 또 있었다. 기자회견과 계체 페이스오프 때 취한 파이팅 포즈였다. 보통 왼손잡이들은 오른손을 앞에 둔다. '사우스포 스탠스'라고 부르는 자세다. 맥그리거는 이번에 오른손을 뒤에 둔 '오소독스 스탠스'로 포이리에와 마주 섰다.

맥그리거가 계체 때 오소독스 스탠스로 선 게 처음은 아니다. 하빕 누르마고메도프와 만난 UFC 229 계체에서도, 조제 알도와 맞선 UFC 194 계체에서도 왼손을 앞에 뒀다.

그런데 유독 이번 스탠스에 많은 팬들이 관심을 기울인다. 네이트 디아즈와 재대결에서 로킥과 포인트 싸움이라는 히든 카드를 들고 나온 바 있는 맥그리거에게 이번에도 무슨 꿍꿍이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맥그리거는 지난 4일 라스베이거스 거리에서 여러 팬들을 만난 자리에서 오소독스 스탠스로 섀도우 복싱을 했다. 이것이 힌트인지, 페이크인지 의견이 분분하다.

맥그리거는 2차전에서 카프킥에 애를 먹었다. 카프킥은 같은 스탠스에서 위력을 발휘한다. 맥그리거가 오소독스 스탠스를 활용한다면 포이리에의 카프킥을 방어하는 데 유용하다.

맥그리거가 오소독스로 싸울 것이라는 예상은 포이리에 2차전에서도 있었다. 코치 존 카바나가 아리엘 헬와니와 영상통화 인터뷰에서 맥그리거가 오소독스로 훈련했다는 내용을 편집해 달라고 요구한 것이 그대로 나간 뒤였다.

배수진을 치고 나온 맥그리거가 갖고 온 비장의 무기는 무엇일까? 훈련 내용을 극비로 하고 3차전을 준비한 맥그리거가 무엇을 갖고 나왔느냐에 따라 경기 흐름은 크게 바뀐다.

UFC 264는 오는 11일 아침 7시부터 <스포티비 온>과 <스포티비 나우>에서 전파를 탄다. 언더 카드 8경기와 메인 카드 5경기로 구성돼 있다. 코메인이벤트는 길버트 번즈와 스티븐 톰슨의 웰터급 경기다.

■ UFC 264 계체 결과

-메인카드

[라이트급] 더스틴 포이리에(156) vs 코너 맥그리거(156)
※하파엘 도스 안요스(156) 메인이벤트 대체 파이터
[웰터급] 길버트 번즈(170.5) vs 스티븐 톰슨(170.5)
[헤비급] 타이 투이바사(263) vs 그렉 하디(264.5)
[여성 밴텀급] 이레네 알다나(139.5)* vs 야나 쿠니츠카야(134.5)
[밴텀급] 션 오말리(135.5) vs 크리스 모우티뇨(135)

-언더카드

[웰터급] 카를로스 콘딧(171) vs 맥스 그리핀(170.5)
[웰터급] 니코 프라이스(169.5) vs 미첼 페레이라(170.5)
[페더급] 라이언 홀(145) vs 일리아 토푸리아(145.5)
[미들급] 트레빈 자일스(185.5) vs 드리쿠스 두 플레시스(185.5)
[여성 플라이급] 제니퍼 마이아(125.5) vs 제시카 아이(125.5)
[미들급] 오마리 아흐메도프(185.5) vs 브래드 타바레스(184.5)
[플라이급] 잘가스 주마굴로프(125.5) vs 제롬 리베라(125.5)
[미들급] 알렌 아메도프스키(186) vs 후야종(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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