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살 아들과 함께 사진을 찍은 마리온 레노.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기자] UFC 여성 밴텀급 파이터 마리온 레노(44, 미국)는 원래 육상 선수였다. 대학교 졸업 후 올림픽 출전을 꿈꿨다.

그런데 아이가 생기면서 삶이 바뀌었다. 국가대표 꿈을 접고 당장 생계를 걱정해야 했다. 고등학교 체육 선생님이 됐다. 그리고 아들 대학교 등록금을 모은다 생각하고 부업을 시작했다. 그게 종합격투기(MMA)였다.

2010년, 비교적 늦은 나이인 만 33세에 프로로 데뷔한 레노는 2014년까지 4승 1패 전적을 쌓았다.

2015년 UFC에 입성했다. 나이가 너무 많다는 이유로 눈에 띄지 못했지만 실력으로 밀어붙여 살아남았다. 2015년 UFC 두 번째 출전인 브라질 원정 경기에서 제시카 안드라지를 서브미션으로 잡았다.

레노는 "브라질 팬들이 야유하고 있었다. 내가 안드라지를 트라이앵글초크로 이기니까 쥐 죽은 듯 조용해지더라. 영원히 잊지 못한 순간이었다. 브라질 관중을 그렇게 만들 수 있을지 상상하지 못했다"고 돌아봤다.

흐르는 세월을 막을 순 없다. 레노는 마흔을 넘긴 2018년 7월부터 4연패에 빠져 있다. 캣 진가노·야나 쿠니츠카야·라켈 페닝턴·메이시 치아슨에게 판정패했다.

11년 동안 아들 대학교 등록금을 차곡차곡 모았다. 어느덧 총 전적 9승 1무 7패 전적을 기록했다. 그리고 그 사이 '삶의 이유'인 아들은 벌써 열아홉 살이 됐다.

이제 레노는 선수 생활 마지막 경기를 준비한다. 18일 오전 11시부터 스포티비 나우와 스포티비 온에서 생중계되는 UFC 온 ESPN 26에서 미샤 테이트와 싸우고 글러브를 벗기로 했다.

▲ 마리온 레노는 마지막 경기에서 전 챔피언 미샤 테이트와 만난다.

은퇴전에 특별하고 소중한 사람과 함께한다. 아들과 UFC 에이펙스 옥타곤으로 향한다. 아들은 코너에서 세컨드 역할을 맡는다.

레노는 이 순간이 소중하다. "아들이 엄마가 하는 일에 대해 다 안다. 처음 이 운동을 시작할 때 아들은 네 살이었다. 체육관 한쪽 구석에 자기만의 작은 세상을 만들고 레고와 동물 인형을 갖고 놀았는데…. 엄마가 파이터라는 걸 아들은 안다. 열아홉이 된 아들은 엄마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4연패 사슬을 끊어야 하는 레노가 은퇴전에서 아들에게 보여 주고 싶은 건 무엇일까? "패배에서 많은 걸 배웠다"는 레노는 "나쁜 위치에 몰렸어도 이길 수 있다. 경기 내내 밀리고 있더라도 뒤집을 기회가 있고 승리를 차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프로 파이터의 세계를 떠나야 한다니 시원섭섭하다. 물론 몸무게 신경을 안 써도 되는 건 행복하다. "오랫동안 몸무게에 집착했다. 체중계는 버려도 된다. 먹고 싶을 때 도넛을 먹을 수 있다"며 방긋 웃었다.

UFC 온 ESPN 26 메인이벤트는 하빕 누르마고메도프의 후계자 이슬람 마카체프와 대이변을 꿈꾸는 티아고 모이세스의 라이트급 경기다. 레노가 테이트를 상대로 싸우는 경기가 코메인이벤트다. 제레미 스티븐스와 마테우스 감로트의 라이트급 대결도 예정돼 있다.

이 대회 메인카드 5경기는 오는 18일 오전 11시부터 스포티비 나우와 스포티비 온에서 생중계된다.

■ UFC 온 ESPN 26 메인카드 경기

[라이트급] 이슬람 마카체프 vs 티아고 모이세스
[여성 밴텀급] 마리온 레노 vs 미샤 테이트
[라이트급] 제레미 스티븐스 vs 마테우스 감로트
[미들급] 호돌포 비에이라 vs 더스틴 스톨즈푸스
[페더급] 가브리엘 베니테스 vs 빌리 콰란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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