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도쿄, 정형근 기자] "2차 시기에서 실수가 나왔지만 아쉽진 않다. 만족스럽다. 이제 아빠를 이기겠다."

'미소 천사' 여서정이 첫 올림픽에서 웃었다. 한국 여자 기계체조 첫 올림픽 메달, 25년에 걸친 '부녀 올림픽 메달' 모두 해냈다.  

여서정(수원시청)은 1일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20년 도쿄 올림픽' 기계체조 여자 도마 결선에 출전했다. 1차 시기 15.333점을 올린 뒤 2차 시기에서 14.133점을 기록했고 평균 14.733점으로 3위를 차지했다. 

동메달이 확정되는 순간 여서정은 눈물을 왈칵 쏟았다.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여서정은 "엄청 울었다. 너무 벅차오르는 감정이었다. 그동안 열심히 준비했는데 보상받는 기분이라 너무 기쁘다. 2차 시기를 뛰고 난 이후에는 아차 싶었다. 1차 시기가 너무 잘돼서 흥분됐고, 잘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실수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래도 아쉽진 않다. 만족스럽다. 감독님은 성공한 것만으로 만족하자고 했는데…그래도 메달은 따고 싶었다. 올림픽 대회 동안 아빠랑 메시지를 정말 많이 주고받았다. 여기 와서 자신감이 없었다. 아빠가 자신감을 갖고 하라고 말씀해주셨다"고 밝혔다. 

여서정은 '부녀 올림픽 메달'과 한국 여자 기계체조 사상 첫 메달을 따냈다. 여서정의 아버지 여홍철은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도마 은메달리스트다. 아버지 여홍철처럼 여서정도 자신의 이름을 딴 고유 기술을 보유했을 만큼 세계 체조계에서 손꼽힌다.

아버지에 대한 질문에 여서정은 "솔직히 아빠로 인해 보는 시선들도 많았는데 더 열심히 준비해서 아빠를 이겨보고 싶다. 아마 아빠가 먼저 (체조를) 하셨으니 아빠의 그늘에 가려져 있지 않았을까. 그래서 아빠가 여홍철 딸이 아닌 여서정 아버지라 불리고 싶다고 말한 것 같다. 이제 아빠를 이겨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제 여서정은 3년 뒤 열리는 2024 파리올림픽 준비에 나선다. 여서정은 "관중이 없어서 그래도 덜 긴장하지 않았나 싶다. 3년 후에 (떨릴지는) 그때가 되어 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그동안 착지 훈련을 정말 많이 했다. 앞으로 더 열심히 준비하겠다"는 각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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